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가리왕산 스키장 사업 공익감사’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다!

2018.06.28 | 가리왕산

‘가리왕산 스키장 사업 공익감사’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다!

 

‘정책과 사업 추진과정에서 예산낭비가 발생한 경우’, ‘국가 행정 및 시책, 제도 등이 현저히 불합리해서 개선이 필요한 경우’, ‘기타 공공기관의 사무가 위법하거나 부당해서 공익을 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민들은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할 수 있다.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은 불합리한 행정결정의 전형으로 심각한 예산낭비를 초래했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자연유산을 파괴했으며,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의 공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 이에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사원에 ‘가리왕산 스키장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한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해제 과정,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 등 모든 행정절차는 스키장 건설 전에 가리왕산 복원계획 수립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지금까지도 가리왕산 복원계획은 실재하지 않는다. 2012년 6월 20일, 가리왕산을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부지로 결정했을 때 정부는 사후 복원원칙을 분명히 천명했다. 정책을 결정할 때 세운 원칙이 정책을 집행할 땐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구체적인 복원계획이 없이 자행된 스키장 건설은 가리왕산 복원 자체를 난항으로 이끌었다. 국가운영을 국민들에게 위임받은 행정은 사익이 아닌 공익을 우선해야 하고, 국민들이 낸 세금을 낭비하지 말아야 하며, 정책 시행의 정당성을 명명백백하게 검증받아야 한다. 하지만 환경부, 산림청을 비롯한 중앙정부와 강원도를 비롯한 지방정부는 가리왕산을 파헤치면서 이 모든 책무를 스스로 져버렸다.

산사태 위험은 자명하고, 앞으로 들어갈 예산은 막대하다. 사후 복원을 고려하지 않은 스키장 공사는 천혜의 자연유산을 철저히 유린했고, 정책결정자들의 위선과 오만은 정책 실패의 또 다른 전형으로 기록될 판이다.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IOC는 광범위한 분산개최를 촉구했고, 우리 정부의 합리적인 판단을 기다렸다. 가리왕산이 아니라 기존 스키장을 활용하는 대안을 우리는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 박근혜 대통령 말 한 마디로 가리왕산은 절벽으로 내몰렸다.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행정이 파괴한 무수한 자연 중 가리왕산은 마지막이어야 한다. 하릴없이 파헤쳐진 가리왕산을 두고 벌이는 논쟁도 이젠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감사원은 사후 복원을 원칙으로 자행된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의 전 과정을 불편부당하게 감사하라. 감사원은 국민의 엄중한 명령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다.

2018년 6월 28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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