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연금은 신규석탄사업 지속하는 포스코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라

2022.02.25 | 탈석탄

– 2022년 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개최 관련 성명

오늘 열리는 2022년 제1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이 심의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주요내용 중에는 환경, 사회 관련 중점관리사안을 신설하여 기존의 지배구조 중심의 수탁자책임활동 범위를 기후변화 및 산업안전 관련 리스크 대응에 관한 사안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른 후속조치의 하나로써, 개정안이 의결된다면 이제서야 비로소 기후변화 관련 사안에도 기업과의 대화, 주주제안 등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가능해진다.

작년 5월 국민연금이 기후위기 대응을 탄소배출 감축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탈석탄 선언’을 발표했음에도 이제서야 기후변화를 중점관리사안에 포함시킨 것은 너무 늦은 조치다. 국민연금이 그동안 공적연금으로서 수탁자의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예다. 국민연금은 이번 중점관리사안 신설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수탁자 책임활동과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 

특히 녹색연합은 국민연금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기업이자, 삼척에 신규석탄화력발전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포스코에 대한 기업관여활동을 촉구한다. 포스코는 최근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수소,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하고 친환경 미래소재 그룹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시민사회에서 수없이 문제제기해 온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신규석탄화력발전사업은 그대로 지속 중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앞으로 석탄발전비중이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규 건설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그 어떤 사업보다도 높은 기후리스크를 지니고 있다. 이는 작년 석탄을 넘어서가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회사채 투자 중단 캠페인 결과 초래된  2021년 6월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전량 미매각 사태 등을 통해 이미 증명되고 있다. 강화된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 정책에 따른 사업안정성 저하를 이유로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삼척블루파워 신용등급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의 차원에서라도 국민연금은 포스코의 신규 석탄화력발전사업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도 한국의 포스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 연기금 및 투자자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최대배출기업이자 석탄기업인 포스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국의 국민연금은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녹색연합은 포스코에 대한 적극적인 기업관여활동을 국민연금에게 요청한 바 있지만, 제대로 된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의 지분 9.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연기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무책임하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이 주주활동을 시작하더라도, 국민연금의 현행 적극적 주주권 활동 가이드라인은 주주제안까지 3~4년의 시간이 소요되며, 2050 탄소중립 선언 이후 급변하는 정부정책 및 기업환경에 대응하기에 너무 느리다. 중점관리사안 지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효성 있는 주주활동을 위한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지금껏 늑장을 부리면서 수탁자로써의 의무를 방기해 왔지만 이제는 더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국민연금은 지금 당장 포스코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시작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며 좌초자산의 위험을 야기하는 석탄발전소를 추진한 책임을 포스코 이사회에 물어야 한다. 포스코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과 같은 탄소배출량 상위 기업에 대해서도 석탄사업의 빠른 중단, 파리협정에 부합하는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기후 관련 기업정보의 공시 등을 요구하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공공연금으로써, 국민들의 노후자금으로써 국민연금이 기후위기로 인한 사회적 위험을 줄이는데 앞장설 것을 요구한다. 

2022년 2월 25일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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