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계획과 설계도면도 없이 4대강 정비사업 착공이라니..,

2008.12.26 | 4대강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도면도 없이 4대강 정비사업 착공이라니!

                                                                                                     최승국(녹색연합 사무처장)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 연내착공을 외치며 무리수를 두고 있다. 14조원이란 엄청난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각 사업에 대한 실시설계 도면도  없다. 그러다보니 4대강 정비사업이 한반도대운하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해 밀어붙이기를 한다는 비판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당장 다음주 초에 낙동강과 영산강 정비사업을 착공한다고 밝히고 있고 그 자리에 국무총리와 국토부 장관이 참여한다고 한다. 두 사업을 4대강 정비사업의 시작이라며 요란을 떠는 것도 또한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이 사업은 사실 이번에 발표한 4대강 정비사업과는 직접 관련이 없고 이미 4년정도 전부터 추진해 오던 사업이다. 그런데 그 속에 환경성 검토도 거치지 않은 하도정비 사업을 슬쩍 끼워놓고 4대강 정비사업의 서막인양 요란을 떨고 있는 것이다. 대운하를 위한 포석이 아니라면 이번에 착공되는 사업을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설칠 일이 절대 아니며,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하는 생태하천 정비사업 수준으로 보아야 한다.

이렇듯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에 포함된 사업들의 실체가 모호한 것들이 많다. 그 중 많은 부분은 이미 지자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며,나머지 사업들은 아직 사업 타당성조차 거치지 않은 사업이 대부분이다. 다시말해 엄청난 규모의 혈세가 투입됨에도 마스터 플랜조차 세워져 있지 않은 것이다. 결국 대운하추진의 발판을 만들기위해 서둘다보니 밑그림도 없이 예산만을 책정해 두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의  절차는 ‘기본 구상 → 예비타당성 조사 → 타당성 조사 → 기본계획 → 기본설계 → 실시설계 → 사업시행’ 등의 절차를 밟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4대강 정비사업은 어떤 단계에 와 있는가? 4대강 정비사업으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으니 하나의 사업으로 본다면 통합적으로 위의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십분 양보하여 각각의 사업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하더라도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사업이 아닌 하도정비사업, 천변저류지 건설, 배수갑문 설치, 댐건설 등에 대해 각각의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그러나 아직 타당성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대통령과 정부당국이 앞장서서 절차를 간소화하여 사업을 앞당기라니 뭐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이 한반도대운하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4대강 정비사업 내용이 무엇인지 아무런 계획도 없다. 더 이상 말로만 사업타당성을 이야기하지 말고 4대강 정비사업의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여야 한다.  이를 토대로 4대강 정비사업이 미칠 환경영향과 경제성 등을 꼼꼼히 따져본 이후에 사업 진행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런 사업이나 해도 된다는 발상은 버려야 한다. 이왕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기를 활성화하려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잇는 사업을 해야하고 미래세대에게 누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제 블로그에 오시면 연관된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happy100.tistory.com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