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순환수렵제에 대한 녹색연합의 입장

2002.02.26 | 백두대간

멸종위기종 다죽이는 순환수렵제를 즉각 중단하라
 
녹색연합은 이번 겨울 경상남북도의 순화수렵제를 모니터한 결과,
주요 멸종위기종, 보호종, 천연기념물 등이 서식하고 있는 지역의 대부분이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된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이에 그 구체적인 실태를 공개하고 환경부의 각성을 촉구한다.

◆ 멸종위기동물 다 죽이는 순환수렵제 실태보고

        해마다 늦은 가을부터 초봄까지 전국을 돌아가면서 야생동물의 사냥을 허가하는 순환수렵장제도라는 것이 있다. 겨울철이 되면 1개의 광역 도마다 돌아가면서 합법적으로 수렵을 허용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실시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그 실상을 확인했다. 녹색연합에서 2001년 11월부터 이번 2월 20일까지 경상남·북도에서 지정하여 실시한 순환수렵장을 조사하였다.  이 결과 멸종위기에 처해 있거나 법적인 보호를 요구하는 동물들의 주요 서식지까지 마구잡이로 합법적인 사냥가능지역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보전을 외치는 백두대간을 비롯하여 낙동정맥, 법적인 보호지역인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등 꼭 지켜야할 야생동물의 보고가 대부분 사냥가능지역으로 되어 있다.

       특히 남한 제일의 야생동물 서식지역으로 꼽히는 경북 봉화-울진-안동-영양-청송-영덕 일대는 주왕산국립공원과 일부의 도심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사냥 가능지역으로 되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순환수렵제도를 환경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의 자연생태계와 야생동물을 관리하는 환경부가 동물 중에서도 가장 보전가치가 높고 긴급한 보호를 요하는 멸종위기동물들의 서식지를 사냥꾼들의 총구에 그대로 내 준 것이다. 직접적인 사냥의 위험에 처하게 된 동물들은 사향노루, 산양, 하늘다람쥐, 수달, 담비, 삵 등 환경부가 스스로 법적인 보호를 지정한 종들과 문화재관리법에 의해 보호되는 천연기념물 들이다. 
 
       이와 함께 환경부가 야생동물을 관리하면서 200백억원 이상의 예산에 5년 이상의 기간을 들여서 조사했던 자료도 참고하지 않았다. 환경부는 자연환경보전법에 의거하여 10년에 한번 전국의 자연생태를 조사하고 있는 자연환경 기초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조사에 포유동물분야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조사결과를 순환수렵장으로 지정한 지역과 대비해보면 웬만한 법적 보호동물의 서식지는 예외없이 사냥터로 지정해 준 것이다.  울진군 서면과 영양군 수비면에 걸쳐있는 왕피천을 비롯하여 경남북에 걸쳐 약 50개면이 넘는 지역에서 허가하지 말았어야 할 곳을 수렵장으로 내 주었다. 왕피천은 지난 12월 환경부 기자실에서 발표된 종합적인 생태조사 보고서를 통하여 동강을 능가하는 야생동물의 천국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곳이다. 당시 중앙과 지역의 일간지에 대부분 언급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무시하고 왕피천 전체를 사냥터로 허가 해 주었다.
 
        환경부가 수억의 용역비까지 들여서 보전하겠다고 나선 백두대간도 실상을 보면 대부분 사냥터로 내주었다. 국립공원을 제외하면 경남북을 지나는 백두대간의 주요 생태축을 모조리 사냥터로 풀어 준 것이다. 소백산과 태백산의 허리인 구룡산, 선달산을 비롯하여 약 14개소의 산지를 사냥터로 내어준 것이다. 백두대간과 함께 경상도 지역 산림생태계의 중추이자 뼈대인 낙동정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웬만한 국립공원 빰치는 밀도와 개체수, 종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통고산과 일월산을 포함하여 8개소의 산을 사냥터로 지정했다.  산림청이 산림법상에 가장 강력한 보호개념으로 관리하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지역도 사냥터로 풀어주었다. 안동임하보호림을 비롯하여 경남·북도에 걸쳐 있는 15개소나 된다.

