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지속가능한 발전전망 (토론회 발제1)

2001.10.19 | 백두대간

작성일:1999년 9월 16일(목) 20:18

♣ [세미나자료]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세미나(1)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전략 세미나>
– 일시 : 99. 9. 15(수)
– 주최 : 녹색연합·강원도 도의회 송전탑특별위원회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

윤 경 호 (강릉대 지역개발학과 교수)
– 목 차 –
1. 서
2.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3. 강원도의 개발현실과 발전잠재력
4.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

1. 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강원도를 보면서 늘 개발에서 소외되어 왔으며 푸대접 무대접을 받아 왔다고 주장하곤 한다. 강원도는 어떤 모습의 상태로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며, 소외나 푸대접 무대접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일까 ? 우리 강원도가 개발을 원한다고 수도권이나 동남권의 모습처럼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강원도는 강원도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 있으며, 이것을 잘 지켜 나가면서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낮은 소득을 점차 높이며, 적은 일자리도 점차 늘려 나가는 그와 같은 모습을 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스위스처럼 말이다. 이같은 모습을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경계해야 할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너무 서두르는 것과 너무 여유를 부리는 것이다.
강원도가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이란 산, 바다, 호수, 나무, 바위, 물, 계곡, 숲, 공기, 바람, 해와 달과 별 등 자연 그대로의 것들로서, 이들이 어우러져 연출해 내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깨끗함이 바로 『환경 가치』로 표현되는 것들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야기하는 무공해니 청정성 쾌적성이니 하는 것들이 여기에 다 들어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가치는 그 동안 개발의 시대에서 소외되고 푸대접 무대접 되었었기에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물론 그 동안에도 소외되지 않고 대접받으면서도 그같은 가치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 그러나 개발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여러 다른 지역들을 보면서 그같은 상태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제 그같은 한탄의 시대는 가고 시대의 큰 흐름은 21세기를 재촉하고 있고 작은 흐름은 교체된 새정부와 지방자치의 민선2기를 출범시켜 국가발전의 또 하나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현재의 상태에서 중장기의 앞날과 먼 미래를 보면서 강원도의 발전을 위한 개발전략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한마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전략이 그 바탕이요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근래에 들어 「유엔의 개발과 환경 관련 회의(UNCED: 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 Development)」에서도 주장하고 있는 ESSD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 Environmentally Sound & Sustainable Development)의 개념과도 일치하는 것으로서, 강원도가 앞으로 놓치지 말고 붙잡고 나아가야 할 전략 개념으로서 충분하고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들의 삶에서 개발과 관련하여 나타냈던 태도나 입장을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가난을 숙명·운명으로 받아들임
② 가난·질병에서 벗어나 탈피하려 함
③ 개발을 우선으로 함
④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꾀하려 함
⑤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함
⑥ 영속적인 발전을 모색함
ESSD에 대한 학문적 정의는 경제성장을 위하여 지역이 지니고 있는 환경자원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이를 고갈시키지 않고 계속하여 활용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현 세대의 필요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들의 필요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개발방식을 의미한다. 즉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환경용량을 고려한 개발방식으로 현재 필요에 의한 개발행위가 후손들의 필요에 의한 개발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개발을 의미하는 것이다(세계경제발전위원회:WCED, World Commission on Economic Development, 1987). 친환경적 및 지속가능한 개발전략은 발전의 의미와 가치의 전환이 전제된 개발전략이다. 지속가능한 개발전략은 개발정책의 수립에 있어서 경제와 환경적 접근을 통합시킴으로써,
① 자원이용활동간의 마찰을 최소화 하고,
② 사회경제적 기회(생산성의 극대화)를 증진하며,
③ 미래세대의 이익을 위하여 환경자산을 물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라는 내용이다.
이를 보다 쉽게 이해하자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건강을 잘 돌보면서 관리를 잘 해 나갈 때, 좋은 황금알을 계속해서 낳아 주지만, 알 낳기만을 재촉하고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결국에 가서는 거위의 건강은 나빠지게 되고, 어느 날엔가는 황금알은 더 낳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혹 뒤늦게 거위가 황금알을 낳을 수 있게 건강을 되찾게 하는 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며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마음이 더욱 조급하여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가 있게 된다면 더 이상 앞날은 없게 되는 것이다. 당연히 거위의 건강을 체크하면서 잘 관리하고 기다려야 얻고자 하는 황금알은 계속해서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 강원도의 소중한 『환경 가치』는 우리 모두가 높은 수준에서 잘 관리하면서 기다려야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황금알을 계속해서 안겨 주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자손들에게도 황금알을 계속해서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다. 강원도 곳곳에서 일고 있는 각종 개발이 그간 누적된 개발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아주 개인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은 아닌지, 이것들이 결국 거위의 건강을 해치거나 거위 배에다 칼을 대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어렸을 적에 얼마전 같은 더위에 알몸으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던 많은 하천들이 오폐수와 악취로 우리에게서 멀어져 가는 모습과 자연호수로서 세계적으로도 그 가치가 높은 동해안의 여러 석호들이 오래 전부터 썩어가고 있는 모습, 그리고 동해안 연안해역의 바닥들이 무생물화되어 가고 있는 모습들과 곳곳에서 산허리가 깎여 나가고 잘려 나가는 모습, 아름다운 경관을 훼손하거나 가로 막고 우뚝 선 아파트나 건축물들에다 이제는 자손대대로 지키도록 물려주어야 할 민족의 맥과 정기를 담고 있는 백두대간이 고압송전탑으로 무차별적으로 훼손되는 현장이 늘어가고 있는 모습들, 이들을 그대로 두는 것은, 바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건강을 크게 해치는 것이며 중병에 들게 하는 것으로서, 결국 얼마 안 가서는 알을 못낳게 되고 오히려 병치료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까지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 더 많은 황금알 만을 당장 가지려고 했던 20세기와 새로운 21세기를 보내고 맞는 민선자치 2기에는 거위의 건강을 해치는 모든 행위가 정리되고 통제되어야 하며, 이미 훼손되어 떨어져 있는 건강상태를 회복시키고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가 앞장서 필요한 것들을 갖추어 나가고, 도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있을 때만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3, 강원도의 개발현실과 발전잠재력

