[보도자료] 경북 문경 희양산에서 국내 최대규모 고란초군락지 발견

2001.10.11 | 백두대간

   새롭게 확인된 백두대간의 생태보고 희양산.
   녹색연합과 조계종이 함께 20년 이상 출입이 통제된
 희양산 생태조사.
   조사결과 국내최대 고란초군락지를 비롯, 야생동·식물의 보고가 확인됨
.

    녹색연합은 지난 5월부터 10월 초순까지 약 5개월 동안 백두대간 희양산 일대의 자연생태계를 조사했다. 조계종과 공동으로 추진한 이 조사결과 중부의 백두대간에서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태보고가 확인되었다. 희양산은 백두대간의 명산으로 경북 문경시와  충북 괴산군에 걸쳐 있다. 속리산과 월악산을 연결하는 생태축의 정점에 해당하는 곳이다.  약 400만평에 해당하는 산림지역이 사찰림으로 지금까지 조계종에서 특별 관리하여 왔다. 지금까지 20년 이상 인간의 인위적인 일체의 접근이 차단된 채 보호되어 왔다.

     조사결과  희양산이 환경부 법정 보호대상종인 고란초의 국내 최대 군락지임이 확인되었다. 고사리과에 해당하는 고란초는 상록성 식물로 중부 이남의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그늘진 바위틈에 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지금까지 남쪽지방에서 주로 서식지가 확인되었다.  이번 희양산의 고란초 군락지에는 최소 2만개체 이상의 대규모 군락으로 앞으로 정밀조사를 통해 훨씬 더 많은 개체수가 확인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희양산은 북한산 인수봉이나 도봉산 선인봉과 견줄만한 대규모 암봉과 암릉으로 이루어진 산이다. 그래서 더 많은 바위지대를 정밀 조사할 경우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고란초군락보다 더 규모가 큰 군락이 확인될 가능성도  높다. 지금까지 고란초는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거제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5∼6개소 정도 확인되었으나 이번처럼 백두대간에서 대량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고란초 군락으로는 국내 최대의 서식지로 추정된다.
 
    희양산 일대에는 고란초군락 이외에도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천마와 솔나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중부지역에서는 극히 드문 대규모의 소나무군락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특산종인 꼬리진달래도 대규모 서식지를 형성하고 있다. 환경부법정 보호식물 들을 비롯하여 많은 희귀식물을 포함하여 약 600여종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희귀한 바위가 연봉을 이루는 자연경관과 더불어 용추계곡 등에는 다양한 희귀식물 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밀도가 높고 희귀종이 많아 보전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유동물의 경우 천연기념물인 수달, 산양, 하늘다람쥐 등이 있으며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삵, 담비가 서식하고 있다. 양서파충류도 포유류 이상으로 양호하다. 희양산은 20년 이상 인간의 간섭이 없이 이어져와 일체의 남획과 포획이 없었다. 그래서 뱀과 개구리는 지리산과 설악산 등 대표적인 국립공원 이상으로 개체수가 많다. 환경부 법정보호종인 구렁이와 까치살모사 등을 비롯하여 한국특산종인 도룡뇽 등이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파충류와 양서류의 개체수는 단위면적을 추정할 때는 전국 제일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밖에도 조류로는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다구리, 원앙새, 올빼미, 소쩍새 등 다수가 확인되었다.
 
    희양산 지금까지 조계종의 보전과 관리로 온갖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자연생태계의 낙원으로 지켜져 왔다. 그러나 최근 괴산군청에서 희양산 정상부와 주능선을 중심으로 등산로를 조성하며 관광지화 했다. 이로 인해 휴가철과 단풍철은 물론이고 한겨울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폭주하여 고란초 군락지를 비롯한 보전가치가 높은 법정보호식물들과 희귀한 동물들의 서식지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일요일에는 7∼8대 이상의 관광버스가 희양산으로 밀려들고 있어 주능선의 등산로는 대도시 약수터길 이상의 넓은 등산로가 나고 있다. 괴산군청은 군청 홈페이지와 관광안내전단 등에 희양산 일대의 등산정보를 자세히 소개하는 것은 물론 희양산 들머리 마을인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은티마을 근처에 등산안내판을 설치하여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백두대간의 생태보고를 훼손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괴산군청의 관광지화로 고란초의 위협은 물론이고 이미 한국특산종인 꼬리진달래는 상당히 훼손되었다. 한국특산종이란 전세계에서 한국에만 서식한다는 말이다. 꼬리진달래는 충북과 경북의 접경인 백두대간 주능선을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 희양산처럼 주능선을 등산로 이용할 경우 꼬리진달래의 서식처는 얼마 안가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생물학적으로나 자연사적으로 희양산을 중심으로 주변의 백두대간에서 꼬리진달래가 사라질 경우 이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멸종하는 것을 뜻한다.

    대책이 시급하지만 이를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충북도청은 나몰라라 하고 있다. 실제로 희양산은 백두대간으로 정상을 중심으로 서쪽은 충청도 괴산군이고  동쪽은 경북 문경시 땅이다. 괴산군청에서 관광지화한 충청도쪽은 대부분의 산림이 충북도청 소유의 도유림으로 되어 있다. 충북도청의 협조와 묵인 없이는 이렇게 마구잡이 관광지화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자연생태계를 조사하고 관리해야할 환경부의 책임도 크다.  환경부의 법정보호동식물이 10여종 이상이나 서식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충추지역을 아무런 보전대책 없이 방치해온 것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3년 전부터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대책을 세운다고 했으나 희양산처럼 백두대간의 탁월한 자연생태계 보고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백두대간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기본정보조차 모르면서 보전대책을 세워봐야 이는 탁상행정이고 모래위에 지은 집에 다름아닌 대책이다. 환경부는 지금이라도 희양산 일대에 대한 정밀한 자연생태계 조사를 실시하여 이 지역을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야 하며 백두대간보전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녹색연합의 주장
    괴산군은 희양산의 관광지화를 중단하라
    충청북도는 희양산의 보전을 위한 대책에 나서라
    환경부는 실질적인 백두대간보전대책을 마련하라
    환경부는 희양산에 대한 정밀한 생태조사를 실시하라.
    정부는 희양산을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하라

2001년 10월 11일

녹 색 연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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