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생태계파괴를 예고하는 동계올림픽을 반대한다

2001.11.15 | 백두대간

                            11월 16일 대한올림픽위원회 총회의
                   2010년 동계올림픽 국내 후보지 결정에 즈음하여
                                    환경단체의 긴급성명

  11월 16일 대한올림픽총회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하여 국내 개최지를 결정한다. 현재 전라북도와 강원도가 대회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라북도는 덕유산국립공원 무주리조트를 주 경기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강원도는 백두대간 발왕산 일대와 동강 상류 가리왕산을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다. 두 곳 모두 국내에서 가장 손꼽히는 생태계의 보고지역이다.  
 
  정부는 지난 99년 문화관광부에서 당시 신낙균장관의 발의로 국무회의에서 추진 방침을 결정했다. 이번 16일 대한올림픽위원회에서 국내개최지가 결정되며 이를 바탕으로 2003년 IOC 총회에서 신청을 하여 유치를 할 계획이다. 
 
  녹색연합은 국토와 자연을 사랑하는 대다수의 국민들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동계올림픽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 2010년 동계올림픽은 경기장 조성을 위해 대규모의 자연생태계와 산림을 파괴하는 계획이다.

  전라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무주리조트는 덕유산국립공원의 핵심지역이며 지금까지 개발한 스키장과 골프장도 부족하여 향적봉(1614m)정상까지 완전히 파헤치게 된다. 덕유산에는 지구상에서 남한의 3곳에만 서식하는 구상나무의 대단위군락이 서식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위해 상당한 면적을 훼손하고 그나마 남은 것이 지금의 향적봉 정상부 일대다.

  강원도의 후보지도 전라북도 못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미 운영중인 용평리조트 일대는 스키장과 골프장을 비롯한 오염원으로 인해 한강 최상류에는 도암호가 이미 4급수로 전락한지 오래다. 여기에다 활강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가리왕산은 동강의 상류지역이자, 국내 제일의 천연림 지역 중 하나다.


  이렇듯 빼어난 자연생태계를 지니고 있는 보전지역을 올림픽이라는 미명하에 파헤치겠다는 지자체의 계획도 문제지만 이를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관광부와 묵인, 방조하는 환경부가 더 문제다. 문화관광부는 국내에서 동계올림픽을 추진해야 하는 당위성과 사회적 합의에 대해서 어떠한 절차를 거쳤는지 밝혀야 한다. 나아가 환경부는 이런 계획이 3년 이상 정부 내에서 추진되도록 무엇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

  덕유산국립공원과 동강상류에서 대규모 스키장과 골프장이 들어선다면 도대체 우리 국토와 자연은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보전될 수 있는지 환경부는 밝혀야 할 것이다. 몰랐다는 변명으로는 곤란하다. 문화관광부와 본래 개념 없는 관광사업으로 난개발을 일으키는 주범 중의 하나인 부처이지만 이를 저지하고 막아야 할 환경부조차 언론과 시민단체보다 더 깜깜 무소식이었다.   

  우리는 지난 90년대 가장 큰 환경분쟁 중의 하나였던 무주와 용평의 스키장 건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의 법규로 개발이 될 수 없어 정치권과 기업이 결탁하여 ‘국제경기대회지원특별법’을 만들어 사업을 강행했다. 하지만 사업의 결과는 참담함 그 자체였다. 덕유산 국립공원과 발왕산 천연보호림이라는 천혜의 생태보고가 무참히 잘려나가고 무너져내리는 훼손과 파괴 위에 쌍방울과 쌍용이라는 개발회사의 부도와 파산이라는 결과만을 낳았다. 이렇듯 뼈아프고 엄혹한 교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경기대회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녹색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과 시민사회는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동계올림픽 계획을 강력히 반대한다. 만약 국내 결정을 마치고 일방적으로 2003년 IOC 총회에 유치전을 펼칠 경우 국내의 환경단체들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환경단체들과 연대하여 국제적인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국제경기대회로 인한 생태계파괴를 한번 실수로 족하다. 값진 교훈으로 이해하며 자연보전을 위한 시금석으로 삼고자 한다. 하지만 두 번 실수를 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 동계올림픽은 추진은 이 땅의 국립공원과 천연림을 두 번 죽이는 일로 규정하고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여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다.

                                   녹색연합의 주장

       1. 정부는 대규모 자연환경 훼손이 예고되는 동계올림픽 추진을 취소하라.
       2. 환경부는 동계올림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대책을 마련하라.  
       3. 전라북도와 강원도는 무모한 동계올림픽 추진을 중단하라.

2001년 11월 15일

녹 색 연 합

문의 : 자연생태국장 서재철 (747-8500, 019-478-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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