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지키는 솔로몬 지혜

2005.04.07 | 백두대간

독도를 지키는 솔로몬 지혜

지난 3.1절을 맞아 녹색연합은 ‘바로 잡아야 할 백두대간 우리이름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일제 강점기에 왜곡한 산줄기 체계와 지명 그리고 행정체계 등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우리 이름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논란은 일본의 침략사에 대한 사과와 청산을 바탕으로 우리 것을 되찾고 복원하지 못한 것에 기인하며 일본이 과거 침략사에 대한 반성 없이 역사와 교과서를 왜곡하고 미일군사동맹을 강화하는 등 군국주의를 부활하는 침략근성에서 비롯한다.
바로 이때 우리 땅 독도를 지키고 일본의 역사왜곡에 항의하는 다양한 목소리와 행동이 나오는 것은 마땅히 이 땅에 사는 국민 된 도리이다. 그러나 일부의 사려 깊지 않은 경박한 처신은 우려할 만하다. 민족주의 감정을 내세우는 돌출행동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정치인들이 선심성 공약처럼 던지는 독도개발특별법이나 군사주둔 등의 주장이 그것이다. 독도를 개발하는 것은 독도에 치유하기 어려운 환경훼손을 줄 수 있으며 군사주둔은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인정하는 셈이다.

지난 20일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라이스 미 국무부장관은 미일동맹의 중요성만 언급했을 뿐 독도문제는 언급을 피함으로써 독도를 한일간 분쟁지역으로 바라보고 결국 일본 편을 드는 속내를 드러냈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지하는 미국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나 역사왜곡의 진실보다는 힘의 논리를 우선하고 있다. 이처럼 독도문제를 풀어 가는데 많은 난관과 복병이 있으니 참으로 솔로몬왕의 지혜가 절실하다.
우리 아이들이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즐겨 부르며 우리 역사와 국토와 호흡하고 최근 독도를 찾는 국민들이 늘면서 그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마음에 담아 오고 있으니 제 자식을 지키는 어미의 마음이 이런 것일 것이다.

독도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세종실록지리지 및 팔도총도와 같은 우리의 고대 문헌과 지도에 독도의 역사가 그려져 있다. 20여종의 일본 고지도에도 독도를 조선해에 위치한 조선의 땅으로 기록하고 있다. 1900년 대한제국칙령 41호에서 울릉군 소속 독도를 관할구역으로 명시하는 근대법상의 행정조치가 국제법상 한국이 실효 지배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1905년 시마네현 고시를 내세우며 독도를 일본 영토로 강제 편입시켰고 지금도 일본 영토라 주장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에 대해 독도에 대한 실효지배를 하고 있으니 무대응이 대응이라는 이른바 ‘조용한 외교’로 일관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정부가 공식 대응과 외교활동을 자제하는 동안 일본은 정부 차원의 외교활동을 통해 독도영유권을 주장하고 많은 인력과 예산을 들여 국제해사기구와 같은 국제기구나 국제수로지도 작업 등 학술활동을 통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일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세계를 향해 독도가 일본 땅이란 인식을 심으며 분쟁을 심화시켜 왔다.

독도를 우리 땅으로 지켜야 하는 것은 영토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것임과 동시에 생명의 섬 독도와 동해를 자연 그대로의 경관과 가치로 보전하고 해양자원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현재 독도는 지질 특성과 해안절경 및 생태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천연보호구역과 특정도서로 관리하고 있다. 이른바 독도 개방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섣부르게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설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많은 사람의 발길을 들여 놓으면 그렇지 않아도 침식과 풍화작용이 심한 독도를 훼손하기 십상이다. 또한 독도의 벗으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철새를 비롯한 생명체들을 몰아내고 생태계를 훼손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 정통 깊은 역사의식을 심어 주고, 독도의 생태계 특징과 동해 바다의 가치를 밝히고 보전하는 방안을 들고 국제무대에서 우리 땅의 가치와 영토주권의 정당성과 역사사실을 알리는 적극성과 정성스런 활동이야말로 동해 이름을 바로 찾고 우리 땅을 지키는 지혜요, 독도사랑의 길일 것이다.

* 이 글은 경향신문 4.2 시론에 실었습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