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위험한 핵발전소 중단이 답이다! 영광 한빛 1, 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중단하라

2023.06.29 | 탈핵

< 기 자 회 견 문 >

“위험한 핵발전소 중단이 답이다!”
영광핵발전소 한빛 1, 2호기 수명연장 시도를 중단하라.

한수원 이사회는 오늘인 6월 29일, 영광 핵발전소 한빛 1·2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주기적 안전성 평가서(PSR) 제출 여부를 안건으로 삼고, 본격적으로 한빛 1·2호기 수명연장 절차에 돌입했다. 고준위 핵폐기물에 대한 대책도, 최신 기술기준 적용 안전기술에 대한 정립도 없는 상황에서 위험하고 오래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절차가 시작된 것이다.

한빛 1·2호기는 격납건물 내 수십 개의 공극과 1,000여개가 넘는 철판부식이 발견되는 등 현재까지 100건 이상의 사건·사고가 발생했으며, 부실시공 흔적까지 드러났다. 2019년 5월, 핵반응로 열출력이 급상승해 가동이 중단되고, 한빛1호기의 원자로 통제 핵심장치인 제어봉 낙하 사고가 발생하는 등 중대사고로 검찰수사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같은 해 한빛2호기에서는 핵심 설비 중 하나인 증기발생기가 문제를 일으켰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도 없는 상태에서 윤석열 정부는 전 정권에서 약속한 수명연장 금지를 폐기했다. 전국 핵발전소 24기에서는 매년 750톤의 고준위핵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지만 발전소 수조에 계속 보관된 상태이다. 처리대책이 없음은 세계가 알고, 우리도 알고 있다. 결국 영광 핵발전소의 수조 포화율은 75%를 넘었으며, 2030년 완전히 포화될 예정이다.

올해는 영광에 한빛 핵발전소가 들어선 지 37년이다. 1986년 한빛1호기 가동이 시작되고, 2002년 한빛 5.6호기까지 총 6기의 핵발전소가 건설되었다. 1980년대 공사가 시작될 때 주민들은 커다란 전기 공장으로만 알았다. 2조원 대의 대규모 국책사업이 지역 경제를 살리고,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1988년부터 영광 핵발전소 노동자의 무뇌아, 대두아 출산과 고창 상하면의 기형가축 출산 보도, 1990년 한빛 1호기 방호복 세탁부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방사성 물질 피폭과 백혈병 사망까지, 연일 이어지는 흉흉한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과 공포는 커졌다. 지역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던 핵발전소는 지역을 파괴하는 핵발전소로 전락했다.

핵발전소 옆에도 생명이 있다. 우리의 미래가 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지난 4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추진계획을 이사회에서 의결할 때도, 수명연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주민들과 국민들의 뜻을 묻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의 핵진흥 정책을 등에 업고, 일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영구처분장은 아득하고, 불가능함을 알고 있으면서 기존 핵발전소 부지마다 건식 저장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은 결국 기존 핵발전소 주변 지역과, 주민들에게 영구 저장시설의 부담까지 떠넘기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핵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안전과 생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마치 핵산업이 기후위기의 해결책인 것처럼 포장하고, 경제 논리만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은 경제성도 담보할 수 없다. 노후화된 핵발전소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최신기술기준을 적용하고, 설비를 개선해야하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외 여러 지역에서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 그리고 핵폐기물 처분에 드는 비용 보다 적은 비용으로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그 어디에도 안전하고, 값싼 핵발전은 없다. 지금 지불하지 않은 위험과 비용은 인근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핵발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는 미래세대와 말 못하는 생명들, 가난하고 취약한 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될 뿐이다. 이렇게 위험하고, 불평등하고, 비민주적인 에너지 생산구조를 이제는 바꿔나가야 한다. 핵발전소는 중단이 답이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한빛 1·2호기를 비롯한 전국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금지, 그리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탈핵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2023. 06. 29.

한빛핵발전소대응호남권공동행동(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핵없는세상을위한고창군민행동, 핵없는세상광주전남행동, 탈핵에너지전환전북연대), 탈핵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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