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동계올림픽 6년 후, 가리왕산 파괴라는 뼈아픈 숙제를 풀어야 할 때
- 산림청은 원칙대로 가리왕산 곤돌라 철거하고, 원형복원에 나서야
오늘(8월 12일), 녹색연합과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단 3일의 알파인스키 경기를 위해 파괴한 가리왕산 복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8월 11일 파리올림픽이 폐막했다. 전 국민이 올림픽에 열광하는 지금, 아직도 풀지 못한 평창올림픽이 남긴 뼈아픈 숙제를 기억해야 한다. 단 3일의 경기, 사실상 일회용 경기장을 위해 강원도 정선 가리왕산 보호구역을 해제하고, 500년 숲을 파괴했다. 국가의 주요 자산인 국유림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생태자연도 1등급, 녹지자연도 9등급지의 10만 그루의 나무가 잘려나갔다.
환경 파괴와 사회적 갈등 논란에도 가리왕산을 파괴하고 경기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원형 복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이 끝난지 6년 지났지만, 지역 주민의 요구와 올림픽 유산 활용을 핑계로 약속은 수차례 깨어져 왔다. 가리왕산은 복원은커녕 훼손지에서 매년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하봉 정상부에는 대규모 탐방시설이 들어서고, 곤돌라는 관광용으로 한시 운영 중이다. 정선군과 강원도는 곤돌라 존치 뿐 아니라 훼손 지점에 국가정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선정 후, 2012년 당시 산림청은 활강 경기장으로 가리왕산을 결정했다. 산림청, 환경부 허가 과정에서 보호지역이 해제되고, 개발 허가가 되었지만 단서 조항이 있었다. 산림청, 환경부, 강원도, 문체부까지 모두가 올림픽이 끝나면 가리왕산을 복원하기로 약속했다. 올림픽이 끝난 지 6년이 지났다. 하지만 가리왕산 훼손지는 여전히 노출되어 있고, 언제 산사태가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곤돌라까지 운행 중”이라며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의 요구는 무리한 요구도, 새로운 요구도 아니다. 정부가, 강원도가 복원하겠다고 한 약속대로 복원해야 한다”며 가리왕산 파괴의 역사와 복원의 당위에 대해 발언했다.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 배남숙 운영위원은 “2012년부터 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이 진행한 가리왕산 생태계변화 조사 결과, 가리왕산에 케이블카가 설치 운행된 이후 담비는 훼손된 땅에서 살지 않고 있으며, 노루와 삵 등 야생동물의 출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리왕산 케이블카의 운행은 가리왕산에 서식하고 있는 희귀 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며, 외래종이 침입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생태계변화 조사 결과 설명하며, “가리왕산의 산림생태계를 훼손하고 희귀야생동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케이블카는 철거되어야 하며, 케이블카를 존치하는 것은 미래세대에게서 생물다양성 자원을 빼앗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약속한 가리왕산 복원을 하루속히 지켜야 한다”고 발언했다.
파괴된 숲을 상징하는 나무 가면을 착용하고 참가한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 “어제 막을 내린 파리 올림픽은 신규 건설과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올림픽’ 개최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되곤 한다. 그러나 올림픽 개발사업, 또 이와 연계된 ‘그랑파리’ 광역 개발사업으로 유럽연합 자연보호 구역이 파괴되었고,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커뮤니티 가든이 철거되었으며, 타히티 해안의 대체불가한 산호들이 파괴되었다. 올림픽이 부여하는 ‘예외적 특권’에 기반해 우리 사회의 행정과 제도를 무력화하는 개발사업으로 돌이킬 수 없는 파괴가 자행되는 일은 거의 모든 올림픽 개최지에서 반복되어 왔다.”며 메가스포츠이벤트 올림픽의 문제점을 짚으며 “그동안 동계올림픽으로 파괴된 많은 산과 숲이 있었지만, 가리왕산처럼 곤돌라 철거 약속까지 완전히 무시한 채 복원의 시늉조차 하지 않고 산림개발을 주장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며 가리왕산 복원을 다시한번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2024 파리올림픽 기간, 가리왕산 복원을 요구하는 서명캠페인을 진행했다. 올림픽이 열린 약 2주의 짦은 기간동안 2,000명의 시민이 서명에 참여했다. 한시 운영하기로 한 가리왕산 곤돌라(케이블카)는 올해 12월 31일 산림청이 유지 여부를 검토하여 결정하게 된다. 경기장 조성 협의 시 전제 조건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의 원형 복원이다.
