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가시화되는 차기 정부의 핵발전 확대 움직임은 중단되어야 한다.

2022.04.19 | 탈핵

[성명] 가시화되는 차기 정부의 핵발전 확대 움직임은 중단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발전의 시간으로 대체하지 말라.

차기 정부 임기가 시작 되기도 전에 핵발전 확대를 위한 시동 걸기가 한창이다.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탄소 감축 목표를 지키되 핵발전 비중을 30-35%대로 늘리겠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선 공약에 따라 신규핵발전 신한울 3,4호기 사업 재개와, 노후원전 수명연장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인수위 기획위원회는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대대적으로 수정될 것이며, K-텍소노미에 핵발전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핵산업계 역시 기다렸다는 듯이 핵발전 부흥과 재기를 피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약속에 화답이라도 하듯, 환경영향평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2016년 환경영향평가 협의 이후 5년이 경과하여 재협의 대상이지만 조속한 사업 재개가 가능하도록 현장조사를 생략하고 신한울 1,2호기 사후영향조사 데이터의 대체 사용 방안까지 나서서 제시해주고 있다. 환경부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지 망각한 처사다.

설계 수명이 임박한 핵발전소를 연장 가동하기 위한 수순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4일 한수원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 2호기 핵발전소 수명 연장을 위한 서류를 제출했고, 원안위가 원자력안전기술원에 검토를 요청했다는 소식이다. 40년이나 가동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면 그만큼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안중에 없다.

핵산업계의 부흥회 또한 가관이다. 소형모듈원자로를 충남 당진을 비롯하여 기존 석탄화력발전소가 있던 지역에 지으면 된다는 망언이 윤당선인 캠프에서 탈원전 폐기 등 에너지 공약을 주도했던 서울대 주한규 교수로부터 나왔다. 석탄발전으로 고통받던 지역 주민들은 난데없는 소형모듈원자로 대체 발언에 규탄, 분개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은 크기만 작은 핵발전소에 다름아니다. 대기오염으로 고통받던 주민들에게 이젠 방사능 오염으로 대체해주겠다는 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게다가 K-텍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핵발전을 포함시키겠다는 의지까지 보이고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반환경 사업, 10만년 이상 독성이 사라지지 않는 핵폐기물을 배출하는 핵발전 사업에 녹색활동이란 이름으로 투자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EU-택소노미에도 핵발전이 포함되었다고 하지만, 2025년까지 사고저항성핵연료 사용, 2050년까지 고준위핵폐기물 방폐장 계획 및 비용 확보와 같은 실현불가능한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미 국내에는 25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신규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고, 노후화 된 핵발전소 10기를 수명 연장 가동하겠다는 것은 누굴 위한 정책인가. 지난 3월 시민들은 급속히 확산된 울진 산불이 핵발전소를 집어삼키게 될 상황에 가슴을 졸여야 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핵시설 공격을 보며 핵발전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기후재난과 전쟁 상황에서 위태롭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핵발전은 조속히 중단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인 2030년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당선인의 바램과 달리 핵발전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 중립 대안이 될 수 없다. 신규핵발전소 건설,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원전수출과 소형모듈원전(SMR) 연구개발 지속과 같은 핵발전 확대 공약이 차기 정부의 정책으로 존치되어서는 안된다. 핵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안전과 미래를 내팽개친 정책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핵산업의 부흥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이다. 탈핵을 앞당기는 것만이 국민들의 안전한 삶과 생명을 지키는 방법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가 지도자, 차기 정부가 내릴 수 있는  마땅하고도 유일한 선택지이다. 끝.

2022년 4월 19일

전국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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