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月城, 경주의 또 다른 경주의 이름
‘월성’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서라벌, 계림 등과 함께 삼국시대 경주를 일컫는 이름 중 하나다. 왕궁이 있는 곳의 지형이 초승달과 같다 하여 그리 불리웠다니, 참 운치 있다. 1931년 경주군이 경주읍으로, 1955년 경 주읍이 경주시로 승격하며 기존의 경주군은 ‘월성’군이 되었고, 1989년 월성군이 다시 경주군 으로 이름을 바꾸고 경주시와 경주군을 통합하며 지금의 경주시가 되었다. 그리하여 ‘월성月城’이라는 이름은 전설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1983년 다시 등장한 ‘월성’
잊혀졌던 신라의 이름 ‘월성’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경주시 양남면과 양북면에 걸 처 위치한 ‘월성1호기’라는 이름의 월성핵발전소로 말이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사람들 이 수학여행으로, 또 가족여행으로 역사와 문화의 도시 ‘경주’를 즐기는 동안, 경주시민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발전소에 불안해하며, 삶의 터전을 빼앗기며 ‘월성’과의 세월을 살아왔다. 월성핵발전소가 들어선 부지에 살았던 원주민들은 건립 당시 바로 옆 마을인 ‘나아리’로 이주 했는데, 이 동네의 노인들은 70대 초반에 대부분 사망하였고, 사망의 원인이 거의 ‘암’이었다는 사실은 경주시민들이 핵발전소에 의해 생존권마저 침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경주지역민들은 경주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갑상선암공동소송에 원고로 참여하고 있으며 소송 참가자는 89명이다.
내가 죽어도 죽는게 아니여
사건사고로 얼룩지고, 인근 주민들을 병들게 했던 월성1호기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30년의 수명을 마쳤다. 드디어 역사의 뒤안길로 고이 돌려보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6월 24일 월성은 다시 살아났다. 수명연장 심사과정에서 부실심사와 원자력 안전위원들의 자격 문제, 원전안전기술 적용 누락, 주민의견 수렴절차 생략 등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음에도 원안위 위원들은 쫓기듯 2022년까지 수명연장을 강행했다. 미국, 체르노빌, 그리고 일본에서 발생한 핵발전소 사고가 전부 수명연장 핵발전소에서 일어난 사실을 알고도 이렇게까지 결정해야 했을까. 간절한 수명연장의 꿈이 온 우주를 움직인 걸까. 아니, 우주도 어쩌지 못 할 정부와 한수원의 ‘참 나쁜’ 추진력이 문제다.
월성을 역사의 뒤안길로 고이 보내드려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핵발전소에 사고가 났을 경우 그 비상경계구역을 30km로 설정해놓았다. 비상경계구역이란 핵발전소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고‧고장 중 방사능(방사성물질)이 외부로 누출되거나 누출될 우려가 있는 사고가 발생했을 시 신속한 초기대응과 주민대피가 필요한 곳을 이른다. 월성 핵발전소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에는 백만 명이 넘는 시민이 살고 있다. 또 2010년 910만 4603명, 2011년 1087만1697명, 2012년 1173만7463명, 2013년 1328만7513명, 2014년 1382 만3451명으로 매년 관광객 수도 증가하고 있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첨성대가, 석굴암이, 무령왕릉이 핵발전소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행복한 마음으로 여행하러 올 수 있었을까? 인근 주민들만 이주를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고의 위험이 가장 큰 ‘수명 끝난 핵발전소’, 월성1호기부터 폐쇄하는 것이 일단의 답이다. 그런데, 결정권자도 믿을 수 없으니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우리도 간절히 한 번 바라봅니다
“30km”
1. 핵발전소에 사고가 났을 경우, 비상경계구역의 거리.
2. 어린이 보호구역 제한속도 30km/h
3. 핵발전소의 수명 30년.
역사와 문화의 도시 경주를 오롯이 ‘역사와 문화’로 지키고 싶은 이들이 뭉쳤다. 환경단체 [녹색연합]과 영상제작팀 [1984], 그리고 음악인 [키라라]는 앞으로 ‘경주에 하루 빨리 멈춰 야 할 위험한 핵발전소가 있다’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영상을 제작하려고 한다. 영상에 출연할 사람들과 함께 경주에 [월성핵발전소의 위험함을 알리기 위한] 작품사진을 찍으러 간다. 출연자는 작품의 주인공이 되고, 인터뷰부터 경주까지 이어지는 이 프로젝트는 기록되고 녹화되어 한 편의 다큐영화로 제작 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이 영상의 주인공으로서 , 또 영상이 잘 제작될 수 있기 위한 펀딩에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