(1) 강원도의 개발현실

강원도는 인구로 전국에서 점유하는 비율이 3.3% 밖에 안되지만, 면적으로는 17%나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강원도라고 하는 지역에 두가지 상반된 면으로 투영되게 된다.
그 하나는, 인구밀도가 가장 낮아(93.1명/㎢, 전국은 471.8명/㎢), 삶의 공간에 비교적 여유가 있고 쾌적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점은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17,157명/㎢), 부산(5,147명/㎢), 대구(2,825명/㎢) 등의 대도시의 각박하고 여유갖기 힘든 삶과는 상대되는 것으로서, 인정이 넘치고 범죄발생이 낮은 것 등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면이다.
다른 하나는, 적은 인구에 기인하는 낮은 재정자립도(43.8%)는 관리해야 하는 넓은 공간에 대하여 중앙정부에 재정을 크게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중앙의 정책결정자들이 보는 강원도에 대한 시각은, 강원도는 좋은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으므로 개발 보다는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 그동안의 나타나고 확인된 주장이었다. 이 때문에 강원도에 사는 주민들은 늘 소외되고 무대접 푸대접 받고 있다는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치상태로 두는 가운데 여기저기서,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에 의해 또는 개발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즉흥적, 단기적, 무계획적 개발을 도모하므로써 결국은 난개발을 초래하는 현상들을 보여왔다는 점이다.
지역주민들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능력으로는 이를 막거나 바로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탓으로, 전체적으로 보면 아름답고 깨끗한 환경이지만, 좀 더 가까이에서 하나하나를 들여다 보면 본래의 아름다움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곳들이 여러 곳이며, 깨끗함을 논하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의 현장들도 수없이 많아, 이제는 그런 곳들을 우리들의 삶 가까이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천과 산 호수 그리고 바다 할 것 없이 모든 자연환경이 여러 형태의 난개발과 무책임한 행동들로 인하여 그대로 넘길 수 없을 정도의 파괴와 훼손 그리고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하천 : 생활오수, 농약·비료에 의한 오염, 축산폐수, 무단방류되는 산업폐수, 오염된 발전방류수, 골재채취, 각종 대규모의 토목공사에 따른 토사유입, 무분별한 인위적 수로정비, 독극물 사용에 의한 고기잡이, 야영취사, 세차
산 : 솔잎혹파리의 피해, 일방적인 임도건설, 골프장 스키장 등의 위락시설 건설, 송전탑 설치, 이동통신 중계탑, 방송 중계탑, 무분별한 입산과 부산물 채취, 산불, 군사격장, 군방공망 기지, 자원채굴, 각종 대규모 토목공사
호수 : 토사·하수유입에 따른 퇴적층 증가, 물의 순환 둔화, 자정능력 감소, 부영양화, 녹조·적조, 무분별한 준설·매립, 인위적인 정리, 양식
바다 : 오염된 하천수 그대로 유입, 항내 오염방치, 폐그물·폐선 방치, 오염 물질 투기, 발전냉각수 방류, 불법어로, 사고·부주의로 인한 기름 오염, 관광지 오수방류

