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자산운용사들은 조속히 삼척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 선언하라

2021.02.05 | 탈석탄

자산운용사 86.7%, 삼척석탄화력 투자 ‘안 한다’

  • 교보AXA, 키움투자 등 상위권 자산운용사 속속 가세
  • 사업비 8,000억원 부족한 삼척 석탄화력발전, 자금 조달 불투명  

국내 18개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현재 건설 중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자금 조달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특히 교보AXA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상위권 자산운용사들이 추가로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작년 12월 말 국내 10개 자산운용사가 삼척석탄화력 회사채 인수 배제 의사를 밝힌 이후 불과 약 한 달여 만에 8개 자산운용사가 추가 동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금일(5일)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등 24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힌 자산운용사들을 홈페이지에 추가로 공개하고,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나머지 자산운용사의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기관은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18개 자산운용사다. 개별 사업에 대한 투자 입장을 밝히기는 거부했으나 최근 그룹 차원에서 탈석탄을 선언해 사실상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자산운용 등까지 포함하면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하는 전체 540조 규모의 채권 자산 가운데 86.7%가 삼척 석탄화력발전 회사채를 실질적으로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4.9조 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약  1조원이 조달되지 않은 채 2019년 본 공사를 시작했다. 공사 개시 이후 사업비 추가 조달을 위해 총  3회에 걸쳐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였으며,  향후  3년간  80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추가로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자산운용사들의 회사채 인수 배제 방침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포스코가 주도하는 삼척화력발전 사업, ‘2050 탄소중립’ 목표 이행에 걸림돌

호기당 용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이대로 완공된다면 발전소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3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탄을 넘어서’의 배여진 캠페이너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30년간 배출할 온실가스는 국내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수준이다”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했음에도 삼척화력발전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가속할 뿐만 아니라 포스코의 탄소중립 목표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한다”라고 지적하였다.

뿐만 아니라 삼척 석탄화력발전 사업은 상당한 수준의 재무적 리스크가 우려된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가 완공되기까지 건설공사비는 애초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증가한 4.9조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총괄원가보상주의에 따르더라도 건설공사비용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다가 현 에너지 정책 기조에 따른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으로 인해 경직성 전원인 석탄발전소의 이용률이  2035년에는  49%, 2050년에는  10%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배여진 캠페이너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및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상향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향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이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을 선언한 자산운용사들은 삼척블루파워의 이와 같은 사업 리스크에 관한 평가와 기후변화 리스크를 반영한 ESG 정책 등에 근거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배 캠페이너는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여전히 석탄화력사업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자산운용사들은 금융산업 흐름에 부합하는 ESG 투자원칙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의 석탄 사업 외면, 금융권 전반의 석탄 투자 논의로 이어지나

채권 자산 규모 기준으로 90%에 가까운 자산운용사들이 삼척석탄화력사업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이상 오는 3월로 예상되는 삼척블루파워의 사채 발행은 상당한 난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들의 고객이자 실질적 투자자인 보험사들도 탈석탄 선언에 나섰고, 국민연금도 기후변화를 “중점관리사안”에 포함하는 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서 석탄 투자의 입지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사채에 대한 시장 수요가 발행물량에 못 미칠 경우 “총액인수” 조건으로 사채 발행을 주관한 증권회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증권사들도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삼척블루파워 회사채의 신용등급에도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9월에 발행된 회사채에 대해 신용평가 3사가 공히 “AA-” 라는 높은 등급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먼저 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평가사가 석탄 사업의 재무적 위험을 제대로 평가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기후솔루션의 윤세종 변호사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석탄 사업이 이미 금융시장에서 투자대상으로서 가치를 상실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며, “삼척화력사업 중단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석탄을 넘어서’는 자산운용사에 이어 증권사, 보험사, 연기금,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인수 중단 캠페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자회견문] 자산운용사들은 조속히 석탄화력발전 투자 중단하라

전 세계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분투하는 와중에, 한국에선 2050년 탄소중립 목표가 선언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7기가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마지막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 석탄화력발전소는 총 4.9조원에 달하는 사업비 중 1조원이 조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2019년 공사가 시작됐으며, 아직 8000억원의 자금이 모자란 상황이다. 

삼척석탄화력발전은 호기당 용량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여 기후위기를 심화시키고 지역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이 선언된 한국에서 2054년까지 가동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것은 모순이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이 마주할 재무적 리스크는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다. 높은 이용률을 전제로 계산된 삼척석탄화력발전의 수익성은 현재의 에너지정책만 그대로 가더라도 2035년에는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조기폐쇄가 지금부터 예상되는 바, 건설의 완공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기후솔루션, 녹색연합 등 24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 탈석탄 공동캠페인 ‘석탄을 넘어서’는 이에 국내 채권투자 규모 상위 30개 자산운용사에 석탄화력 투자 중단을 요구하면서 ㈜삼척블루파워 발행 회사채에 투자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두 달간의 캠페인 결과, 한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18개 자산운용사들이 삼척석탄화력발전 건설을 위해 사용될 회사채를 인수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비공개이나 실질적으로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운용사들까지 포함하면 자산운용사들이 관리하는 전체 530조 규모의 채권 자산 가운데 86.7%가 삼척 석탄화력발전 회사채를 실질적으로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신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BNK자산운용, 마이다스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JB자산운용 9개의 기관은 삼척석탄화력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탈석탄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이는 ㈜ 삼척블루파워의 공사비 자금 조달을 나서서 하겠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하나-UBS자산운용은 모기업인 UBS의 신규 석탄사업 금융중단 선언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나그룹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해외석탄발전 투자로 국제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중 마지막까지 석탄 투자를 하겠다고 버티는 하나금융그룹의 탈석탄 방침 수립을 강력히 촉구한다.

오늘 우리는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위 자산운용사들의 미온적인 태도를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아직까지 탈석탄 대열에 동참하지 않은 자산운용사들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삼척블루파워 발행 회사채 인수 거부 의사를 조속히 밝혀라. 

하나, 향후 국내외 석탄관련 산업에 어떤 형태의 투자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 하라. 

하나, 향후 기후위기가 초래할 재무적인 리스크들을 막기 위해 탈석탄을 포함한 ESG투자 방침을 조속히 발표하라. 

2021년 2월 5일 
석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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