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국내 고준위핵폐기물 중 47%의 책임, 서울시와 경기도는 응답하라

2022.10.24 | 탈핵

핵발전소 소재 지역 대책위와 전국의 탈핵 운동 단체들은 10월 24일(월) 오전 11시 30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시와 경기도에게 고준위핵폐기물 책임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핵발전과 핵폐기물의 책임에도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으며 오히려 전기를 많이 쓰는 대도시가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기 소비 1위, 3위인 경기도와 서울시에 핵폐기물의 책임을 물었다.

먼저 박상현 탈핵부산시민연대 활동가는 ‘서울의 전력 자립률이 11%이다. 나머지 89%는 위험한 원전 근처에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몫이 포함되어 있다. 정의롭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원전 인근 지역 주민은 계속해서 불안을 갖고 살아간다. 핵폐기물에 대한 서울시장님과 경기도지사님의 책임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용석록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대외협력국장은 ‘울산은 반경 30km 내에 14개의 고리원전과 월성원전까지 위치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핵발전소를 많이 끼고 있는 도시다. 핵발전소 가동만으로도 안전의 위협을 받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식 저장시설은 곧 그 지역을 핵폐기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정부의 보수적이고 일방적인 기본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핵폐기물의 책임에도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전기를 많이 쓰는 대도시가 답해야 한다. 서울과 경기도가 핵폐기물을 책임지는 것에 대해, 수명연장을 비롯한 핵발전 확대에 핵폐기물이 뒤따르는 것에 대해 묻는 것은 정의롭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핵폐기물 대책 없이 핵발전을 확대하고, 전기를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핵발전소 소재 지역 대책위와 전국의 탈핵 운동 단체들은 오늘 황보승희 의원이 제안한 인구수에 비례해 사용후핵연료 다발을 나누어 보관하는 것에 대한 서울시와 경기도의 입장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또한 향후 2주 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에게 온라인 행동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2년 10월 24일

탈핵부산시민연대,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영광핵발전소안정성확보를위한공동행동, 탈핵시민행동,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붙임1. 기자회견문

붙임2. 질의서 질문 내용

<붙임 1. 기자회견문>

고준위핵폐기물 책임, 서울시와 경기도가 응답하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쓰레기. 세상에서 가장 오래 두어야 하는 쓰레기. 처리 기술도 처리 장소도 없는 쓰레기. 바로 고준위핵폐기물 앞에 쓰이는 수식어다. 

지난 9월 한수원은 고리핵발전소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를 임시 보관할 ‘건식 저장시설’을 2029년까지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해에는 경주에, 이번엔 부산에, 내년엔 영광에도 건설 운운하고 있다. 지역에 ‘임시’로 고준위폐기장을 짓겠다는 것은 핵발전소 지역을 핵무덤으로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위험한 발상이다.

1978년 고리1호기를 시작으로 국내 핵발전소가 가동을 시작한 이래 엄청난 양의 핵폐기물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고준위핵폐기물을 해결할 방법은 찾지 못했다. 정부는 1980년대부터 최종처분장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줄기차게 시도했지만, 매번 주민 몰래 진행하거나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3년 출범한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는 핵폐기물 관리정책을 시민들과 공론화한다는 취지가 무색하게도 투명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채 마무리되었다. 오로지 핵발전소의 계속 운전에만 목적을 둔 권고안 역시 철저하게 외면당했다. 그 뒤를 이어 진행한 문재인 정부의 공론화 역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부정과 부패로 얼룩져 경주의 임시저장시설 건설의 절차로 이용되고 말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2021년 12월 수립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은 지역 주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용후핵연료 영구저장시설이 건립되기 전까지 핵발전소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저장시설이 영구저장시설로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해 책임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할 정부가 결국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을 다시 수립한 셈이다. 

우리는 일방적인 계획으로 경주에 이어 부산까지 핵무덤으로 만들려는 정부와 한수원에 분노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일방적인 핵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핵폐기물에 대한 책임을 경주와 부산 등 핵발전소 지역에게 떠넘길 수는 없다. 오히려 핵전기를 사용한 모두가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서울과 경기 등 대도시와 전력 사용이 많은 기업, 그리고 그 정책을 결정한 정부는 더 많은 책임으로 임해야 한다. 누군가의 편리한 전력 사용을 위해 누군가에게 방사능 위험이나 사고 위험, 나아가 생명을 위협해서는 안된다. 

이 어려운 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도 더 많이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수의 사람들이 단시간 고민해서 나올 수 있는 답이었다면 이미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전기를 사용하는 모두가 함께 토론하고 합의해야 하는 문제다. 그만큼 위험한 물질을 그만큼 오랫동안 끌어안아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핵폐기물 처분장을 건설하고 있는 핀란드나 스웨덴이 30년 이상의 공론화 기간을 거친 것도 영국과 프랑스가 여전히 공론화를 진행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 있다. 

바로 이 토론의 시작을 우리는. 서울시와 경기도에 질문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지난 6월 국회 황보승희 의원이 발의한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제안 이유를 눈여겨 보는 것도 이 이유다. 이 개정안에서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광역시도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사용후핵연료를 나누어 보관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전력자급률이 약 11%에 불과한 서울시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경기도. 각각 지금까지 발생한 고준위핵폐기물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핵전기를 만들면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의 눈물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 것인가. 

진정한 자유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가능하다. 정의는 어느 생명에게도 희생을 강요하지 않을 때 바로 선다. 자유와 정의가 구현되는 서울시와 경기도를 위해 고준위핵폐기물 정책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 

2022.10.24.

<붙임 2. 질의서 질문 내용>

고준위핵폐기물 책임에 대한 질의서

1.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2022년 6월 28일 발의한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다르면,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기도에는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건설하여야 하며, 경기도는 인구수에 비례하여 고준위핵폐기물을 각각 약 199,860다발 보관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세한 법률안 내용은 첨부2를 참고)

“사용후핵연료를 임시로 보관하기 위한 저장시설(이하 “임시저장시설”이라 한다)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제20조의2제1항 각 호의 기준에 따른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한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 도, 특별자치도(이하 “시ㆍ도”라 한다)에 건설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는 사용후핵연료의 수량은 각 시ㆍ도의 인구수에 비례하여 정하여야 한다.”

찬성반대기타의견

2. 2021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관리계획>에는, 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를 관리시설에 인도하기 전 해당 핵발전소 부지에 한시 저장하는 “부지 내 저장시설”의 운영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사용후핵연료를 부지 내 저장시설에 보관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반대기타의견

3. 현재 전국 핵발전소 부지에 저장되어 있는 사용후핵연료는 총 512,461다발입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에너지 정책에 따라 최소 10기 노후핵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노후 핵발전소 수명을 연장할 경우 고준위핵폐기물 발생량도 함께 증가할 것입니다. 고준위핵폐기물 정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찬성반대기타의견

문의: 임성희 기후에너지팀장 (070-7438-8512, mayday@greenkorea.org)
변인희 기후에너지팀 활동가(070-7438-8527, bihee91@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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