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공주보 농성장 강제철거를 규탄한다
강물을 가두지 말고 흐르게 하라!
오늘 9월14일, 금강 공주보 담수를 막기위해 환경활동가들이 설치했던 농성장이 강제 철거되었다. 지난 11일, 공주시와 환경부가 공주보 수문을 닫고 담수를 시작했다. 흐르는 금강의 물길을 다시금 막으려는 것이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시작된 생태학살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 게다가 금강 수변에서 이에 항의하는 환경활동가들이 농성 중이었음에도 수문을 닫고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 923조직위는 80여 명의 용역을 동원해서 농성장을 강제철거한 공주시를 강력히 규탄하며, 공주보 수문을 닫고 담수를 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공주시와 환경부에 요구한다.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에 소속된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고미나루 모래톱 위에서 천막을 치고 지난 11일부터 농성을 진행하였다. 시민행동은 ‘공주보 민관협의체’를 통해 공주시가 공주보 담수를 하지 않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며 농성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도 공주시는 약속을 어기고 환경부에 담수를 요청했고, 강변 농성장에 사람이 있는 걸 알면서도 보에 물을 채웠다. 게다가 오늘 용역을 동원하여 농성장 강제철거까지 자행했다. 이 모든 것은 자연과 활동가를 향한 폭력에 다름 아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망가진 금강은,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싸운 시민들의 노력으로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여왔다. 공주보 등의 수문을 열자 막혔던 물길은 흐르고 모래톱이 드러나며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의 실패를, 그리고 자연의 회복력과 생명의 힘을 우리는 확인하고 있다.
이제 그 교훈을 바탕으로 보를 철거해가며 4대강의 흐름을 되찾아도 모자란 시점에, 공주시와 환경부가 ‘백제문화제’라는 단기적 이벤트를 위해 다시 시대를 역행하는 생태학살을 자행하려 하고 있다. 기존의 약속도 어기고, 겨우 되찾은 모래톱도 파괴하고, 강물을 가두는 것은 기후·생태위기 시대 최악의 범죄다. 흐르는 강이 정의다. 모래톱에 사는 생명이 기후위기의 최일선 당사자다. 농성장 강제철거와 금강 물을 가로막는 폭력을 멈춰라. 지금 당장 공주보 수문을 열고 담수를 중단하라.
2023. 9. 14.
923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