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보전법, 뒤에서는 대규모개발허가 백두대간에 대한 환경부 이율배반

2003.09.25 | 백두대간

환경부가 라파즈한라시멘트(주)의 백두대간 마루금 한복판에 해당하는 자병산에 석회석광산 75ha 추가개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 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자병산은 석회광산 개발로 백두대간 마루금 한복판이 파헤쳐져 생태축 단절이 지적되던 곳으로 추가개발 협의는 백두대간의 주능선 중 일부를 복원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시키는 재앙을 가져올 위험성이 크다. 자연환경 보전을 책임지는 환경부가 백두대간 보전과 훼손지 복원에는 관심이 없고,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특히 자병산은 한반도 산림생태축인 백두대간의 핵심지역으로 빼어난 자연경관과 산림생태계를 자랑하던 곳이다. 환경부가 협의해 준 추가개발예정지 75ha는 자병산의 정상부와 연결된 희귀식물군락지로 생태자연도 1등급권역과 녹지자연도 8등급지역이 전체사업면적의 60%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추가개발로 동·식물 서식지 파괴를 포함한 주변생태계교란이 발생해 이미 훼손된 백두대간 생태축 훼손이 더욱 깊어지게 된다. 이처럼 백두대간 한복판을 훼손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다 허가해주고 백두대간을 어떻게 보존 할 수 있겠는가? 환경부가 자병산 추가개발 허용한 것은 백두대간 보존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없음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다.
                                      
더욱이 자병산 석회광산은 한반도 산림생태축인 백두대간의 자연사적가치와 지리·경관가치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무시한 개발사업으로 정부의 부실한 자연자원 관리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 곳이다. 한라광산이 이미 개발한 지역은 백리향, 산개나리, 만병초, 금강애기나리, 한계령풀, 돌마타리 등의 온갖 희귀한 식물군락이 형성되어 상당한 식물자원 가치가 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복원과 이식에 대한 대책 없이 개발을 해 자병산 정상부와 서쪽 사면 전체를 파헤쳐 백두대간 생태계를 단절시켰다. 또한 자병산 일대의 광산훼손지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산림녹화 면적도 10%미만이고 토양유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백두대간 경관보호와 재해방지를 위해서 추가개발이 아니라 석회석광산의 훼손지 산림녹화가 시급하다.

그러나 환경부가 환경단체를 배제한 상태로 라파즈한라광산 추가개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주어, 대규모 환경현안에 대한 조정의지와 백두대간 보전 의지를 스스로 져버렸다. 이는 환경부 곽결호 차관이 녹색연합과 함께 한 자리에서 “현재의 상황에서는 추가개발이 곤란하며, 강도 높은 복원계획과 예산이 마련되어야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그래야 국민들도 납득시킬 수 있지 그렇지 않을 경우 아무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 왜 서둘러 평가를 하겠는가, 정부와 시민단체, 지역사회 그리고 전문가그룹이 합의 할 수 있는 해법을 찾자”던 약속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으로 받아들어진다.

환경부는 백두대간보전법 논의에서 산림청보다 자연환경 보전에 책임 있는 환경부가 주관부처가 되어야한다며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앞에서는 백두대간 보전법을 외치면서 뒤로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허가해 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더욱이 이런 환경부가 어떻게 백두대간을 보전 할 수 있다고 신뢰하겠는가?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야생동식물 80%이상이 서식하는 공간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이 대부분 서식하고 있으며, 4대강의 발원지가 된다. 대규모 국책사업과 개발사업은 백두대간을 훼손하는 주원인으로 지목되어왔다. 백두대간의 환경가치를 고려하여 보존과 개발 사이의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된다. 백두대간 자병산 추가개발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한다.

녹색연합의 주장
․ 환경부는 자병산 추가개발 협의를 즉각 철회하라
․ 환경부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백두대간 훼손지 복원 대책을 마련하라

2003년 9월 24일
녹색연합

문의 : 자연생태국 간사 정용미(011-9585-3494)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