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경에 이포댐 일대에는 80mm 가량의 비가 내렸습니다. 이 때 제방이 무너지고 가물막이도 터지는 등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무너진 부분을 복구하던 중 5월 10일 내린 적은 비에 다시 유실되었습니다. 그리고 5월 13일 현장을 찾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기자들에게 제방 뿐만 아니라 ‘보’의 시설 일부가 붕괴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5월 1일 전후로 제방 뿐만 아니라 보 시설 일부가 붕괴된 것입니다!
제방이 무너진다는 뉴스는 그 때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때 알려지지 않은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정보 위로 넘나들던 물이 그 아래의 고정보(어로, 생태광장, 문화광장 등)부분을 무너뜨린 것입니다. 수량이 많아 월류되어 당시에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 이포댐(보)의 일부가 유실된 것이었습니다.
5월 10일, 20mm의 비가 온 뒤에 다시 찾았을 때도 계속 월류가 되고 있던 탓에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만, 물이 빠진 5월 13일 보가 유실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월 1일 침수되고 제방이 붕괴된 후, 분명 2~3일 뒤에는 수량이 줄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보가 유실이 된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고 분명히 국민들에게 알렸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10일이 넘는 기간동안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제가 말씀 드리지 않아도 어느부분이 무너졌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4월까지만 해도 정부의 주장대로 6월에 완공할 수 있을만큼 시설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나무데크를 놓을 부분과 물이 흘러갈 부분을 분명하게 구분해 놓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부분 역시 물을 막아야 하는 부분입니다. 비가 많이 와 물이 월류하더라도 멀쩡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그렇게 설계하고 만들어야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80mm의 비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정부관계자는 이에 대해 반대편 소수력 발전소 공사장의 안전을 위해 이 쪽을 일부러 텄다고 주장했습니다. 제방이 무너지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천 토목공학의 최고 전문가인 박창근 교수에 의하면 ‘일부러 무너뜨리는 공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결코 그런 일이 예상된다 하더라도 지은 것을 다시 무너뜨리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5월 13일, 어도가 있던 오른편엔 이렇게 나무가 심어져 있는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만약 일부러 무너뜨리는 공법을 썼다면 포크레인이 서는 부분도 무너뜨려야 했습니다.
저는 모두가 저곳에 내려가 있는 동안 느긋하게 현장 동영상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포댐이 생겨난 곳의 원래 모습입니다. 모래톱이 제방 가까이에 넓게 있고, 제방 아래쪽에는 길게 습지가 발달해 있습니다. 특이한 점으로는 이포대교를 지나 물길이 안쪽으로 흐른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번에 제방이 무너진 장소입니다.
강 폭의 50% 정도만 흘렀기 때문에 물의 힘이 더 세었겠지만, 원래의 물길이 저렇게 나 있었던 탓에 더 그랬습니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모양으로 열심히 찾아가려고 한 것입니다.
제방이나 가물막이가 무너지거나 하상유지공이 사라지거나하는 등의 문제는 봐 왔지만, 보 시설물이 무너지고 사라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문제가 잘 보이지 않았던 것은, 비가 많이 오지 않았거니와 준설공사가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준설공사가 끝났기 때문에 본격적인 4대강 사업의 재난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겨울은 무지하게 추웠습니다. 다시말해 이번 여름은 무지하게 더울 것이라는 뜻입니다. 곧 닥쳐올 무더운 여름날 비는 세차게 내릴 것입니다. 기후변화의 시나리오대로 국지성 호우가 더 잦아지겠지요. 4대강 사업의 시설물들은 이 비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심히 우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