백두대간상에 있는 강원도에 속하는 산 가운데 두드러진 훼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백산 : 태백산-구룡산 능선 서북측 계곡의 폭격훈련장으로 야생동식물 생 태계 훼손
자병산 : 한라시멘트 석회광산개발로 임계카르스트 지형 파괴
고루포기산 : 49개의 송전탑 건설과 35m의 도로개설로 산림 훼손
점봉산 : 양수댐 건설로 인하여 천연림 보호구역 파괴

그러나 아직도 늦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강원도가 지니고 있는 발전잠재력은 매우 큰 것이기에 우선은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이 그리고 중앙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이같은 현실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사고와 삶의 태도 즉 행동양식을 바꾸어나가기 시작한다면, 우리도 우리가 부러워 하는 환경선진국들 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그리고 풍요로운 환경을 우리네 삶의 터로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같은 것들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실천은 그리 쉽게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고 행동하는 모습을 달리한다고 하는 것은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 강원도의 발전잠재력

강원도가 지니고 있는 자연자원의 보고는 우선 산림이 도 전체면적의 82.6%에 이르는 것으로서 이것은 전국 산림면적의 1/5인 20.9%를 점유하는 것이다.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5월말 조사 발표한 바에 의하면, 강원도의 산림과 수자원의 효용성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11조 5,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같은 경제적 가치는 자연을 잘 보존할 경우 해가 갈수록 더욱 더 늘어날 수 있는 반면, 환경파괴가 잇따를 경우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 환경보호가 강원도의 부를 축적하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강원도 산림은 단지 면적의 크기나 비중만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우수하여, 전국에서 해상을 포함한 국립공원 20개 가운데 3개가 강원도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북에 두고 있는 금강산도 바로 강원도의 자랑할 자산인 것이다. 산이 높다고 하는 것은 바로 계곡이 깊다고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곳을 발원하여 흐르는 하천은 우리들의 생명의 젖줄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 수계 유역의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필수적인 물을 베풀고 있는 한강과 낙동강의 시작이 강원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자랑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자연을 녹지자연도 등급별 현황으로 볼 때, 우리나라 전체의 평균급수는 5.1이 된다. 이를 시도별로 보면 강원도가 6.6으로 가장 높고 서울이 2.4로 가장 낮다. 뿐만 아니라 등급 7이상의 자연녹지의 비율도 강원도가 71.9%로 가장 높고 인천이 0.31로 가장 낮다. 이와 같은 현실은 강원의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이것은 바로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이므로 철저한 보존대책이 필요한데, 이는 비단 강원도만을 위한 것이거나 당대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이같은 가치를 UNESCO에서도 인정하여 설악산을 1982년에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이상과 같은 자원 외에도 보석같은 자연호수 여러 개가 동해안에 뿌린 듯이 자리하고 있고, 바다와 육지가 연하는 동해안 해안선이 212㎞나 되어 강원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강원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지난해 1년동안 도내 주요 하천과 토양, 상수원수, 대기 등 4가지 분야에 대해 정밀조사를 한 결과, 하천수질의 경우 전체 192개 지점 중 84.5%인 162개소에서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1등급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양호의 투명도는 지난 95년 평균 3.1m에서 지난해에는 5.1m로 높아져 물이 점차 맑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정수장의 상수원 및 정수는 한 곳을 제외한 92곳에서 BOD 기준으로 1등급이었으며, 대장균군 기준으로도 전체의 81%인 75곳이 1등급이어서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기청정도는 미세먼지 아황산가스 농도는 환경기준 이내인데다가 전국평균치의 40% 이내로 가장 깨끗하고, 오존은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일시적일뿐 1시간 이상 지속된 때는 없었다고 보고되었다. 토양의 중금속 농도는 210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전국 평균치의 50% 수준으로 청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광산 폐광재 및 산업폐기물과 부산물 처리에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그 가치가 높아질 것이므로, 발전에 대한 잠재력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지 이를 어떻게 현실적인 경제가치로 뽑아내느냐 하는 문제로 볼 때, 발상의 전환과 함께 보다 깊은 연구 그리고 체계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4.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강원도가 지니고 있는 자연·환경·문화 그리고 위치하고 있는 가치는 매우 높고 소중한 것이다. 그런 반면에 그간 알게 모르게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많이 훼손시켜왔고, 지금도 훼손시키고 있으며, 훼손시키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게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떤 것들을 지향하는 목표로 하고, 어떠한 내용들로 나아갈 때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겠는가?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향하는 목표는 두가지를 들 수 있다.
1) 자연환경이나 경관의 수준을 국내에서 가장 우수하게 하며, 국제적 수준에서도 손색이 없도록 한다. 결국 이는 강원도의 공기·물·산림·해수·호수·토양이 가장 깨끗하고, 맑고, 아름답고, 풍요로울 수 있도록 복원시키고 유지관리하여 나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적인 목표와 수단들은 다시 세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① 환경부하의 경감 – 오염제어 (Pollution Control)
② 자연과의 공생 – 자연보호 (Nature Conservation)
③ 쾌적성·경관 창출 – 쾌적성·경관 보전 (Amenity & View Improvement)
2) 이를 바탕으로 강원도가 계획하고 있는 인구증가를 소화시킬 수 있는 경제적 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해낸다. 특히 각 산업분야에서 새로운 방안 모색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우선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공공적 사회자본을 위한 사업이더라도 자연훼손을 최소화 하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같은 사업은 거의 훼손에 대한 불가침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양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는 우리 모두의 환경가치에 대한 무지에다 강원도가 대규모의 사업들을 유도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공공사업에 대하여 더 이상의 환경훼손특권을 부여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여기에 군사시설도 꼭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협의체를 군·환경전문가·지방정부로 구성하여 군사시설에 따른 외부경관과 환경에 대하여 협의를 의무화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로써 소황병산과 동해안 해안선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이다.
