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가리왕산 국가보호림 2%만 남기고 다 베어

2013.04.05 | 가리왕산

[보도자료]가리왕산 국가보호림 2%만 남기고 다 베어

가리왕산 국가보호림 2%만 남기고 다 베어

 

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

(환경을 포기한 동계올림픽)

-최대한 많은 수목 이식 방안과

– 올림픽 이후 산림복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 필요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교목* 이식률 2.2% 불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반환경 올림픽으로 가고 있다. 산림청이 2011년 9월부터 2012년 2월 말까지 수행한 정책연구과제인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보전-복원 및 지정해제 계획(안)에 따르면 활강 경기장 건설 예정지에 서식 중인 5,315그루의 교목 중 단 121그루만을 이식대상으로 선정했다. 전체 교목 중 2.2%에 불과한 수치다. 다양한 연구와 방법들을 통해 이식률을 높여 최대한 많은 수목들을 보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함에도 산림청이 개별적인 수목 이식만을 주장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개별 수목 이식 대신 새롭게 각광받는 방법으로 비오톱 이식 공법이 있다. 비오톱 이식공법은 식물이나 표토 등을 손쉽게 이식할 수 있는 특허 장비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생물 서식공간을 원형 그대로 옮겨 복원하는 녹화공법이다. 표토와 식생구조, 토양식물, 미생물 등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옮기기 때문에 활착률이 매우 높은 신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2008년 강원도의 한 리조트(한솔오크밸리)는 환경체험센터 조성지 내 가로, 세로 3m의 토양을 수목과 함께 옮기는 공법을 선보인 바 있다. 또한 지난 2011년 산림청이 김천 바람재 백두대간보호구역에서 군사시설복원사업을 하면서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실시한 사례가 있다. 바람재 복원지는 2011년 전국산림생태산림복원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검증된 활착률이 높은 이식 방법이 있음에도 산림청은 시공 기간과 예산을 이유로 방치하고 있다.

*교목 : 높이가 8m 이상 자라는 수종

 

현실성 없는 사후 경기장 운영 계획

환경훼손, 강원도 재정악화 우려

가리왕산을 파헤치는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 문제에서 심각한 것은 대회 이후 가리왕산이 훼손된 채 방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현재 조직위와 강원도는 대회 이후 선수전용 스키훈련장이나 스키리조트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른 상황이다. 스키장은 슬로프의 숫자에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운영비가 상당하다. 가리왕산의 경우도 올림픽 이후 스키장으로 활용할 경우 슬로프 3면 기준하여 최소 50억원 이상의 기본 운영비가 필요하다. 국내 스키장은 단 한 곳도 자연설로 운영되는 곳이 없다. 전부 대형저수지를 조성하여 스키시즌 중에 물을 끌어올려 제설작업을 하고, 여기에 정설기 차량을 동원하여 1일 1회 이상 정설을 하여 스키장을 관리해야 한다. 물을 슬로프 정상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시설유지비, 전기비, 장비운영비, 인건비 등 상당한 비용이 든다. 또한, 겨울철이 아닌 비시즌에는 산사태와 토사유실 방지를 위해 산림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비용까지 포함된다.

먼저 선수전용 스키훈련장의 경우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계획 없다는 입장이고 다른 행정주체가 책임지기에는 예산 부담이 큰 상태이다. 스키 종목 중 활강에도 회전, 대회전, 다운힐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다운힐을 제외한 종목들은 기존에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대회를 다수 치루었던 용평리조트와 무주리조트, 하이원 등의 슬로프를 선수전용으로 일정기간 임대하여 사용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그리고 국내에는 많은 올림픽종목과 프로종목에서 해외 전지훈련이 보편화 되었으며, 다운힐 종목은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두 번째, 스키리조트는 경제성이 전혀 없다. 가리왕산 인근 반경 50km 안에 국내의 대표적인 멀티급 스키장이 즐비하다. 용평리조트, 알펜시아, 휘닉스파크, 성우리조트, 하이원, 오투리조트 등 국내 대표적인 스키장 6개가 운영 중이다. 이 중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직접 건설하여 운영 중이고, 오투리조트는 태백시가 건설하여 운영 중이다. 알펜시아는 여전히 경영악화에 강원도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태백시는 오투리조트 때문에 파산선고 일보직전이다. 2012-2013년 시즌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운영 중인 스키장이 17개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런데도 경기 후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스키장을 운영하겠다는 강원도의 계획은 전혀 현실성이 없다.

지금처럼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 2018년 이후 강원도는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강원도보다 재정과 경제의 모든 면에서 앞선다는 인천시 역시 아시안 게임을 자력으로 꾸려나가기 힘든 상황이다. 강원도는 알펜시아 부도위기를 가까스로 벗어난 상황에서 올림픽이라는 환상으로 도민들의 미래를 저당 잡히는 대회추진을 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 지사는 취임 이후 공식,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알펜시아가 도정발전과 강원도의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정작 올림픽 시설과 경기장 조성을 하면서 알펜시아와 똑같은 접근을 하고 있다. 가리왕산을 살리고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위해서는 시설과 경기장 전반에서 대회 이후의 사후관리 방안에 대해 충분하게 검토하고 따져보는 지혜가 절실하다.

 

올림픽 이후 전면 산림생태복원 해야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보전-복원 지정해제 계획(안)에 따르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스키장을 지속하고 이후 활용여건이 악화되면 슬로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복원하고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재지정한다고 되어 있다. 하지만 스키장 건설의 설계와 시공에서 장기적으로 사용할 것인지, 일정 기간 사용하고 다시 산림으로 환원할 것인지에 따라서 모든 접근은 전혀 달라진다. 스키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산림을 이식하거나 벌목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제설과 정설을 위해서 슬로프 바닥을 최소 폭 1m, 깊이 1.5m가량 파헤치고 여기에 제설을 위한 용수관을 매설하는 것은 물론 펌핑과 리프트 동력을 위한 전기선도 매설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산림생태계의 모태인 토양의 심각한 훼손을 수반한다. 그러나 임시경기장으로 활용할 경우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관로는 슬로프 바깥 쪽에 임시의 파이프를 설치하고 대회 기간만 사용하고 철거하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정설기도 대당 8억원 가량인데 신규로 구입할 필요없이 기존 스키장에서 임차하거나 정부가 사용비의 일부만 지급하고 기존스키장에 의뢰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있다. 해외 사례로 릴레함메르는 동계올림픽 당시 기존의 시설개발을 그대로 활용하고 생태적 관점에서 접근하여 최소한의 환경훼손으로 개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조직위와 강원도가 올림픽 이후의 가리왕산의 복원과 보전을 생각하지 않고 2주일간의 경기를 위해서 대규모의 생태파괴를 수반하면서 가리왕산에 일반스키장처럼 슬로프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환경적, 경제적으로 최악의 접근이다. 정부는 가리왕산 국가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해제 및 보전 복원 계획을 비롯하여 산지관련 협의 접근 절차에서 대회 이후의 복원에 대한 계획과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접근해야 한다. 가리왕산에서 올림픽경기를 치루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그것은 단 2주에 그쳐야 한다. 올림픽 이후에는 전면 산림생태복원과 산림유전자보호구역 재지정을 기본 방침으로 접근해야 한다.

 

 

2013년 4월 4일

녹 색 연 합

문의 : 임태영 (070-7438-8510 , 010-4917-9644)

서재철 (070-7438-8501 , 010-8478-3607)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