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기자 thanks@hk.co.kr
“사회경제적 약자가 곧 에너지 약자입니다. 복지에 신재생에너지까지 결합했더니 웃음꽃이 피네요.”

건축가 주대관씨.
그가 농촌형 임대주택을 설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열이었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근본적 대안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태양열로 온수를, 지열로 난방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빈곤 계층에게 전기요금은 그나마 감당할만하지만 난방에 드는 기름값은 부담스러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 결과 33㎡ 규모의 집에서 한달 전기요금은 3만원가량 줄었고, 난방비는 일반 가정의 3분의 1 수준이 됐다. 주거 환경이 개선되자 노인들이 병원에 가는 빈도도 적어졌다. 그랬더니 연락이 뜸했던 자손들이 다시 고향을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주씨는 “가난할 수록 열악한 집에 살 거고, 단열이 잘 안되니 비용은 많이 들고 건강은 더 나빠진다”며 “에너지 빈곤이 건강 등 노인복지와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다”고 했다.
주씨는 앞으로 농촌 면소재지마다 작은 임대주택이 들어서는 것을 꿈꾼다. 실제로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 소속 공무원들이 이곳을 방문, 정책모델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올 7월에는 인제군 남면에 같은 방식의 주택이 또 생긴다.
“농촌형 임대주택이 공공사업이 되면, 재개발 갈등을 극복하는 도시형 모델을 개발할거예요. 이 때도 고단열에 신재생에너지는 빠질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