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주요 손해보험사 4곳 “신규 석탄발전 보험 전면 중단”

2021.06.22 | 탈석탄

DB손보, 현대해상, 한화손보, 하나손보, “신규석탄 관련 모든 보험 중단”

석탄보험 1위 삼성화재 “운영 보험 제공” 입장 유지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4곳(DB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한화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이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관한 일체의 보험 제공을 중단한다는 ‘탈석탄 보험’을 선언했다. 신규 석탄발전 건설과 운영을 모두 포함하는 전면적인 보험 중단 선언이 나온 것은 국내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DB손보는 나아가 기존에 제공한 석탄보험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국내 금융권에서 ‘탈석탄 투자’가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보험업계에서도 ‘탈석탄 보험’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석탄발전의 전망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척블루파워를 포함한 국내 신규 석탄발전소에 대한 보험 인수 중단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온 전국 탈석탄 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11개사의 ‘탈석탄 보험’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DB손보, 현대해상, 한화손보, 하나손보 4개사는 건설과 운영을 포함한 전면적인 중단을, 삼성화재와 NH손보는 ‘건설 보험’에 한해서만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손보, 메리츠화재, MG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는 무응답으로 집계됐다.

기후솔루션 팽원 연구원은 “추가적인 신규 석탄 건설이 예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 보험 중단만으로는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현시점에서 석탄보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4개 손보사가 이탈하면서 앞으로도 석탄 보험을 제공하겠다는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큰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업계에서도 ‘탈석탄’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8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보험개발포럼(Insurance Development Forum)’에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보험회사들이 석탄사업에 대한 보험인수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보험사들의 보험사”인 재보험업계에서도 석탄 관련 보험 인수를 제한하거나 보장범위를 축소한 재보험사의 비율이 2016년 3.8%에서 2020년 48.3%로 증가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스위스리(Swiss Re)는 2018년에 이미 석탄발전비중이 30% 이상인 회사에 대한 보험 인수를 중단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가 자사의 보험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기후변화를 재무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에서도 ‘탈석탄’이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 건설 중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화력발전소인 삼척블루파워는 지난 17일 건설 비용 충당을 위해 사채발행 수요조사를 진행했지만 아무도 매수 의사를 표시하지 않아 전량 ‘미매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주요 신용평가 3사 역시 최근 민자 석탄화력발전회사 3개의 신용평가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석탄을 넘어서’의 이진선 캠페이너는 “투자시장과 보험을 포함한 모든 금융시장에서 신규 석탄사업에 대한 기피가 뚜렷하다”고 지적하며, “기후변화 위험과 금융산업 위험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신규 석탄사업 중단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2021년 6월 22일

석탄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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