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한국 철도는 거꾸로 가는 탄소중립 기관차인가

2022.11.09 | 재생에너지

  • 한국철도공사,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목표를 1/3로 낮추겠다는 국정감사 질의 답변
  •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유휴부지 활용 목표 여전히 미흡

국정감사 결과, 고속도로와 철도 유휴부지 활용 재생에너지 현황과 계획 모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철도 유휴부지 활용은 별도의 제도적 제약 요인이 없어 정부의 의지에 따라 태양광 설비를 위해 활용이 가능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 종합감사 서면질의 결과 한국철도공사는 2030년 태양광 발전 설비 목표를 상향하기는 커녕 기존 목표가 도전적이라며 1/3 수준(153MW)으로 낮추고, 기존 2030년 목표를 2050년으로 20년이나 늦춘 것이 드러났다. 한국도로공사는 녹색연합 질의 결과 2025년 유휴부지 활용 목표를 상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2021년 3월,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는 교통 분야 2050 탄소중립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며 2030년까지 철도 분야 태양광 발전 규모를 456M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설비용량은 한국철도공사(5.8MW) 국가철도공단(29.7MW)로 총 35.5MW에 불과했다.(심상정 의원실이 한국철도공사,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한국철도공사는 공공기관 전력소비량 1위(2021년 기준 전력소비량 총 2,932GWh)로 철도의 에너지자립을 위해선 기 제시했던 456MW 태양광 설비 목표에 비하더라도 약 5배의 태양광을 더 구축해야 한다. 

철도공사, SR, 철도관리공단의 종합 1년 전력사용량은 3,469.1GWh로 100% 재생에너지로 전력공급 시 필요한 태양광 설비용량은 2,640MW에 달한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자립을 위해서는 2030년 목표로 삼았던 456MW 도달 목표를 앞당기고 더욱 과감한 목표 설정과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필요하지만, 한국철도공사가 기존의 미흡한 재생에너지 목표마저도 후퇴시킨 것을 보면 탄소중립의 견인차 역할은 아예 포기한 모양새다. 

국토부는 2025년까지 에너지자립 고속도로를 만들겠다 천명한 바 있으나 2022년 상반기까지 설치된 태양광 용량은 116MW에 불과했다.(심상정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한국도로공사의 2025년 243MW 설비 추진 계획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이 역시 탄소중립을 견인해야 하는 공기업으로서 도로공사의 역할을 주목할 때 충분치 않다.

녹색연합은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보다 과감한 태양광 확대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한국도로공사에 2025 목표 상향 필요성과 계획에 대해 질의했으나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유휴부지를 활용하겠다는 <새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 발표에도 불구하고 2025년 유휴부지 활용 목표 수정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녹색연합은 남해고속도로(목포-부산, 273.6km)와 경부-호남선 철도(서울-목포, 418km) 양 구간을 표본으로 태양광 적지분석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국의 고속도로와 철도 유휴부지 중 방음벽과 중앙분리대, 성토비탈면을 활용해 태양광을 설치하면 최대 5,110MW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다. 이는 서울 시민들이 사용하는 주택용 전력의 최대 45%를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이외에 방음터널, 고속도로 나들목, 폐도로, 폐선 구간, 주차장, 역사 등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에너지 자립을 넘어 탄소중립을 위한 국가적 목표에 적극 부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정부는 지난 7월 국정과제를 기반으로 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통해 산업단지 공장/창고(지붕), 용배수로, 고속도로 잔여지 등 수용성이 양호한 유휴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녹색연합은 산지와 농지 중심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고려해 기 훼손지를 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으나 이는 허울뿐인 약속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새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이 에너지 안보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이라지만, 정작 한국도로공사와 한국철도공사가 공기업으로서 에너지 자립을 넘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책임을 인지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문의 진채현 기후에너지팀 활동가(070-7438-8514, elephant@greenkorea.org) 임성희 기후에너지팀장(070-7438-8512, mayday@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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