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 캠페인 in 서울 : Turn on the Green Right! 물고기의 ‘이동의 권리’에 초록불을 켜다

2016.05.25 |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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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을 멋지게 넘어보세요! Move together!

여의도한강공원 광장에 여섯 개의 허들이 세워집니다. 주말을 맞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이 모입니다. 이 날은 2016년 5월 21일, 두 번째를 맞이한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이었습니다. 녹색연합과 공공미술프리즘, 그리고 아트니어링은 물고기가 이동할 수 있는 권리 물고기 이동권을 이야기하기 위해 폐목으로 만든 허들을 들고 한강공원에 나왔습니다. 성인의 무릎 높이 정도 되는 허들 여섯 개. 이제부터 허들을 넘는 시민은 잠시 동안 물고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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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허들을 넘어오셨군요! 하지만 이 허들이 당신보다 높다면 어떨까요?

더 높은 벽을 만나는 물고기들은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모두 어렵지 않게 허들을 넘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즐겁게 오랜만의 허들 넘기에 함께 합니다. 우리는 이 허들을 통해 물고기의 이동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4대강의 열여섯 개 보를 대신해 허들을 세웠습니다. 오고가는 길에 세워진 허들. 사람에게 허들은 통행에 약간의 불편을 주는 존재입니다. 충분히 넘을 수 있는 높이이며, 넘어가기 싫다면 돌아서 지나가면 됩니다. 하지만 4대강의 보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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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듯,

그들도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콘크리트와 철로 만들어진 보는 물고기가 넘어가기에는 너무 큽니다. 4대강에 사는 물고기들의 상황을 그대로 옮겨왔다면, 사실 눈앞에 까마득히 높은 빌딩을 가져다 놓았어야 합니다. 그리고 돌아갈 수 없도록 양 옆도 벽으로 막아버렸을 것입니다. 물고기는 물 밖으로 나가 걸어갈 수도, 날아갈 수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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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낳기 위해, 위험을 피해, 살기에 더 적합한 곳으로 이사하기 위해

물고기는 이동을 해야 합니다.

많은 시민 분들이 주말을 시원한 강바람과 보내기 위해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이용해서 한강공원을 찾았습니다. 녹색연합도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왔습니다. 물고기의 이야기를 많은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가고 싶은 곳으로 큰 어려움 없이 이동했습니다. 이 곳으로 오는 길에 이동을 방해받은 일은 없었습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처럼 이동의 불편함을 겪는 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 이동의 ‘권리’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것을 침해받는 경우가 거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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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꼭 자유롭게 헤엄쳐야 하고, 꼭 알을 낳아야 합니다.

야생생물의 경우에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우후죽순으로 도로가 생기며 산에 사는 야생생물의 서식처가 단절되고, 로드킬이 발생합니다. 물고기와 비슷한 시기에 산란을 하는 두꺼비의 경우, 이 시기가 되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떼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다른 생명의 이동을 막을 권리는 인간에게 없습니다. 모든 생명은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또한 모든 물고기는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멸종위기종이든 유해종이든 모든 물고기는 차별 없이 이동할 수 있어야합니다. 강에 차고 넘쳐서 너무 흔한 어류라도 이동의 자유는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당연한 그들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우리가 그 것을 ‘권리’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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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 on the Green Right!

물고기의 이동의 권리에 초록불을 켜주세요!

초록불을 켜다(Turn on the Green light)라는 문장에 권리(Right)를 더했습니다.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뀌면 길을 건너는 것처럼, 물고기의 이동에도 초록불이 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동안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물고기 이동의 날의 취지에 공감을 하신 많은 시민 분들이 캠페인에 동참해주셨습니다. 허들을 넘으며 물고기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녹색연합과 프리즘, 그리고 아트니어링이 전하는 물고기 이동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셨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시민분들께 정성들여 제작한 엽서와 뱃지를 전해드렸습니다. 엽서와 뱃지를 보고 4대강의 물고기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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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캠페인을 만든 공공미술프리즘, 아트니어링과 참여해주신 모든 시민분들게 감사합니다. 녹색연합은 앞으로도 강에 사는 생명들의 권리를 이야기하겠습니다. 4대강의 짙은 물 속, 그 안에서 사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전하겠습니다.


 

 

글: 평화생태팀 이다솜 (leeds@greenkorea.org)

사진: 정책팀 한만형 (meerkat@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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