둘째, 사적 이익을 위한 훼손은 엄하게 금하여야 한다. 강원도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것을 훼손시키면서 이용하여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제3섹타 형식이나 그와 유사한 조건 거래에 의하여 행해지는 훼손도 이제는 막아야 할 것이다.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행위에 대하여는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강원도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잘 지키면서 활용하여 이익을 구하는 행위는 폭 넓게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환경을 지키면서 벌이는 그와 같은 적극적인 지원이 새로운 건전한 민자를 끌어들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그간 훼손되고 방치되어 있는 자연환경들을 복원하고 잘 관리하여 그 가치를 높혀 나가야 할 것이다. 서울 남산에 있던 외인 아파트를 철거하면서 남산의 본래의 모습을 찾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지켜야 될 것이 훼손된 것은 그 가치의 정도를 판단하여 복원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큰 재원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해낼 수 있는 노력들도 소홀히 하지 말고,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전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생활공간과 가까이 있는 하천과 각 항구의 내항들에 대하여 철저한 복구와 관리가 필요하다.
넷째,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나 또는 잘 관리된 환경에서 높은 경제적 가치를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네 삶의 모습은 다양한 산업으로 분화시켜 왔으며, 앞으로는 더욱 더 그 가지수가 많아질 것이다. 자연과 환경을 대상으로 경제적 가치를 뽑아낼 수 있는 산업이나 직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특히 환경선진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는 이와 관련된 산업과 직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장에서 가능한 것들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공급을 통하여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새로운 공급을 통하여 우리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면 그같은 노력은 꼭 필요하고 해내야 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들을 원하는 수준으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더 갖추어야 할 조건들이 있다. 그 조건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고와 행동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이는 우리 삶의 전반에 걸쳐서 불합리한 점이 너무 많으며 합리성이 크게 결여되어 있으므로 합리성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깊은 사려 없이 나타내는 행위 하나하나가 그렇고 내놓는 정책들이 그렇지 아니한가. 많은 논의와 노력들이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보다 현실문제를 풀어가는데 더 나아가 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둘째, 바람직하고도 지킬 수 있는 제도와 규칙을 정하고, 끊임없는 보완을 통하여 현실성이 있는 제도로서 우리네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로구나 하는 인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이 정해진 제도와 규칙은 꼭 지켜져야 한다는 점이다.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인식되거나, 힘없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로구나 또는 재주좋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 제도와 규칙이구나 라고 인식되고 있는 현재의 수준에서 이제는 시급히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기초조사와 기본에 충실하고, 이를 실생활과 산업활동에서 응용하는 사회구조이어야 한다. 이와같은 틀을 마련해나갈 때 새로운 일자리도 많이 창출되고,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이루어갈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 하고 선진국들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은데, 내용을 들여다 보면 허구 투성이 이고 본질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알 수 있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동안 우리들 사회가 너무나 경제적으로 어려웠기에 기초나 기본까지 다 챙기지 못하고 외면하고 달려온 것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늦기는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기초와 기본에 충실하고 이를 응용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해나가는 사회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넷째, 이론과 실천이 엮어질 수 있는 환경교육과 연구가 뒷받침되는 환경관련산업의 확대가 있어야 한다. 또한 이에 대한 세부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고 지원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행정조직과 함께 지역의 대학들도 선도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 연구체제를 새롭게 맞추어, 지역에 필요한 행정을 펼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하여 강원도의 국립공원도 환경선진국의 좋은 내용들과 프로그램을 갖추도록 하고, 강원청정지역에서 가장 먼저 무공해 교통수단의 시범운영과 확대가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많이 찾아오던 철새가 왜 감소하고 있는지, 강원도의 맑은 물을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 것인지 등에 관한 연구들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한전의 송전탑 문제를 강원도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과 연결시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여러 점들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발전소 입지는 일제하에서는 북한의 풍부한 수자원을 이용한 수력발전으로 큰 강을 끼고 있는 당시의 국경 근처 압록강과 두만강 지역이었다. 해방과 함께 찾아온 남북분단은 결국 남으로 보내오던 전기 마저 끊어지게 되었다. 남한의 사정으로 보면,
① 발전의 형태가 화력에서 수력으로 그리고 원자력으로 확대 발전하였다.
② 이는 발전소의 입지를 인구밀집지역인 도시지역에서 인구저밀도지역인 산과 바다가 있는 농촌 어촌지역으로 바꾸어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③ 이는 전력의 생산공급지와 수요소비지가 같은 지역이거나 근거리에 위치하던 상태에서, 점차 서로 떨어지면서 원격화 하는 상태로 변화해가는 것을 의미 하게 된다.
④ 이로 인하여 생산공급지와 수요소비지를 연결하는 송전설비는 점차 증가하게 되는데,
⑤ 이것이 바로 전체적으로는 비용이 상승시키고, 경관훼손과 환경파괴 그리고 여러 사회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과정을 보면서 국가에너지수급 차원과 국토의 아름다운 경관보전 그리고 총체적 비용의 최소화라는 측면에서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첫째, 적어도 남북으로 뻗어 있는 백두대간의 생태축을 중심으로 동서로 전기공급을 넘기는 경우는 없게 하거나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들이 강구했었어야 하지 않았느냐 하는 점이다. 또한 둘째, 전력의 발전비용과 송전비용이 전력 가격의 원가를 구성하는 주된 요소로 볼 때, 송전비용을 적게 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발전소 건립계획을 세웠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전력생산을 거의 국가독점체제로 이끌어 왔으나, 앞으로 불원간에 민영화 하게 될 것인데, 이같은 공급망을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키면서 강행한다고 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현황을 보면, 동해안에 울진, 월성, 울주, 고리 4개 지역을 거점으로 하고 있으며, 서해안에는 한 곳으로 영광이 있다. 현재 가동중인 기는 14개 기이며, 이 가운데 10개 기가 동해안에 위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건설중인 6개 기 가운데 4개 기가 동해안이며, 신규예정인 12개 기도 모두 동해안에 계획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동해안에 총 26개의 기가 위치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계획은 전면적으로 재검토 되어야 한다.

