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대운하도, 정부의 독주도 이제는 막아야 합니다.

2009.06.09 | 4대강

MB의 운하 계획 발표가 국민들 가슴을 때립니다.
대운하도, 정부의 독주도 이제는 막아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오늘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사업계획이 조각조각 발표될 때마다 운하 의심을 버릴 수 없었지만 그 때마다 정부는 운하는 아니라고, 운하라는 의심은 반대를 위한 반대론자들의 항변이라고 이야기해왔기에 14조의 혈세를 쏟아 붓는 사업이 그래도 운하는 아니겠지 하고 마음한편 강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믿고도 싶었습니다.

그러나 국민여러분, 6월 8일 발표된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은 그야말로 운하 계획에 불과했습니다. 예산은 당초 13.9조원보다 60% 이상 증가된 22.2조원으로 기존 한반도 대운하 예산보다도 대폭 늘어났으며, 4대강 유역에 물을 가두어 뱃길 역할을 해줄 가동보(개폐식보)를 포함해 16개의 보를 설치하고, 뱃길을 위한 강바닥 수심 유지를 위해 5.7억㎥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준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갑문과 터미널 설치 계획이 없으므로 운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대운하연구회측 2006년 발표 자료에는 보 10-15개로 운하를 위한 수심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번에 발표된 정부 마스터플랜 내용에도 내륙 · 강· 바다를 연결하는 수로 계획이 있고, 금강, 영산강은 뱃길 복원사업이 명시되어 있으며, 정부가 4대강 마스터플랜대로 고치겠다는 하천유역계획인 낙동강유역종합치수계획(보완)에도 낙동강 뱃길을 위한 4M-6M의 수심확보 계획이 있습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경부운하 논란 당시 2,500톤급 선박을 위한 평균수심이 6M였다는 점을 상기해본다면 갑문이 없어도 낙동강에서의 구간운하는 정부 사업 계획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것입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보의 운하 기능 외에도 보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를 그동안 누누이 지적해왔습니다. 당초 예산에 수질개선비는 한 푼도 포함시키지 않고, 보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는 것이 아니라고 그토록 자신만만해하던 정부는 마스터플랜 발표를 목전에 두고서야 슬며시 4대강 본부 내 수질개선부서 설치 계획을 밝혔고, 본 사업비의 0.5조원을 수질사업비로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강의 약 76%는 2급수의 좋은 물입니다. 인공구조물인 보를 설치하면 평균유속 감소로 인해 부영양화 등 수질오염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수질오염은 취수원 이전을 부릅니다. 식수대란은 물론이거니와 취수원 이전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홍수방어대책이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보 운영 시 자칫 실수하게 되면 물 폭탄을 맞게 될 수 있습니다. 위험은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인공구조물 설치, 각종의 부수적 삽질사업으로 습지가 사라질 것이며, 골재채취로 인한 하상구조 변화, 오염물질 부유 현상 등으로 여울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바닥에 붙어사는 저서성 민물고기 등이 생존의 위기로 내몰릴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운하사업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보기 좋게 포장하고 오로지 운하 실현을 위해 4대강 마스터플랜에 맞추어 법정 상위 계획인 하천유역계획을 변경하고, 행정적 절차를 축소하기 위해 국가재정법 시행령 등 관계법령을 뜯어고치고 있습니다. 야금야금 보의 수량과 준설량을 늘리고, 재정을 대폭 늘려왔습니다. 4대강 정비사업으로 경제를 살리고, 지역을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장밋빛 환상을 국민들에게 강요하여 왔습니다. 콘크리트 앞세운 운하 사업, 국민을 속인 사기극, 법도 절차도 깡그리 무시한 사업, 개발 이익을 위해서라면 국민의 식수도 나 몰라라 하는 사업, 수질개선은커녕 수질오염을 부추기며 오히려 환경과 생태를 파괴하는 사업, 미래세대의 생존을 볼모로 특정세력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업,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사업, 눈덩이처럼 소요 사업비를 불리면서도 돈은 줄줄이 세게 하는 사업, 이것이 바로 4대강 정비사업의 실체입니다. 국민을 속이고, 국민들 가슴을 치게 하는 4대강 정비 사업은 중단되어야 마땅합니다.

수 백 번 정부에게 4대강 정비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정부는 귀를 닫은 채 독주하며 시대를 역행하고 있습니다. 비상한 각오와 행동이 아니라면 우리 강은 파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국민들이 바람 앞의 등불같이 식수대란, 홍수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자자손손 대대로 아름다운 생명의 강을 물려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운하를 막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해왔습니다. 이제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비상한 각오로 4대강 정비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농성에 돌입합니다. 정권이 우리를 짓밟는다면 국민들이 지켜주십시오. 우리들 생명의 강을 국민들이 지켜주십시오.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국민들의 힘을 믿고 의연하게 나아가겠습니다.

날짜2009년 6월 9일
운하 백지화 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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