        야생동물을 비롯하여 국가차원의 산림유전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지역을 사냥터로 인정해준 나라는 OECD국가는 물론이고 아프리카국가들에서도 없는 일이다. 오히려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는 비록 우리보다 먹고 사는 것은 힘들어도 멸종위기 동물들이 서식하는 지역을 사냥터로 허가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호동물서식지에서 사냥을 하는 경우 사법당국에서 총기를 사용하면서까지 사냥을 단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순환수렵장제도는 지난 83년부터 시행되었다. 본래 야생동물에 대한 법적 제도적 관리는 문민정부 때까지는 산림청에서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99년 5월 국회 통과를 거쳐 산림청에서 환경부로 야생동물에 대한 일제의 관리권과 인력까지 넘어왔다.  당시 환경부는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논리를 펼치면서 야생동물의 관리권이 환경부로 넘어와야 한다는 로비를 했다.  법과 제도가  환경부로 넘어온 이후 환경부가 한 것이라곤 겨울 철 밀렵에 대한 단속활동을 전개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변화와 개선의 움직임이 없었다. 실제로 전국적인 야생동물의 현황과 관리대책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  순환수렵제도의 문제에 대해 환경부는”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알았으면 미리 대책을 마련했을텐데 아쉽다. 앞으로 검토를 통해 순환수렵제를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환경부가 야생동물을 관리하고부터 변화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겨울철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이다. 이 사업은 자세히 살펴보면 야생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결여된 전시성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야생동물에게 인간이 먹이를 주어야 되는 상황은 동물 스스로가 먹이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거나 종의 급격한 증가로 서식지의 먹이가 모자라는 경우다.  먹이를 주기위해서는 당연히 해당지역에 어떤 동물이 얼마나 서식하는지에 대한 조사를 면밀히 한 후에 시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 아까운 곡물만 숲속에 버리고 야생동물에게는 야생의 적응능력을 약해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부가 먹이주기행사를 시행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제대로 된 검토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동물보호를 위해서 먹이를 준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총구를 들이밀며 사냥을 하는 그야말로 야누스적인 행정을 펼친 것이다.   

▶녹색연합의 주장

   1. 환경부는 멸종위기종 다 죽이는 순환수렵제를 즉각 중단하라.
   2. 야생동물 관리의 과학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3. 탁상행정의 표본인 야생동물 관리대책을 현장행정으로 전환하라.
   4. 먹이주기를 비롯한 근거없는 전시성 행사를 즉각 중단하라.

 

◆ 순환수렵장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 서식지
     (환경부 조사자료 참조)

    경북지역
      봉화
        일월산(1219m) : 영양과 봉화의 접경 (사향노루, 수달, 삵, 담비 ,하늘다람쥐)
        미림산(591m) : 봉화군 재산면(수달, 담비, 삵)
        구룡산 : 경북 봉화군 춘양면 (담비, 삵, 하늘다람쥐)
        청옥산 1,276m :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담비, 수달, 삵,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왕두산1,044m : 경북 봉화군 춘양면 – 소천면 (담비, 삵, 수달, 하늘다람쥐)
        비룡산 1,129m: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담비,수달,삵,산양,사향노루,하늘다람쥐)
        선달산 : 경북 봉화-영주(담비, 수달, 삵)

     영주
       어례산 : 경북 영주 부석면(담비, 수달, 삵)
       도솔봉: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 (담비 수달, 삵)
       대마산373m : 경북 영주시 단산면-부석면 감곡리(수달, 담비, 삵, 하늘다람쥐)
       응방산 586m : 경북 봉화군 물야면( 삵, 하늘다람쥐)
       박봉산389m : 경북 영주시 이산면( 수달 삵 하늘다람쥐)

    울진·영양·청송·영덕·포항
       울진 서면 전역 : (산양, 수달, 하늘다람쥐, 삵쾡이, 담비)
       백암산1,004m : 울진 온정면-영양군 수비면 (삵, 산양, 담비,하늘다람쥐)
       칠보산810 :  영덕군 병곡면-창수면-울진군 온정면(수달,삵,담비,하늘다람쥐)
       주산 : 영양군 석보면, 영양읍, 청송군 진보면(수달, 삵, 담비)
       형제봉703.8m : 영덕군 창수면, 영해면, 지품면(담비,삵,하늘다람쥐)
       비봉산 671m : 경상북도 청송군 파천면.(수달 삵, 사향노루,하늘다람쥐)
       태행산 933.1m : 청송군  청송읍과 진보면 (수달, 삵, 사향노루, 하늘다람쥐)
       무포산716m : 청송군 부동면( 수달,삵)
       흥림산(767m) : 영양군 청기면-일월면(수달, 담비, 삵)
       바데산 : 영덕 달산면,남정면-포항 죽장면 (담비,수달, 사향노루, 산양)
       내연산 : 영덕-포항(담비, 수달, 삵)-일부만 제외
       비학산 : 포항 기북면-신광면-기계면(삵,담비)
       도음산 : 포항-경주(담비)
       침곡산 : 포항 죽장면-기북면(담비, 수달, 삵)
       구암산(970m) : 경상북도 청송군 부남면 (수달, 담비, 삵) 
       산지봉890m : 경북 청송군 안덕면 (삵)


