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故 유한숙 어르신 유족 입장발표와 2차 밀양희망버스 출발 선포 기자회견

2014.01.15 | 탈핵

[기자회견문]

20140115_기자회견문 별첨자료

故 유한숙 어르신 유족 입장발표와 2차 밀양희망버스 출발 선포 기자회견

2013년 1월 15일(수)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공사강행의 압박과 경찰의 폭력이 주민들의 생명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전기는 없습니다.

송전탑을 멈추고 밀양에 희망을 세우기 위해,

우리는 다시 2차 밀양희망버스를 탑니다.

해가 바뀌었고 밀양 송전탑 공사가 재개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한전과 경찰은 하루도 멈추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그저 아무 일도 없이 송전탑 공사가 원활히 전개되는 냥 홍보하고 있습니다. 당혹스러울 뿐입니다. 우리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까? 사람이 죽었습니다. 더욱이 차갑게 식은 시신마저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76만 5천 볼트의 송전탑과 이를 강행하기 위해서라면 죽음에 대한 모독도 서슴치 않는 한전과 경찰 때문입니다.

1월 23일은 故 유한숙 어르신의 49재가 되는 날입니다. 고인은 음독하신 뒤 이유를 묻는 경찰관에게 ‘송전탑 때문에 농약을 마셨다’는 말씀을 똑똑히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를 직접 녹음까지 했던 경찰은 후안무치하게도, 아무런 불화가 없으며 아무런 금전적인 문제도 없는 집안에서 고인이 ‘신변 비관, 돼지값 하락’ 등의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음독하셨다는 왜곡을 하였습니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머리를 숙이고, 그 뜻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유족들의 억울함을 어찌 갚으려 합니까?

유한숙 어르신만이 아닙니다. 그 100일 동안 또 한 명의 주민이 목숨으로 송전탑 공사를 멈추려 하였습니다. 아니 지금 밀양의 주민들은 공사강행의 압박 그리고 경찰의 폭력과 모멸 속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발표된 밀양 주민들의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는 참혹합니다. 주민들의 90%에 가까운 수치가 높은 수준의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열 명 중 한 명은 기회만 있다면 목숨을 끊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또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국민 여러분! 밀양에 세워졌다는 76만 5천 볼트의 초고압 송전탑은 바로 이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주민들의 생명을 갉아먹으며, 유족들의 가슴에 피멍을 세기며, 세워진 것입니다. 국가가 이리 해도 되는 것입니까? 우리는 호소합니다. 더 이상 생명을 담보로 한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밀양 주민들의 상황은 심각합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전기는 없습니다.

국민을 이토록 피눈물 흘리게 하고도 일말의 반성과 책임도 느끼지 못하는 정부와 한전, 무도한 공권력을 상대하는 일은 너무나 힘겹습니다. 이 힘겨운 짐을 밀양 주민들에게만 지워드릴 수 없습니다. 밀양에는 지금 따뜻한 위로가 필요합니다. 희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1월 25일 2차 밀양희망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각계의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2차 밀양희망버스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에도 교육, 노동, 문화예술, 종교, 인권, 학계, 법조, 시민사회, 환경단체 등 각계에서 총 1833명이 2차 밀양희망버스의 제안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우리는 지난 11월 30일 1차 밀양희망버스에서 보여준 수천 명의 뜨거운 연대를 다시 한 번 밀양에서 재현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밀양 송전탑을 저지하고자 하는 싸움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또한 그 싸움이 밀양주민들만의 싸움이 아님을, 국민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핵발전 정책과 지역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 잘못된 시스템을 바꾸려는 정의로운 시민들 모두의 싸움임을 보여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대열에 더 많은 당신이 함께 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2차 밀양희망버스로 희망을 증명할 것을 호소합니다.

 

*문의 : 대변인 이보아 010-9990-9767

상황실장 김덕진 016-706-8105

2014. 1. 15.

밀양765KV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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