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법을 악용하여 3·8 여성대회 개최를 방해한 극우세력의 집회 신고를 묵인·방조한 종로경찰서를 강력 규탄한다!

2026.02.11 | 환경일반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매년 열리는 한국여성대회(이하 ‘3·8 여성대회’)는 세계 각국 여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투쟁, 여성의 참정권 획득이라는 역사적 흐름을 이어오며, 그해 한국 사회가 직면한 주요 여성·성평등 의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기념 행사다. 한국에서는 1985년 3월 8일, 전쟁과 군사독재로 단절되었던 세계여성의 날이 부활해 광장으로 복원되어 제1회 3·8 여성대회가 개최되었다. 이후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의 주관으로 40년 넘게 전국의 여성과 시민들이 모여 여성 인권과 성평등 사회 실현을 향한 힘과 연대를 확인하는 축제의 장을 만들어왔다.

올해로 제41회를 맞이하는 3·8 여성대회는 개최 장소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법을 악용한 극우세력의 ‘자리 선점’이라는 방해와 이를 방조한 경찰 때문에 준비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였다. 

3월 7일에 열릴 3·8 여성대회는 “빛의 혁명을 완수하라”라는 슬로건으로 지난 탄핵광장에서 함께 그렸던 사회개혁의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연대장으로 마련하고자 경복궁 동십자각, 서십자각에서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집회 신고를 준비하였다. 그러나 광화문 주변의 집회신고는 극우세력이 365일 24시간 상시 대기하며 집회 장소를 선점하고 있어 관련 법에 따라 행사 30일 전(약 270시간 전)인 자정에 가도 장소를 확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여성연합은 관할서인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전날(2/4(수)) 새벽 6시부터 줄을 서며 대기하였다. 집회 신고 6시간 전(2/4(수) 오후 6시경)에 경찰과 서십자각-동십자각 구간 선순위를 확인하는 한편 집회 구간, 행진코스 등을 상세 협의하였고, 이에 장장 18시간(2/4(수) 오전 6시~2/5(목)  자정) 줄을 서서 대기한 끝에 신고 시간(2/5(목) 자정)에 맞춰 신고 절차를 마무리하였다. 

그러나 당일 아침(2/5(목) 오전 9시경)에 경찰로부터 해당 장소 사용에 대해서는 집회 신고 2순위가 되어 제한통고가 나갈 것이라는 날벼락 같은 연락을 받았다. 알고 보니 여성연합보다 늦게 온 극우세력이 서십자각-동십자각 구간 집회 개최 1순위가 된 것이었다. 이들은 이른바 극우 채널을 운영하는 미디어 단체로, 수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장기적으로 집회 신고를 벌여온 행위가 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해당 단체는 그들 자신의 집회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신고를 하지만, 다른 이들의 집회를 막기 위해서도 단체의 조직력을 이용해 신고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집회 신고를 위해 줄을 서서 대기했던 단체는 극우정당(세종대로 신고 예정)과 여성연합(동십자각, 서십자각 신고 예정)이었다. 2/5(목) 자정이 다 되어서 극우단체가 신고를 하려고 도착했는데, 이들은 여성연합이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집회 장소 선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첫 번째 신고 접수자인 극우정당을 통해 대리 신고를 했다. 대리 신고는 당사자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직접 방문하여 신고하지 못할 경우 대리인에게 위임하여 신고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직접 신고하러 왔던 극우세력은 본인들이 1순위가 아닌 것을 확인하고 법을 악용하여 장소를 선점한 것이다. 여성연합은 강력하게 항의하였지만 경찰은 대리 신청이 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집회 신고를 받을 당시 극우세력의 부정의하고 부도덕한 행태를 제지하지 않고 법을 악용하게끔 방조하였다.  

극우세력들의 이러한 행태는 조직력과 자원을 동원하여 다른 집회와 목소리를 공적 공간에서 배제한다. 3·8 여성대회를 앞두고 발생한, 사회정의와 윤리를 파괴하는 이와 같은 관행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훼손하고, 여성의 인권과 성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극우세력의 이러한 조직적이고 장기적인 집회 신고를 벌여온 행태는 어제오늘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찰은 「대한민국 헌법」 제21조가 명시한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책무를 지닌 기관이다. 그럼에도 종로경찰서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행위를 묵인·동조하고 이를 방조했다.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집회를 할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한 것이다. 

우리는 법을 악용하여 집회 장소를 선점한 극우세력의 행태에 동조하고 방조한 종로경찰서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찰은 법을 악용하여 집회 신고 남용과 위임장 동원하여 장소를 선점하는 행태를 더 이상 방조하지 말고, 집회·결사의 자유의 권리가 보장되도록 즉각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6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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