한전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강원도내에는 99년 7월말 현재 설치되어 있는 송전철탑이 4,506기이며, 금년말까지 5,032기로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08년까지의 계획이 나와 있는데 모두 6,015기의 송전 철탑이 설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현실과 계획은 공사과정에서 자연환경을 크게 훼손시킴(756KV사업만으로 인한 산림훼손이 잠실경기장의 200배에 달하는 446만 29㎡라는 녹색연합의 주장이 있었음)은 물론 공사후에도 경관을 크게 해쳐, 환경과 경관을 강원도의 생명요소로 삼아야 할 입장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보여준 한전과 산업자원부의 절차무시, 사전협의 전무, 문제발생에도 공사강행, 적절한 대책강구 노력 전무 등의 태도는 강원도와 도민들을 무시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어서 분노를 자아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행위들은 강원도가 지향해야 할 “지속가능한 개발”의 기본전제가 되는 “건전한 환경”을 완전히 짓밟는 것으로서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넘길 수는 없는 일인 것이다. 이를 그대로 묵과하면서 강원도의 미래나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한다고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접근의 하나로서 다음과 같은 방안을 모색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① 발전소의 입지와 전력수요지와의 거리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강구
② 송전설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권역설정(중부, 동부, 서부, 남부)과 권역별 수 급방안 강구
③ 수도권 집중억제와 분산 적극유도(각 분야 국가계획, 제도, 정책, 지원)
: 수도권 규제완화 시도 철회되어야
④ 관련 법규 검토 및 지속적인 관련기술 개발(도내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등 특성화 부여)
⑤ 사업주체와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등이 협의하여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합의점 도출

