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성급한 삼척블루파워의 공사 재개 시도를 당장 멈춰라

2021.04.01 | 탈석탄

오늘 삼척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맹방해변 침식 방지를 위한 주민토론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삼척 시민과 맹방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우리 ‘석탄을 넘어서’는 이러한 분노의 원인이 된 사업자의 성급한 공사재개 시도를 규탄하며, 당초 공사중지명령을 주도하였던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책임 있는 대처를 요구한다. 

삼척 주민들의 분노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삼척블루파워의 해상공사가 시작된 이후, 맹방해변의 침식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삼척블루파워는 발전소 건설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할 당시에는 대규모 투자와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통해 맹방해변을 제 모습 그대로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19년 해상공사에 착수한 이래 이러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 적이 없다. 지금 맹방해변의 모습은 처참하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그간 주민들은 맹방해변의 파괴를 막고, 삼척시의 자연유산을 지켜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사업자의 태만과 부실 공사를 고발해왔다. 원주지방환경청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2019년 11월경부터 침식저감시설을 제대로 설치할 것을 명하는 이행조치 명령을 산업부에 요청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사업자는 이행조치 기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위한 인허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2020년 12월까지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하겠다는 약속만 늘어놓았다. 

삼척블루파워의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맹방해변의 해안침식 문제는 국정감사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결국 작년 2020년 10월경 원주지방환경청은 침식저감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어 제 기능을 할 때까지 공사를 중지할 것을 산업부에 요청하였고, 그에 따라 산업부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1단계 침식저감시설 설치를 완료하는 것을 조건으로 공사중지명령과 잘못 진행된 양빈과 준설토 적치장 공사 등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침식저감시설 설치 약속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지난 1월에는 이에 대한 2천만원의 과태료 처분까지 이루어졌다.

이렇게 사업자는 그간 행정청의 조치 명령이 있을 때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조치로 일관하다가, 이제는 공사중지명령을 해제해 달라고 뻔뻔하게 나섰다. 원상복구 명령은 거의 이행하지 못했지만, 1단계 침식저감시설의 일부가 완공되어 침식저감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하며, 지난 3월 4일경 산업부, 원주지방환경청, 삼척시 등을 대상으로 침식저감시설 설치 완료 보고회를 진행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공사진행과 관련한 환경피해를 감내해 온 주민들은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그리고 침식저감시설이 규격에 맞지 않는 자재로 시공되고 있고, 해수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 새로운 해양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침식저감시설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주민들의 지적은 전혀 반영되지도 않았다. 삼척블루파워가 해안침식 문제를 해결하면서 석탄항만 공사를 제대로 마무리할 의지와 능력이 있는 것인지 대단히 큰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삼척블루파워의 건설중단 만이 답이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

당시 원주지방환경청은 수차례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삼척 맹방해변을 방문하여 해안침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육안으로도 확인했지만, 산업부에 그 어떤 우려도 전달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다. 침식저감시설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면밀히 봐야 할 원주지방환경청은 맹방해변의 침식을 보고도 눈감고 있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맹방해변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알면서도 공사중지 해제를 협의해주는 것인가.

산업부는 그간 사업자와 충분히 교감이 이루어진 4월 1일에 이르러서야 삼척시청에서 주민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주민 세 명과 전문가 세 명이 패널로 초청된 토론회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코로나로 인하여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하지만, 어떠한 내용이 제시되는지가 담긴 회의자료는 당연히 외부에 공개된 바가 없다. 주민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렇게 사업자와 마련한 토론회에 주민을 일방적으로 초청하며 폐쇄적으로 계획해선 안 된다.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더 많은 주민을 참여하게 하여 그간 지적된 문제에 대한 대답을 듣고,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완벽하게 해소될 수 있도록 진행해야 한다. 또한, 토론자로 전문가만 추가할 것이 아니라, 맹방해변 상황을 지켜봐온 주민, 환경단체와 담당 공무원 역시 토론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식으로 토론회를 진행하고 주민의 의견을 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훗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상공사 재개를 운운하는 것은 산업부와 원주지방환경청이 시민의 권리와 환경보호라는 가치보다는 석탄발전소의 빠른 시공을 이루어 내려는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요구한다. 

하나. 사업자의 말만 믿고 진행되는 삼척블루파워 공사 재개 시도를 당장 멈춰라!

하나. 원주지방환경청, 산업통상자원부,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공사중지명령 해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 전에 침식저감시설의 적법시공 여부와 침식저감 효과부터 제대로 검증하라!

하나. 정부 및 국회는 ‘2030년 탈석탄’을 위한 삼척블루파워 건설 중단 계획을 즉각 마련하라. 

2021년 4월 1일

삼척석탄발전건설반대투쟁위원회, 상맹방1리현안대책위원회, 석탄을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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