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 탈석탄, 2035 탈핵, 2040 탈가스, 2040 탈내연차
- 최종 에너지 수요 50% 감축, 에너지원별 전기화, 권역별 에너지자립
- 지역별 에너지 불균형 해소,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와 과제 제시
녹색연합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오늘(11일) <탈탈소·탈핵 에너지전환과 지역재생에너지 자립방안>을 발표했다. 2030년 탈석탄, 2035년 탈핵, 2040년 탈가스, 2040년 탈내연차 (2030년 생산·판매 중지, 2040년 운행 중지)를 에너지전환의 전제로 설정하며, 최종 에너지 수요 감축(2050년 대비 50% 감축)과 에너지원별(석탄, 석유, 가스, 열에너지) 전기화 시나리오를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정량적으로 제시(789GW, 태양광 635GW, 풍력150GW)했다. 앞으로 전력공급의 유연성 등 시스템이 향상된다면 재생에너지 설비 규모를 이보다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본 시나리오의 차별성은 탈핵과 더불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경로를 제시함과 동시에 지역별 및 권역별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을 최대한 균등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국가적 차원을 넘어서 전환이 이루어지는 지역에 대한 정책적· 실천적 접근을 시도했다고 평가한다.
탈탈소·탈핵 에너지전환과 지역재생에너지 자립의 원칙과 방향은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 2030년 탈석탄, 2035년 탈핵, 2040년 탈가스, 2040년 탈내연차를 전제로 에너지전환을 위해 규범적 시나리오인 백캐스팅 방법을, 그리고 최종 에너지 수요를 30%, 50% 감축하여 탈 성장 지향성을 부분적으로 반영했다. 그리고 지역별 에너지 전환·자립의 수준, 생태환경과 건조환경의 특성, 재생에너지 잠재량과 에너지 생산·소비의 공간적 배치 등을 고려하여 9개의 에너지권역을 구상하고 지역 에너지자립 시나리오 모형에 반영했다. 광역 지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특별시·광역시와 광역도를 연계하는 초광역권을 에너지권역으로 상정했다.
[그림1] 지역 재생에너지 자립을 위한 에너지권역
대안시나리오의 단계적 구성 및 분석
(1) 전력공급 측면에서의 에너지전환 및 재생에너지 확대 시나리오(S)와 (2) 최종에너지수요 측면에서의 수요 감축과 전기화 시나리오(D)로 구성했다.
(1) 전력공급 전환 및 재생에너지 확대 시나리오(S)는 2030년 탈석탄발전 시나리오(S1)와 S1 시나리오에 2035년 탈핵발전(S2)을 추가한 시나리오, S2 시나리오에 2040년 탈가스발전(S3)을 더한 시나리오, 마지막으로 S3 시나리오에 2045년 탈집단에너지(S4)까지 반영한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시나리오가 더해질수록 전력공급 측면에서 폐지되는 대형 발전설비들이 늘어나는 대신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가 확대된다. 모든 시나리오는 전력수급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설비예비율이 유지되도록 구성됐다(단, 신규 양수발전 사업은 중단).
(2) 최종에너지수요 감축 및 전기화 시나리오(D)는 기존 수요 전망 하에서 최종에너지수요가 전기수요로 단계적으로 대체되는 시나리오(D1)와 기존 수요 전망 대비 최종에너지수요가 30% 감축될 경우의 전기화 시나리오(D2), 50% 감축될 때 전기화 시나리오(D3)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누적 설비용량 규모가 변하게 된다. 모든 대안 시나리오는 지역별 및 권역별로 재생에너지 전력 자립률을 최대한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그림 2] 대안 에너지 시나리오 구성도
최종에너지 수요 50% 감축 및 전기화 시나리오(D3)의 최종 에너지 수요는 2021년 185,150천TOE에서 2050년에는 110,789천TOE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대체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은 2050년에 13백만톤 수준까지 감소한다. 최종에너지소비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석탄, 석유, 가스, 열에너지)이 거의 사라지면서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남아있는 석유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도서지역의 유류발전소, 가스는 연료전지에 투입되는 에너지다.