송전선로사업을 규정하고 있는 전원개발에 관한 특례법은 산업자원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해당 12개 부·처·청 관계자들로 구성된 ‘전원개발사업 추진위원회’의 사업실시계획의 심의를 거쳐, 장관의 승인이 나면 지방자치단체나 해당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사업자에게 막강한 힘을 실어주는게 특징이다.
승인된 사업은 고시만으로 도시계획법에 의한 형질변경을 비롯해 도로공사, 사도개설, 공유수면점용, 농지전용, 공원의 점용 및 사용, 산림벌채 등 무려 21개 법과 관련된 30여개의 각종 인·허가 사항이 신고만으로 가능하게 되어 있다.
이상의 과정이나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기까지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765KV 송전탑설치공사에 대하여 설치중지 가처분신청(원주지방환경관리청은 5월 18일 산업자원부장관에게 공사중지를 요청하였으나 7월 묵살된 사실이 밝혀졌음)이나 철거를 위한 법적 해결방안과 더 나아가 관련법의 남용과 악용 소지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송전탑에 수반되는 전자파 폐해조사와 대책문제, 석회석 채취로 인한 산림훼손조사와 복구문제, 강릉남대천 살리기와 관련한 도암댐과 남대천 수계의 수질영향조사와 관리방안에 대한 문제, 동강보전과 파생하여 나타난 문제들에 관하여 보다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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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민일보, 1999. 6. 29 “송전선로공사 이대로 좋은가(2) 사업추진방식”
———-, 1999. 7. 7 “송전선로건설 산림훼손 잠실경기장 200배 달해”
강원일보, 1999. 4. 1 “강원도 물·공기·흙 깨끗”
——-, 1999. 7. 24 “백두대간 생태보전축구축 송전철탑 설치제한”
김선희, “친환경적 국토정책 추진을 위한 과제와 대책”, 국토연구, 1999. 6, 국토개 발연구원, pp41-50
김용웅, 지역개발론, 법문사, 1999 pp224-226
시민의 신문, 1999. 5. 31 “동해안 핵단지화 우려 목소리”
이호경, “국토개발과 생태축으로서늬 백두대간”, 1999년도 한국지역개발학회 하계 학술대회 발표요약집, 한국지역개발학회, 1999. 8 3-7
조선일보, 1999. 5. 31 “환경보호가 국부 보호”
통계청, 지역통계연보, 1998
寺西 俊一, “環境保全型 都市政策への 視點”, 地域開發 1994. 7 p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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