오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산림청이 곤돌라 철거와 훼손된 가리왕산 원형 복원에 나서도록 시민들과 함께 더욱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모든 국민의 자산인 국유림이자 국가의 주요 보호지역을 훼손하고도 갈등과 논란 끝에 내려진 사회적 합의마저 무참히 짓밟아온 지난 6년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
*파리올림픽 기간 2,000명이 넘는 시민이 가리왕산 복원을 요구하는 서명에 참여했다.
가리왕산 복원 서명 참여하기
기자회견 사진자료 다운로드
문의 :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박은정(070-7438-8503, greenej@greenkorea.org)
[기자회견문] 올림픽 잔치는 끝났다, 가리왕산 복원하라!
파리올림픽이 끝났다. 전 국민의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아직 뜨거운 지금, 우리는 2018년 평창올림픽이 남긴 뼈아픈 숙제를 잊지 않아야 한다.
가리왕산은 그 가치가 인정되어 조선시대부터 국가가 보호한 숲이다. 개발은 고사하고 출입도 통제할 만큼 엄격히 보호받아왔다. 2008년 산림청은 희귀식물 자생 등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들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생태자연도 1등급, 녹지자연도 9등급으로 우수한 산림생태계를 유지해 온 모든 국민의 자산 국유림이다.
지난 2011년 IOC 총회에서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됐다. 올림픽 활강 경기 부지로 환경 훼손과 사회적 갈등을 줄일 분산 개최 방안이 있었음에도 정부는 500년 보호되어 온 가리왕산을 파괴하기로 선택했다. 2013년, 산림청은 일체 개발이 불가능했던 가리왕산의 보호구역 일부를 해제했고, 바로 다음 해 가리왕산 숲은 일회성 올림픽을 위해 잘려 나갔다. 단 3일의 활강 스키 경기를 위해 나무 10만 그루가 베어졌다. 멸종 위기종 삵, 담비, 하늘다람쥐, 수달과 희귀식물 노랑무늬붓꽃, 도깨비부채, 100년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고목이 터전을 잃었다.
논란과 갈등 끝에 내놓은 가리왕산 훼손의 명분은 올림픽이 끝난 후 가리왕산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한다는 약속이었다. 하지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지 6년이 지난 지금, 가리왕산은 모습은 어떠한가? 6년째 방치된 슬로프는 매년 토사와 토석이 쓸려내려가고 있다. 각종 시설물이 박힌 채로 방치된 슬로프는 매년 산사태가 발생하는 위험지역이 되었다. 2021년, 정부는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을 철거해 산림으로 복원하기로 했지만 지역 요구를 핑계로 2024년까지 곤돌라를 관광용을 한시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강원도와 정선군은 수차례 복원 약속을 깨트렸다. 지자체에 휘둘리던 정부는 결국 하봉 정상부에는 대규모 탐방시설 설치와 곤돌라 운영을 허가했다. 정부가 원형복원이라는 개발 전제 조건을 합의하기까지의 지난했던 사회적 갈등을 봉합할 능력도, 원칙을 지키고 신뢰를 회복할 의지도 없음을 증명한 6년이다. 강원도와 정선군은 이제 아예 곤돌라 존치뿐 아니라 복원이 아닌 국가정원을 유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용 공수표 남발로 논란이던 민생토론회에서 “올림픽이 남긴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스키 경기장으로 활용되었던 정선 가리왕산을 산림형 정원으로 조성하겠다”며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발언을 일삼았다.
파리올림픽이 끝난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평창올림픽이 남긴 숙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 평창올림픽, 잔치는 끝났지만 가리왕산의 상처는 회복되지 않았다. 정부가 나서 원칙도 약속도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국가의 자산 국유림, 보호지역을 입맛대로 활용하고 복원은커녕 영구히 개발하겠다면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붕괴 시대에 미래세대의 운명은 어디에 봉착하게 될 것인가? 우리가 한결같이 가리왕산 복원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2024년 12월 31일, 가리왕산 곤돌라 한시 운영이 종료된다. 곤돌라 철거와 가리왕산 복원의 열쇠는 다시 산림청에게 주어졌다. 산림청은 국가 산림 보호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가리왕산 복원을 원칙대로 추진해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신뢰를 회복해야한다.
가리왕산 원형 복원은 협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흔들림 없이 가리왕산 복원을 요구한다.
가리왕산을 복원하는 것이 올림픽 유산이다!
곤돌라나 정원이 아닌 복원된 가리왕산이 지역의 자산이다!
산림청은 곤돌라를 철거하고 지금 당장 가리왕산을 원형 복원에 나서라!
2024.08.12
녹색연합·산과 자연의 친구 우이령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