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전국 농경지 98%와 무관한 4대강사업

2012.06.26 | 4대강

전국 농경지 98%와 무관한 4대강사업

-가뭄에 드러난 22조 4대강사업의 실체

4대강 본류 취수, 전국 농경지의 2%에 불과
12억 톤 물 확보한 4대강사업, 가뭄 앞에 무용지물
4대강사업 이전도 본류 물 부족 없어

2012년 6월 26일 현재, 2달간 지속된 심각한 가뭄으로 많은 농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물부족 해소를 이유로 추진했던 4대강사업이 현실에 닥친 가뭄 앞에서 무용지물이다. 완공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4대강사업의 실효성과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뭄지역은 4대강과 무관
올해 가뭄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은 충청남도의 서산, 예산, 태안, 보령, 그리고 전라북도 일부 지역 등이다. 예년의 2-30%에 불과한 강수량에 논밭이 타들어가고 있다. 모내기를 못하거나 이미 모내기를 실시한 논바닥도 물이 말라 쩍쩍 갈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런 지역들이 4대강 본류와 무관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4대강사업으로 아무리 많은 물을 담아두어도 소용이 없다. 이것은 이미 4대강사업 시작 이전부터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상습 물부족 지역은 산간이나 섬지방과 같이 4대강으로부터 직접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98%의 농경지와 무관한 4대강사업
농어촌공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대강 본류로부터 양수혜택을 받는 지역은 전체 농경지 가운데 단지 2%에 불과하다. 전국의 6천8백여개 양수시설 중 4대강에서 취수하는 곳은 180여개이다. 이 양수장으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논의 면적은 3만7천ha인데, 이것은 전국 논 면적 96만ha의 4%에 불과하다. 논과 밭을 합산한 전체 농경지면적(170만ha)으로 계산하면 단지 2%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면적이다.

4대강사업으로 물부족해소 효과가 설사 있다하더라도, 전국 98%의 농경지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논과 밭은 4대강으로부터 취수하는 것이 아니라 저수지, 지하수, 자연강우를 통해서 농업용수를 공급받는다. 2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여해서 약 12억 톤의 수자원을 확보하고도, 전국 98%의 논과 밭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더 이상 가뭄은 없다”던 정부가 이번 가뭄에 대해 제대로 된 변명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가뭄지역은 정작 예산부족
올해 가뭄지역인 충남 지역에서는, 가뭄해소를 위한 관개시설 개선사업 등이 예산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음을 호소하고 있다.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가뭄해소가 목적이라면, 실제로 물이 부족한 지역에 우선적인 예산투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대강사업은 애초부터 진단과 처방이 모두 잘못된 정책이었다.

4대강에 물 말랐던 적 없어
정부는 4대강 수자원을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보내기 위한 관개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수자원 관련 전문가에 따르면 강 수위와 2-30m 이상 표고차가 나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물을 가득 담았다고 어디든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4대강 본류는 과거에도 물이 부족해서 농업용수를 공급하지 못한 적이 없다는 것도 전문가의 의견이다. 예를 들어 금강의 경우, 농업용수가 부족할 경우 대청댐에서 용수를 흘려보내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만약 강 주변에서 용수공급이 안되었다면, 물 부족이 아닌 양수시설의 미비 때문임을 지적하고 있다.

22조원짜리 무용지물 사업
결론적으로, 이번 가뭄을 통해서 4대강사업은 막대한 국민세금만 낭비한 무용지물의 토건사업임이 밝혀지고 있다. 극심한 가뭄피해가 발생한 것 자체가, “가뭄이 사라진다”던 4대강사업 홍보가 얼마나 허위인지를 드러낸다. 올해 가뭄은 4대강사업의 실효성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추진하면서 홍수예방, 수질개선, 생태계복원, 가뭄해소 등의 목적을 내세웠다. 다른 것은 논외로 하더라도, 적어도 4대강사업은 12억톤의 물을 담아놓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그마저도 가뭄해소에 무용지물이라면, 도대체 4대강사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실질적인 가뭄대책 마련과 더불어, 잘못된 토건사업에 대한 엄정한 검증과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2년 6월 26일

녹  색  연  합

                                                  *문의: 황인철 (자연생태국 4대강현장팀장, 010-3744-6126)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