[그림 3] 최종 에너지 수요 감축 및 전기화 시나리오(D3)의 온실가스 배출량 전망
지역재생에너지 자립 시나리오 모형 구성을 위해 수집한 자료와 가정들
지역별 지역별 발전설비와 실제 발전량을 토대로 실제 이용률을 도출했고,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발전설비와 발전량을 바탕으롤 정부계획 및 시나리오에 적용되는 이용율을 산출했다. 2036년까지의 발전설비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의 정부의 발전설비 계획은 발표된 것이 없으므로 에너지원별 추세와 정부의 목표를 토대로 추정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경우 시장 잠재량에 준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전력소비량은 2036년까지는 제10차 전력계획(목표 수요)에 따른 소비량을 총량으로 지역별 비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으로 전망했다. 2036년 이후 2050년까지 전력 수요는 2030~2050년 증가율을 적용해 추정했고, 지역별로 배분했다. 지역별 용도별 전력소비는 지역바다 용도별 전력 소비 비율이 유지된다는 가정으로 전망했다. 최종 에너지 소비는 제3차에너지기본계획의 2040년 전망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50년 전망을 토대로 총량을 추정한 후 부문별 에너지원 별로 비율 및 추세를 감안해 추산했다.
오늘 발표는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과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권승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이 맡았다.
정규석 사무처장이 먼저 에너지전환 시나리오의 작업의 준거로 삼았던 에너지전환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밝혔다. 재생에너지는 설비인프라 구축에서 막대한 광물의 채굴 및 공정과정에서 벌어지는 생태훼손과 오염, 그리고 특히 자원의 대부분이 남반구에 있음을 볼 때 에너지 수요 감축은 에너지 정의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전환이 그동안 이익을 추구해왔던 에너지 세력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돌파구가 아니라, 훼손되어 온 에너지 공공성을 회복하고 확대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역의 피해를 강요하지 않아야 하며, 본 시나리오는 에너지 지역분산과 자립, 에너지 민주주의와 에너지정의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LNG는 에너지전환의 브릿지가 아니라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화석연료임을,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제안될 수 없어 신규 건설 계획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핵연료 신규 장전 시도는 중단하고, 마지막까지 가동되는 핵발전소 폐쇄 시점이 탈탄소 시점보다 빨라야 함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가 구상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은 본 작업이 탈석탄 탈핵 탈가스 탈내연차라는 기술적 측면과 에너지권역별 자립이라는 공간적 측면의 결합을 시도한 점, 다른 한편으로 대안적 에너지 시스템의 이론과 실천에 새로운 내러티브와 함께 정량적 시나리오를 제공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운동과 정책의 저변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목표와 책임과 의무사항을 제도화하기 위해 국가와 지역 차원에서 ① 2050년 재생에너지 목표 수정과 지역할당 ② 2030탈석탄과 2035탈핵을 위한 에너지전환 로드맵 ③ 강도높은수요·효율 관리를 위한 제도화 ④ 더 과감한 정책 더 많은 상상력 ⑤ 에너지분권과 역할 분담 ⑥ 도시의 책임과 의무 ⑦ 갈등관리와 시민참여 등을 전략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와 기후변화 관련 대표적 법률(탄소중립기본법, 에너지법, 신재생에너지법 등)에 대해 개정안을 중심으로 탈탄소·탈핵에너지전환특별법 제정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지역 재생에너지 자립을 위한 법령 정비 또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전환정책을 기획,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에너지전환 활성화를 위해 직접 규제 방식의 재생에너지 공급 및 사용 의무화 방안, 시민· 주민참여형 에너지전환, 재생에너지 민관협의회 구성과 지구 지정 집적화 단지 및 계획입지, 지역 주민의 사업참여 및 이익공유 관련조례를 제정하여 재생에너지확대를 중심으로하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위한 자치법규의 확대를 제안했다.
