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에 성대골이 탐방 오는 그 날을 위해!

2013.07.29 | 재생에너지

[성북절전소 절전소장 탐방_성대골] 성북구에 성대골이 탐방 오는 그 날을 위해!

성북 절전소는 절전(節電)이 곧 발전(發電)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이 모여 함께 에너지에 대한 공부도 하고, 실천 노하우도 나누는 모임이랍니다. 마을, 학교, 가게 등 다양한 단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중 마을 절전소는 30여 곳이 참여하고 있는데, 각 절전소를 대표하는 절전소장님들은 매 달 모여서 각 마을 절전소의 활동 이야기를 공유하고, 좀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하여 이야기도 나눕니다.

지난 7월 23일, 아침부터 장맛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가운데 성북구청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날은 성북 절전소의 마을 절전소장들이 동작구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로 탐방 가는 날입니다. 비 때문에 오시려던 절전소장님도 안 오시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절전소장님들의 열정은 비를 뚫을 정도였습니다. 45인승 고속버스 한 대를 가득 채워 출발하였습니다.

성북구청에서 성대골까지 이동하는 1시간동안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번의 월례회의를 통해 이미 안면은 익힌 사이라 그런지 많이 친근해졌습니다. 오늘의 탐방 소감을 노래로 표현한 절전소장님이 있으신가 하면, 가정에서 어떻게 절전하고 있는지 소개하시는 절전소장님도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내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더워도 부채로 해결이 됩니다. 그런데 손주 녀석만 오면 그 어린 것이 에어컨부터 켭니다. 어린 애라 잔소리하기도 뭣하고… 오늘 성대골에서 잘 배워서 손주에게도 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절전소장들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성대골어린이도서관입니다. 절전소장님들의 집중이 느껴지시나요?

성대골 어린이도서관에 도착했습니다. 40여명의 성대골 탐방객을 맞은 김소영 관장님께서 한 말씀 하십니다.

“절전소장들이 오신다고 해서 몇 분 안 오시는 줄 알았더니 많이 오셨네요! 좁은 곳에서 더울 텐데 에어컨을 켤까요?”

절전소장님들은 손사레를 치며 대답하십니다.

“에너지 아끼려고 배우러 온 건데 부채질하면 되지요.”

대형 선풍기도 틀어보았으나 선풍기 소리에 강의 집중이 안 된다며 선풍기도 껐습니다. 창문과 현관문을 열고 자연 바람을 맞으며 강의에 집중했습니다.

“기존에 절약하는 사람들은 절전하라고 하면 절감량이 얼마 안 됩니다. 그런 분들은요, 가정 에너지 컨설팅(에너지컨설팅이란 삭제에너지 절전절약에 대해 교육을 받은 에너지컨설턴트가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에너지 사용실태를 진단하고, 절감방법을 안내하는 서비스) 나가서 보면 절전 멀티탭에 더 욕심을 내십니다. 가정 에너지 컨설팅을 받으면 4구 멀티탭을 선물로 하나씩 드리는데 어디서 사면 되냐며 추가로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요. 이 분들의 변화는 크지 않습니다.

 

성대골사람들(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을 꾸려가는 구성원)은 동작구 에너지 컨설팅을 하고 있어요. 가정 방문을 하면서 인상에 남는 분이 있었습니다. 한 달 전기요금이 60~70만원인 거예요. 기겁을 하고 여쭤봤더니 여름휴가 며칠 가서 100만원 넘게 쓰느니 한 달 내내 에어컨으로 시원하게 사용하고, 60~70만원이면 훨씬 경제적인 것 아니냐는 거죠. 저는 이런 분들의 변화가 더 기대가 됩니다. 전기가 어디에서 오는지,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알면 이렇게 못 쓰시겠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서 배우고, 바다 끝에서 만들어지는 전기가 밀양 어르신들의 눈물이 담긴 송전탑을 거쳐 장거리를 오는 것에 대해 안다면 지금의 나의 생활을 돌아보게 되겠죠? 성북구에도 에너지 교육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이런 사람들의 변화를 만들어 주세요. 성대골어린이도서관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 이후 큰 충격을 받고 에너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충격으로 시작한 교육을 통해 성대골이 바뀐 것처럼 성북구에도 많은 변화가 기대됩니다. 성대골은 동작구의 작은 마을이지만 성북구는 구 전체가 절전소 활동을 한다고 하니 넓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

 

점심 식사 후에는 성대골 마을학교로 이동했습니다. 마을학교에는 자전거발전기, 태양열 온풍기, 화목난로의 시설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작년 4월 마을학교를 개교했어요. 보증금 2000만원에 월 90만원이었던 장소를 보증금 100만원에 월 30만원으로 제공받았어요. 안 쓰던 공간을 제공받은 거라 처음 이 곳은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했었어요. 그래도 성대골사람들이 있었기에 다 같이 힘을 모아 직접 공사를 시작했어요. 에너지를 자립하는 장소로 만들고 싶었어요. 겨울이 오기 전에 단열공사도 진행 했어요. 단열재를 부착하는 외단열과, 이중창, 단열페인트 마감으로 내부까지 단장을 했죠.

문 옆에 화목난로 보이시죠? 화석연료 없이 겨울나기에 도전하였어요. 근처 목공소에서 나무 조각들을 모아 주시기로 했고요.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마을학교를 다녀가시면서 땔감을 공급해 주셨어요. 마을학교가 완성되면서 탈핵학교 등 다양한 에너지 교육이 이 곳 에너지자립학교에서 진행되었어요. 앞으로도 많은 교육이 열릴 것 같습니다.”

에너지카페 햇빛커피 시음으로 탐방을 마무리했습니다.성대골어린이도서관 앞에는 트럭이 주차해 있습니다. 트럭 뚜껑이 열리면 그 안에 카페가 등장합니다. 이것이 에너지카페! 트럭을 카페로 개조한 후 그 안에 카페 시설을 재생에너지로 돌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장맛비로 태양을 바로 받을 수는 없었지만 미리 저장해 둔 태양전기 덕분에 맛있는 햇빛 커피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성대골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실천은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만!태양 전기로 만든 커피는 더 건강한 맛이 날까요?햇빛 커피 맛이 궁금하다면 8월 22일 성북절전소의 날 <물과 바람과 태양의 축제>에서 맛볼 수 있답니다!일시 : 2013년 8월 22일 목요일 오후 2시~6시 장소 : 성북구청 바람마당

성대골 탐방을 통해 오늘날의 성대골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이 만들어지는데 가장 큰 원동력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오늘탐방을 통해 성대골사람들의 건강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명 쉽지 않았겠지요. 끈기 있게 건강한 에너지를 강조하다 보니 그 에너지에 공감하여 지금은 많은 단체와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겠죠. 오늘 참석한 절전소장님들도 이 건강한 에너지를 이어받아 각 절전소로 돌아가 에너지를 전달하셨겠죠? 건강한 에너지로 이어나가는 성북 절전소! 앞으로의 활동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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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이금희(녹색연합 기후에너지국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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