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전기로 둔갑한 핵발전 전기 단가에 숨겨진 진실

2014.02.10 | 탈핵

핵발전이 경제적이라는 거짓말

2013년말 기준 국내 전력원별 kWh당 평균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원자력은 39원, 석탄 66원 , LNG 210원, 석유 253원 입니다. 이러한 수치로만 한수원 관계자들은 핵발전이 경제성이 높으며 비중이 축소되면 전기요금이 상승되고 산업경쟁력도 약화된다고 지적하면서 핵발전 옹호론을 펼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핵발전에 들어가는 위험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되었기 때문임이 국책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결과로 드러났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비용들이 빠져있을까요?

발전단가

첫째,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핵발전소 사고비용

체르노빌 원전 사고 피해 복구 비용은 약 265조원이 들었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의 피해보상과 복구 비용으로 5년 동안 약 200조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원전 사업자의 배상책임액 5000억원과 원자력손해배상책임보험과 원자력손해배상보상계약으로 각각 부지당 500억원의 보험이 전부입니다. 이는 일본의 35분의 1, 미국의 8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5000억원이 넘는 경우는 핵발전소 사업자나 한국수력원자자력이 책임져야할 피해액을 국민의 세금으로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데 그러한 비용도 핵발전 전기 단가에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둘째, 해체기술도 없는데 낮게 책정된 핵발전소 해체비용

핵발전소는 사고가 나지 않은 채 수명이 만료돼 해체하는 데에도 큰 비용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1기당 해체비용을 3251억원으로 정했다가 최근 6033억원으로 올렸습니다. 그런데 국제에너지기구는 1기당 해체비용을 9861억원, 유럽감사원은 1조 212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기술이 좋아서 그럴까요?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원전을 해체해 본적도 없고 해체 기술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비용은 다른 국가들보다 낮게 정하고 있습니다. 핵발전 전기 단가에는 이렇게 적게 책정된 금액이 반영돼 있습니다.

해체비용

셋째, 100만년동안 사라지지 않는 위험한 핵폐기물 처리 비용

핵발전소는 또 수많은 핵폐기물들을 남깁니다. 특히 더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들을 100만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2012년 일본 원자력위원회는 핵폐기물을 지하에 영구적으로 격리 처분하는 비용을 최소 185조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이 23기인 점을 감안해 계산하면 72조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년 기준으로 2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핵발전 전기 단가에는 또 이렇게 적게 책정된 금액이 반영돼 있습니다.

가장 위험하고 가장 비싼 핵발전 전기! STOP!

이렇게 핵발전의 숨겨진 비용들이 발전 단가에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 단가가 석탄발전이나 천연가스 발전 단가보다 더 싼 겁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숨겨진 비용들을 제대로 드러내 반영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비교

 

지난 6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발표한 ‘화석연료 대체에너지원의 환경·경제성 평가’ 1차년도 연구 중간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보조금과 사고 위험 비용, 국민 부담 등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핵발전 단가는 kWh당 54.2~254.3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석탄 발전 단가(62.3원/kWh)나 액화천연가스 발전 단가(119.6/kWh)보다 더 비싸지게 되는 겁니다.
아직 연구 중간 단계이긴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핵발전의 숨겨진 비용을 반영한 결과를 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최종 연구 결과를 지켜보면서 핵발전의 숨겨진 비용이 실제로 전기 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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