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에 다행히 강릉시청 앞에서 479일동안 진행한 노숙이 끝났습니다.
강릉 골프장 건설이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사업으로 전환하게 되었고,
사업자가 골프장을 건설 착공을 하게 되면 바로 골프장을 취소 시키겠다는 최명희 강릉시장의 확답을 받아 노숙장을 철거하게 되었습니다.
강릉 지역에서는 정말 뜨거운 감자였던 강릉CC.
대체사업 논의가 되고, 강릉시와 주민들이 만나는 것 하나하나 지역 언론에 속보로 보도 될 정도였습니다.
철거하는 날이었던 어제도 언론사가 정말 많이 취재를 했습니다.
아마 이런 지역 언론 때문에라도 강릉에는 다시 골프장이 생기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주민 분들이 올해는 설날도 추석도 따뜻하고 도란도란한 집에서 보내시게 되어 너무 좋습니다.
설에 대전인 시댁에 가야하는데 그 날 노숙장 당번인데 바꿔줄 사람 없냐고 찾던 어머니도
노숙장 철거되서 안바꿔도 된다고 기뻐하셨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주민 분들일텐데도 활동가들 보면서 힘들었지?하며 안아주시고 토닥여주시며 위로 해주셨습니다.
“노숙장 철거”는 시~작! 하는 신호탄과 같습니다.
당연히 했어야할 기본적인 문제-민원내용에 대한 현장조사, 현장감사, 부실행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지 않아 꾸려진 노숙장이었기에 노숙장 철거가 ‘골프장 문제 해결’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습니다.
주민 동의나 주민 의견을 구하지 않은채 부실한 행정이 낳은 결과가
현재 계획되고, 건설중인 강원도 골프장의 기본적인 공통문제입니다.
주민들의 당연한 권리에 대해 지자체를 이해시키는데, 설득하는데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행정절차와 제출된 서류에 문제가 있는 골프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강원도의 움직임이 슬슬 지자체도 변화를 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릉 구정리, 여찬리 골프장 피해주민과 강릉시는 2월 5일 합의서를 작성했습니다.
강원도 골프장 특별위원회 활동에 협조하고 강원도의 의견을 따르기로 하고,
골프장사업을 중단하고 대체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약속과 그 과정에 주민과 행정, 사업자가 함께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의 길로 가는 내용입니다.
대체사업의 경우 산림지역 보전과 주민동의를 전제로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산림도 마을도 지역 주민이 지키고 지자체는 그 파괴에 대해 너무나 무덤덤합니다.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발견하고 보존해야한다고 밝히는 일도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이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는 그 사실에 대해 너무나 무덤덤 합니다.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골프장 피해 지역에 축하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올해 마음 다잡고, 충만한 기운으로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을 진행하겠습니다.
글, 사진 : 자연생태국 활동가 이자희
노숙장이 모두 철거되어 너무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