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설치, 취소가 정답입니다

2018.02.09 | 설악산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들어오게된 녹색연합 신입활동가입니다.

지난 2월 3일 신입할동가로서 녹색연합의 ’생태계 보호’ 활동들을 이해하고 설악산 케이블카 취소의 염원을 담기위해 산에 발걸음을 했습니다. 남산을 제외하고는 산에 올라 본 경험이 부족했던 저에게 설악산의 절경은 산을 여태 멀리했던 저를 후회하게 만들기 충분했었죠.

처음 들었던 생각은 매체에서만 보던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문제의 주인공인, 설악산에 오르니 말로만 듣고 혼자만 생각해보았던 ‘생태계’와 ‘산림보호’의 의미가 현장에서 스스로 바로 다가왔습니다.

왜, 이토록 소중하고 아름다운 설악산을 무분별한 개발과 욕심으로 파괴하려는 건지..

왜, 우리의 자손과 후세들에게 깍여버린 민둥산들을 물려주고

왜, 우리는 소모적인 산림 이용을 맘껏하는 건지 다시 생각할 때인것 같습니다.

오색 케이블카 사업은 분명 다시 추진되지않아야 합니다. 설악산의 이 대단한 절경은 우리가 가슴에 담고 계속 보존할 수 있도록 ‘이용중심’의 사고관을 벗어나 공존의 ‘동료’로서 계속 지키는 것이 정당 맞다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설악산을 눈과 콧속으로 맘껏 호흡하고 내쉬는 기회가 영광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영광은 ‘사람’보다는 ‘설악산’에게 직접 바쳐야겠습니다.

/ 최명진 (녹색연합 신입활동가)

새벽 5시 37분 전철을 탔다. 수락산 자락에서 만나 설악산 가는 길. 작년 한 해 등산모임 덕분에 인천 인근의 강화 화개산, 계양산, 약산, 만월산 정도는 찾았다. 정규직 일자리는 내게 요원하기만 했고 다달이 찾아오는 월세 납부일, 밥을 제대로 지어먹지도 안 먹지도 못하는 막막함의 연속. 그럴 때 뒷산이라도 올랐다. 그곳엔 ‘꿩!!’ 하며 자신을 소개하는(꿩이 ‘꿩’ 한다. 내 귀엔 정말 그렇게 들렸다.) 생명이 있었고 까치, 매, 까마귀들이 끊임없이 자신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90년대 끝자락 수학여행 이후 다시 찾은 설악. 그 20세기의 어느 날에는 숙소에서 신난 척 놀았던 기억, 울산바위를 보았고 사진을 찍어댄 기억 밖에 없다. 아직도 사람들에게 산은 그런 곳일까. 이곳에 권력자들은 무얼 하려고 하는 걸까.

고성에 인접한 신선대에 올랐다. 간간이 매서운 바람이 방향을 정해주듯 몸을 떠민다. ‘윽!’ 바람에 실린 모래가 얼굴을 철썩 치고 간다. 산에 가면 새들의 목소리부터 더듬는 나는 아무리 둘러봐도 새들이 보이지 않아 실망했다. 새 친구들을 볼 수 없으니 더듬더듬 노래를 떠올린다. 보통은 동요 ‘오솔길’이나 ‘숲속을 걸어요’를 흥얼대는데, 설악은 구슬프니 오늘은 ‘한계령’이다.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말없는 바람처럼…’

우리나라 산악형 국립공원 이용자 수는 약 3천만명(2016년 기준)이다. 수많은 길들은 대개 산 정상부로 연결된다. 이리도 많은 사람이 산정상부를 갈 수 있는 이유는 이용자의 편의만을 고려한 시설물(철다리, 데크 등)때문이다. 구름도 넘지 못하고 새도 힘들어 쉬어간다는 백두대간에 8개의 국립공원이 있다. 국내 멸종위기종 246종 중 약 63%(156종)가 서식하고 있는 야생생물의 마지막 서식처이자 한반도 생태계의 핵심이 백두대간이다.
천연기념물 171호(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간 보호지역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설악산 국립공원. 양양군은 관광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굳게 믿는다는 듯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제는 설악산 케이블카 재추진의 길까지 열렸다. 추위에 공기마저 얼 것 같지만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김은경은 장관은 케이블카를 취소하라’
설악산 대청봉은 민둥산이 되었는데… 지금처럼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도 모자라 케이블카까지 설치하면 생태계는… 설악산 황폐화로 이어질 케이블카 설치, 우리는 우리의 욕망대로 즐기고 훼손할 권리가 있을까. 국민의 대표자에 불과한 사람들이 기득권과 결탁하여 가장 약자인 대자연을 망치는 일을 내버려둬도 되는가. 진부한 물음들이 비집고 나온다.
험난하고 지칠 일도 많이 있겠지만 언제나 처음처럼. 설악산에 갔을 때 비로소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왔다는 그 느낌을 잊지 않으리라 다짐해본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취소가 정답입니다!”

/ 김백정은 (녹색연합 신입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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