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백두대간 보호구역 10년

2015.09.09 | 백두대간

백두대간보호구역 지정 10년

– 자연보호구역 중 최상위 보호구역 백두대간, 유명무실

– 10년 동안 훼손지 그대로 방치

 

2005년 9월 9일「백두대간보호구역」이 지정됐다(총 면적 263,427ha 중 핵심구역 169,950ha, 완충구역 93,477ha). 우리나라 국토의 2.6%, 전체 산림의 4%를 차지하고 있는 백두대간이 법적 보호를 받게 된 것이다. 백두대간은 국내 모든 자연보호 구역의 최상위에 해당하는 보호구역이다. 가장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보호를 해야 하는 곳이다. 2005년에 제정된 백두대간보호법을 기반으로 지정된 백두대간 보호구역이 지정될 당시, 정부는 국립공원과 생태경관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등 각종 자연산림보호구역보다 상위의 보호구역으로 관리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보호구역 지정 10년이 되었으나 백두대간은 여전히 난개발로 신음하고 있다.

 

백두대간은 국립공원 7개소를 포함해 6개 도 32개 시군에 걸쳐 있는 한반도를 관통하는 거대한 생태 벨트다. 백두대간 능선 및 주변지역에 ‘생태계 자연환경 또는 산림 등에 대하여 특별히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의 분별한개발행위로인한훼손을방지하고국토를건전하게보전하고쾌적한자연환경을조성’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보호법 지정 이전 전 국토의 64.3%였던 산림 면적은(6,406천ha) 2014년 현재 6,342천ha로 국토의 63.2%로 줄었다(2015년 임업통계연보/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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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환경부 2014년 백두대간 보호구역

산림청은 지난 7월 20일 [백두대간관리기본계획 2차(10년 주기)] 수립에 들어갔으며 생물권보전지역 등재 또한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석 광산, 폐도로, 등산로 훼손 등 10년 전 현안 과제는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해결된 것이 없다. 2005년 지정 당시 국.공.사유지를 포함해 총 263,427ha(핵심구역 169,950ha, 완충구역 93,477ha)였던 보호구역에 2012년 민북지역 일대를 포함시켜 2015년 현재는 275,100ha(핵심 179,100ha, 완충구역 960,00ha)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이는 형식적은 면적 늘리기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이미 훼손이 심각해 지정 당시 보호구역에서 제외되었던 백두대간 마루금을 관통하는 주요 지역의 복원이다. 백두대간 상에서 일어나는 훼손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농경지와 도로 다음으로 가장 큰 훼손 면적을 차지하는 것이 채석지다. 현재 채석광산은 자병산을 제외하고 모두 폐광되었으나 제대로된 복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백두대간 상 채석지 훼손 면적은 핵심구역이 783,067㎡, 완충구역이 274,918㎡로 전체 훼손 면적의 약 3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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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의 유일한 가행광산 자병산

자병산 석회석광산은 1978년부터 개발이 진행됐으며 2003년 환경영향평가 당시 생태복원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복원으로 재해 위험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추가 개발이 승인되었고, 30년이 넘도록 진행한 무리한 개발로 결국 2012년 호우를 이기지 못하고 지반이 무너져 내렸으며 인명사고까지 발생했다. 산림청은 2013년 추가 개발을 위한 허가를 유보했으나 관리감독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하고 또다시 허가를 내주었다. 애초 872m이던 산 정상부는 약 100m 이상 낮아진 상태이고, 277ha에 달하는 천연림이 모두 사라졌다. 재해에 심각한 결함이 증명되었음에도 여전히 개발은 계속되고 있으며 백두대간 생태계 훼손의 가장 대표적인 현장이다.

 

폐기물만 걷어내고 직벽 드러난 채로 복원 완료된 육십령 채석장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계면 인근에 위치한 육십령은 지리산과 덕유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대표적 고개다. 1989년부터 약 20년간 개발됐다. 육십령은 백두대간 생태축을 연결하는 핵심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백두대간 보호지역 지정 전인 1990년도부터 운영되어 극심한 훼손으로 백두대간 보호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무분별한 개발로 십 미터 산은 두 동강이 났으며 십미터 이상 파헤쳐진 암반에 물이 고여 거대한 호수가 생겼다. 2010년 9월에 채석광산 개발이 끝났으나 개발자의 부도로 방치되었다가 결국 이동식 화장실, 폐타이어 등 폐기물만 치운 채로 2012년 세금으로 형식적인 복원을 완료했다. 백두대간의 주요 생태축인 육십령은 반드시 복원되어야 하며 백두대간보호구역에 편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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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 잘려나간 채로 복구한 추풍령 금산 채석장

추풍령은 낙동강과 금강의 분수령이다. 추풍령에 위치한 금산은 백두대간 핵심구역에 해당한다. 개발이 끝난 현재의 추풍령 광산은 정상부가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는 금산 봉우리 북사면이 통째로 잘려나갔다. 마룻금이 반으로 쪼개져 영동군 쪽은 절반이 잘려나가 직벽을 드러내고 있으며 김천쪽으로는 아슬아슬하게 마룻금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부터 복원을 시작해 완료되었으나 원지형 복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자병산과 더불어 백두대간의 대표적인 훼손지로 꼽힌다. 백두대간 핵심구역에 해당하는 금산은 원지형 복원은 불가능할지라도 현재까지 축적된 기술을 동원해 하루빨리 흉물스러운 모습이라도 복구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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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이서 보이는 금산의 모습

 

 

원경광업소

문경시에 원경광업소는 2000년 10월 31일 폐광되었다. 광산 개발로 울창했던 산림이 203,632㎡ 나 훼손되었다. 훼손지를 복구할 토석도 부족한 상황에서 2004년 5월 다시 토석반출을 허가받아 개발이 진행됐으며, 토석 반출에 대한 산림청과의 소송으로 장기간 방치되어 있다가 산림청의 승소로 2015년 현재 복원이 진행되고 있으나 역시 지형 복원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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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송리

삼송리 일대는 백두대간 완충구역에 속한다. 폐광된지 수년이 지났으나 개발 당시 쓰였던 포클레인, 폐타이어 등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그러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산림청은 관리권한이 미치지 않는다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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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 완료되었으나 폐기물 그대로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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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보호구역 지정 10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산림정책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10년 째 방치되고 있는 폐광산 현장과 각종 규제완화가 그 증거다. 오히려 백두대간이라는 이름을 이용한 각종 규제완화와 산지개발 계획이 줄을 서고 있다. 10년간 방치된 훼손 현장은 백두대간의 관리가 보호구역 지정 이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는 백두대간 보호구역 지정의 취지에 입각하여 생태축을 복원하고 전담조직을 건설해 제대로 된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2015 9 9

녹색연합

문의 :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백두대간팀장 (010-7111-2552)

 

** 사진은 웹하드(webhard.co.kr) (ID: greenku / Password: 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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