권승문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정부 에너지 계획 및 시나리오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며, 대안 시나리오로서 최종 에너지 수요 감축 및 전기화 시나리오에 대해 발표했다.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규모는 폐지되는 기존 발전설비에 비해 태양광과 풍력이 피크기여도가 극히 낮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4-5배 추가해야 하는 여건이 반영된 결과이며, 전력공급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등 시스템이 향상된다면 재생에너지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모든 발전 설비를 한번에 폐기하는 것보다 단계적으로 전환 로드맵을 시행해야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며 계획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산업정책과 주거, 상업, 수송 정책 등 모든 정책이 최종에너지 수요의 전기화를 전제로 수립되어야 함을 강조했고, 재생에너지 시장 잠재량을 넘어 기술적 잠재량까지의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는 점, 권역별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탄소중립을 위해 어떻게 저장 및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마련도 필요하고 말했다.
오늘 발표회에는 지정토론자들의 토론도 있었다.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시나리오가 에너지전환운동의 목소리를 풍부하게 만들고 전환의 근거로 활용하게 될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인천시도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만큼 이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원칙과 방향이 내년도 탄소중립시나리오 기본계획에 반영되어야 하며, 산업, 건물, 수송 등 부문별 접근이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서 가능할지 지역 시나리오를 구체화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최형식 한국환경연구원 탄소중립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탄소중립과정에서 최종 에너지소비의 전기화는 최종에너지소비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며, 전기차, 히트펌프, 전기로 등 온실가스 기술에서도 성숙도가 비교적 높아 실현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이며, 전기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장기 분석 및 정책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적 정책목표와 지역 단위 계획의 연계는 실행력 차원에서도 중요하기에 지역에서 공공주도의 재생에너지 개발을 촉진할 필요가 있고 지역주민 이익 공유를 위한 법제도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확립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권필석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본 시나리오가 지역별로 불균등한 에너지 자립률, 재생에너지 보급률, 에너지 소비의 편중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추가 송전망 구축이 사회적으로 큰 갈등인 상황에서, 에너지공급과 소비의 편중이 완화된다고 가정할 때 전력망 추가 확대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지에 대한 예측과 대비가 필요하며, 제시된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다른 연구에 비해서 큰 편인데 국내의 재생에너지 증가가 부진한 상황, 그리고 산업부문 에너지 수요를 감축시키기 위해 산업 구조 조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근정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 대표는 지역 에너지 자립을 위한 권역을 17개 시도가 아닌 광역도와 광역시로 구상한 것에 대한 경제사회적 이점이 명징하게 드러날 필요성이 있으며, 에너지 수요 감축방향에 대한 가이드와 향후 국가 에너지 계획이나 지방선거에 대비해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제안되어 시민사회와 지역이 활용할 수 있는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늘 토론을 진행한 임성희 녹색연합 그린프로젝트 팀장은 그동안 정부나 여러 연구소 등에서 2050탄소중립시나리오등을 제시해왔으나, 탈핵을 위한 경로나 지역별 재생에너지 자립을 담아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며,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제시한 <탈탈소·탈핵 에너지전환과 지역재생에너지 자립 방안>은 탈탄소의 대안이 핵발전이 아니라는 사실을 에너지전환경로에 분명히 하고, 에너지 수요의 전폭적 감축과 더불어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9개 권역별 에너지자립 방안과 전략과제를 제시한 것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본 연구에서 제시된 결과물을 바탕으로 정치적 사회적 공론이 활발하게 펼쳐질 것을 기대하며, 후속과제로 일부 권역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전환 경로를 모색하고 적용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 모두 탈탄소 에너지전환을 위한 여러 시나리오들이 경합하면서 다양한 전환의 방식과 구체적인 정책수단에 대한 논의의 장이 지속적으로 펼쳐질 것을 기대하며, 본 발표회는 마무리되었다.
*탈탈소·탈핵 에너지전환과 지역재생에너지 자립 방안 보고서 및 요약본 파일 내려받기
: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wWRfKQwJELk0nvMU2tavoc4nap9EL6dp
*발표회 영상은 녹색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