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석탄을 넘어서] 기후위기에 대한 민주노총의 특별결의안 채택을 환영한다

2021.02.09 | 탈석탄

이달 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기후위기 대응 특별결의안이 채택되었다. 결의안은 노동자에게 기후위기로 인한 책임이 전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탄소배출을 해온 기업들의 책임이 중요하다며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석탄을넘어서’는 이번 민주노총의 특별결의안 채택을 진심으로 환영하면서, 정부가 이러한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탈석탄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정의로운 전환의 출발을 열어갈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

정의로운 전환의 전제조건은 노동자들이 생존에 위협받지 않도록 기후위기를 막아내는 것이다. 

기후과학자들은 지난 2018년 인천에서 IPCC 총회를 열고,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막지 않으면, 심각한 위협을 겪게 될 것이라 경고했다. 국제 기후변화 연구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에서는 지구 기온 상승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2029년까지 탈석탄을 달성해야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탈석탄으로 나아가는 것이 시급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러한 요구에 훨씬 못 미치는 미온적인 탈석탄 계획에 안주하고 있다. 우리 노동자들을 위협하는 폭염과 폭우 같이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유발하는 석탄발전소는 계속 건설되고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1.5도가 오른 나중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지금 여기’의 문제다. 인도네시아 자와 석탄발전소에 대한 한국기업의 투자가 결정되었던 지난 6월 충청남도 당진시 현대제철에서는 하청노동자가 작업 중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작년 8월에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폭우 속에서 일하던 노동자 9명이 물에 빠져 사망하기도 했다.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 기후위기의 당사자인 청(소)년들과 ‘석탄을 넘어서’는 2030년 탈석탄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외쳐왔지만, 정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민감한 문제에 응답하기를 주저해왔다.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먼저 이러한 청소년들의 외침에 답변해 왔다. 지난 5일 민주노총은 ‘기후위기 대응, 노동자가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특별결의안을 채택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미 위원장 선거 과정에서 청년단체 청년기후긴급행동이 보낸 설문에 기후위기 시대 노조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2030년 탈석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청(소)년과 노동자들은 기후위기로 심각한 인권침해를 입고 있는 당사자인 만큼 탈석탄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여정에 누구보다 더 목소리를 내고 참여할 자격이 있으며,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참여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석탄을 넘어서’는 다시 한번 민주노총의 특별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면서, 우리 정부가 2030년까지 석탄에서 벗어나는 과감한 탈석탄 결정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의 출발점이자, 탄소배출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생존 가능한 길’을 택할 것을 요구한다.

2021년 2월 9일

석탄을 넘어서(Korea Beyond Co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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