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백두대간 자병산 희귀식물군락, 라파즈한라 광산개발로 서식지 위협

2002.10.22 | 백두대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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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에 위치한 강원도 자병산 라파즈한라광산의 개발현장에서 희귀식물인 가는대나물 군락이 발견되었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제일의 환경현안 지역인 자병산 라파즈한라광산 일대의 현 개발 사업지 일대에서 발견된 희귀식물 가는대나물군락을 보고한다. 아울러 자병산 지역이 동강을 포함하여 국내 제일의 석회암 식물보고임을 밝히며 정부의 시급한 보전대책을 촉구한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자병산 라파즈한라광산 개발현장에서 가는대나물 군락지를 확인하였다. 가는대나물은 개성 이북에 주로 식생하는 식물로 한반도 남단에서 대규모로 확인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문제는 한반도 남단에서는 자병산 일대에 국한되어 있는 희귀종인 가는대나물의 서식지가 현재 개발 계획대로라면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라파즈한라시멘트가 광산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자병산 주능선의 맨 끝자락의 마지막 남은 봉우리일대에 30여 개체 만 남아 있다. 이 봉우리 일대는 이미 개발된 자병산 정상부와 함께 국내에서 으뜸으로 꼽히는 석회암 식물상을 자랑하는 지역이다. 이번에 확인된 가는대나물과 함께 백리향, 솔채꽃, 시골취, 당조팝, 산구절초, 시호, 자주쓴풀, 솔나리, 만리화, 정향나무, 댕강나무, 돌마타리, 금마타리 등 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백두대간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자병산(872.5m)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강릉시 옥계면, 강원도 동해시 신흥동 등 3개 면에 걸쳐 위치한 석회암식생지대이다. 자병산은 한반도 산림생태축인 백두대간의 핵심지역으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산림생태계를 자랑하던 곳이었다. 시멘트광산으로 개발되기 이전에 자병산을 포함하여 북쪽에서 남쪽으로 걸쳐 있는 백두대간 생계령-자병산-백봉령 일대는 국내 제일의 석회암식생지역으로 백리향, 산개나리, 만병초, 금강애기나리, 한계령풀, 돌마타리 등 온갖 희귀한 식물군락이 형성되어 있던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1978년부터 시작된 시멘트 원료인 석회광산의 개발로 훼손되기 시작하였다. 1998년 이후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추가광산개발로 현재는 자병산은 정상부와 서쪽 사면 전체가 석회광산 개발로 파헤쳐졌다. 자병산 일대가 파헤쳐지면서 백두대간의 생태계가 단절된 상태이다.  

환경의식이 부족하던 때인 1987년 시작된 자병산 석회광산 개발은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개발논리로 인한 한반도 산림생태축인 백두대간의 자연사적가치, 지리적, 생태적가치를 무시한 채 진행된 광산개발로 백두대간의 생태계를 단절시켰다. 또한 석회암식생지대로 희귀식물의 보고였던 자병산의 자연경관과 산림생태계를 파괴시켰다. 충분한 환경적 고려 없이 시작된 개발이 한반도 생태축 단절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다.

또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한반도 남단에서 유일한 가는대나물 군락지가 현재 라파즈한라시멘트의 광산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이 지역은 백두대간 훼손문제로 산림청 행정 명령으로 1996년 5월부터 1997년 2월까지 자병산 정상부 일대의 시멘트 채광이 중단 후 한라시멘트가 233ha에 대한 개발 신청을 다시 하여 5차례의 환경영향평가를 거친 후 1998년 12월 허가가 난 후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환경영향평가가 모두 끝나고 광산개발을 코앞에 둔 자병산 라파즈한라광산 개발 예정지에서 국내에서 보기 드문 가는대나물 군락이 발견된 것이다.

1998년 5차례 환경영향평가를 거쳤지만 환경영향평가서에는 가는대나물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 환경영향평가는 개발로 인한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조사하여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찾는 것이다. 만약 1998년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거쳤다면 반드시 발견되었어야 할 가는대나물 군락이 5차례의 환경영향평가서에서 밝혀지지 않은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 1998년 6월 자병산일대의 한라시멘트 광산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 주었다. 당시의 환경평가서에는 가는대나물군락이 빠져 있었다. 이는 평가서 상의 식물상을 평가하면서 고의로 누락시켰거나 아니면 전문성이 없는 기관에서 형식적으로 평가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반도 남단에서 자병산 일대로 서식지가 국한된 이 식물종은 광산개발이 지속될 경우 그 존재 자체가 한반도 남단에서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해있다. 또한 라파즈한라시멘트가 다시금 추가로 광산개발을 요청한 75ha의 중심이 되는 능선상에도  희귀식물이 서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부는 현재 허가되어 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곳에 대해 즉각 사업을 중지시키고 이 일대 식물종에 대한 정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 동강을 포함하여 국내 제일의 석회암 식물보고인 자병산 일대에 대한 전면적 동·식물상 재조사가 필요하다.

녹색연합의 주장
-. 정부는 희귀식물의 서식지인 자병산 광산개발을 즉각 중단시켜라.
-. 환경부는 5차례의 부실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보전 대책을 수립하라.
-. 환경부는 자병산 광산개발 예정지와 추가개발 예정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재실시해라.
-. 정부는 자병산 희귀식물 서식지를 정밀조사하고 보전대책을 마련해라.

2002년 10월 22일

녹색연합

※ 문의 : 자연생태국 서재철 국장 (019-478-3607), 정용미 간사(011-9585-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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