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설악산 울산바위 케이블카 설치 계획 즉각 중단하라

2025.01.22 | 생태계보전, 설악산

강원특별자치도가 또 다시 설악산을 환경 훼손 논란의 중심으로 몰아넣는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울산바위 케이블카다. 강원도와 고성군은 설악산을 단순한 관광지로 전락시키고 있다. 설악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받는 지역이자 대한민국의 생태적, 역사적, 문화적 유산이 응집된 공간으로, 이를 훼손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도 그 보전 가치를 인정받은 지역이다. 또한 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있고, IUCN Green list에 등재되어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동식물종의 다양성이 집약된 생태적 보고이며, 생물다양성의 핵심 거점이다. 고성군은 울산바위 케이블카가 “환경보전지역을 침해하지 않는 친환경 케이블카”라고 설명했지만 울산바위 또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포함된다. 그리고 설악산 국립공원의 큰 생태축에 포함되어 있어 생물다양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상부정류장으로 거론되는 성인대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산양의 서식지다. 해당 지역이 국립공원지역을 벗어나 있다고 ‘친환경 케이블카’라고 칭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강원도는 이미 설악산 핵심 보호지역에 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신규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남발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를 통해 케이블카 사업이 산림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목도했다. 케이블카 설치는 울산바위의 독특한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훼손할 수 있다. 탐방객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설악산의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전국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운영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케이블카를 짓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무리한 개발은 운영 유지비와 적자로 인해 지역사회에 장기적인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역 특성을 살린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제 사회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에 합의하여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과 해양의 최소 30%를 효과적으로 보전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이 국제적 목표의 일환으로 더욱 엄격히 보호되어야 한다. 말뿐인 국립공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보호 조치가 이루어져야한다.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지자체도 이 목표를 이루는 데 협력해야한다. 하지만 고성군은 울산바위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며 이 협약과 목표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설악산 울산바위 케이블카 설치를 강력히 반대한다. 설악산은 우리의 자연유산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전의 가치가 인정된 생태적 보물이다. 환경부와 산림청, 강원특별자치도는 생물다양성 협약과 쿤밍-몬트리올 GBF의 이행 의무를 상기하며 설악산의 생태적 가치 보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더불어 국립공원이 본래의 목적을 잃고 관광 개발로 인해 훼손되는 행위는 단호히 거부되어야 한다. 고성군은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설악산을 보존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의: 자연생태팀 이다솜 팀장 (leeds@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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