    안동·의성·예천·문경 지역
       갈라산 569.9m : 경북 안동시 – 의성군 단촌면 (삵)
       황학산 782.2 m : 경북 안동시 길안면(삵)
       비봉산  671.8m: 경북 의성군 가음면 금성면 (삵)
       용두산 : 안동시 도산면(삵)
       봉수산 : 안동시 녹린면(삵)
       와룡산 : 안동시 와룡면(삵)
       천등산 : 안동시 서후면(삵)
       학가산 : 안동시 서후면(삵)
       나부산 : 예천군 지보면(삵)
       산두봉 : 의성군과 청송군의 경계 719m (수달, 삵)
       운달산1097.2m : 경북 문경시 산북면-문경읍(삵, 하늘다람쥐)
       오정산810.2m : 경북 문경시 호계면(삵, 하늘다람쥐)
       매봉  865.3m : 경상북도 예천군 상리면-문경시 동노면-용문면(담비, 하늘 다람쥐)
       국사봉727.6m : 경북 예천군 용문면- 문경시 산북면 (하늘 다람쥐) 
       포성봉(793.5m; 일명 백화산):경북 상주시 모서면-모동면(수달, 삵)
       건지봉 420m 예천군 풍양면과 상주시 중동면 (삵, 수달)

    영천·군위·경산
       보현산 : 영천 화북면-청송 현서면 (수달, 삵, 담비, 하늘다람쥐)
       선암산 : 군위군 가음면-의흥면 879m(삵)
       방가산694m : 영천시 화북면 (삵)
       가산 :경북 칠곡군 가산면 가산리(삵, 사향노루)
       팔공산 : 경북 영천시 신령면(  삵)
       도덕산660m:경북 칠곡군 동명면
       환성산 811m : 경북 경산시 하양읍 사기리, 대곡리 (삵)
       봉화산 299m ; 경북 영천시 청통면 (삵)
       금오산 : 경상북도 구미시 (삵)

    경남지역
       백운산1,278.6m : 경상남도 함양군 백전면  (삵)
       계관산1,254.6m : 함양군 서하면과 백전면 (수달)
       벽방산650m : 경상남도 고성군과 통영시.
       수도산1327m : 거창군 웅양면-가북면(삵,담비, 수달, 하늘다람쥐)
       감악산951m : 거창군 남상면-신원면(담비, 삵, 하늘다람쥐)
       월봉산1279m : 거창군 북상면-함양군 서상면(삵, 담비, 수달)  
       금원산1353m : 거창군 북상면,위천면-함양군(삵, 담비, 수달, 하늘다람쥐)
       기백산1331m : 함양군 안의면-거창군 위천면(삵, 담비, 수달)

   백두대간
     경북
        청옥산1276 : 경북 봉화군 소천면 일대
        구룡산1344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일대
        선달산1234 : 경북 봉화군 물양면-영주시 단석면
        어래산1063 : 경북 영주시 부석면
        묘적령-저수령 : 경북 예천군 상리면 일대
        백화산 : 문경시 문경읍-마성면 일대
        조항산-청화산 : 문경시 가은읍-용암면 일대
        천황봉-형제봉 : 상주시 화북면-화남면
        황학산 1111 : 김천시 대항면
        삼도봉 1177 : 김천시 부항면
        대덕산 1290 : 대덕면

     경남
        덕유삼봉산1254 : 거창 고제면
        할미봉-육십령 : 함양 서상면
        백운산1279 : 함양

    낙동정맥
       묘봉1168 : 봉화군 석포면
       진조산908 : 울진군 서면
       통고산1066 : 봉화군-울진군
       일월산1218 : 영양군 일대
       백암산1004 : 울진군-영양군
       맹동산756 :  영덕군-청송군
       명동산812 :  영덕군-청송군
       포도산747 :  영덕군-청송군    

문의 :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서재철(744-9025,019-478-3607)

        E-mail : kioygh@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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