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홈구장, 넘쳐나는 쓰레기에 대책 없어.

2023.10.04 | 폐기물/플라스틱

– 사용금지된 일회용 플라스틱 막대풍선, 야구장에서 버젓이 사용
– 일회용 플라스틱을 종이로 대체, 그린워싱이라 비판 이어져
– 분리배출 없는 쓰레기통, 쓰레기 배출 실태 심각

대규모 스포츠 시설인 야구장이 일회용품 다량 배출과 쓰레기 분리배출의 사각지대로 확인되었다. 녹색연합이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홈구장 총 9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야구장에서 사용이 금지된 일회용 합성수지재질의 막대풍선이 사용되고 있었고, 관람객이 배출하는 모든 쓰레기가 혼합되어 배출되는 등 쓰레기 분리배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로야구 10개 구단과 KBO는 쓰레기 저감 방안을 마련하고, 분리배출 개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환경부는 전 체육시설 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법으로 사용금지된 일회용 합성수지 막대풍선, 여전히 야구장 안에서 사용 중

지난 2022년 11월 24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체육시설에서의 합성수지재질의 일회용 응원용품(막대풍선, 비닐방석 등)은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10개 구단이 홈구장으로 운영하는 9곳의 경기장 중에서 막대풍선 사용 금지가 법률에 의거한 내용이라는 사실을 고지한 곳은 단 한 곳 밖에 없었다. 일부 구단은 법률에 따른 금지품목임에도 환경부와의 자발적 협약에 따라 사용을 제한한다고 안내하고 있었고, 일부 경기장(잠실과 광주) 입구에서는 일회용 막대풍선을 버젓이 판매해 관람객들이 사용하고 있었다. 체육시설에서 사용이 금지된 일회용품에 대해 구단은 관람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고, 반입 금지를 위한 홍보와 계도도 없었다.

사진1.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안에서 막대풍선을 들고 응원 중인 관람객들

‘친환경’으로 둔갑한 종이 응원봉, 그린워싱 비판 이어져. 

심지어 기아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는 또 다른 일회용 응원용품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아타이거즈는 종이 응원봉인 페이퍼스틱스를 출시했다. 그러나 사용 중에 찢어지거나 땀이나 물, 비에 젖으면 버릴 수밖에 없어 내구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기아타이거즈는 우천으로 인해 파손된 제품에 대해 보상판매하겠다고 했지만 야구팬은 실질적 대안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심지어 기아타이거즈 야구장 주변에는 외부 업체의 홍보용품으로 종이 응원봉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었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사용 규제가 플라스틱만 아니면 된다로 이어져 일회용 종이 응원봉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질이 무엇이든 한번 사용하고 버린다면 일회용품에 불과하며, 이를 친환경이라 할 수 없다. 이미 8개 구단은 다회용 응원봉을 판매하고 있고, 이로 인해 일회용 응원봉 쓰레기는 전혀 발생하고 있지 않다. 기아타이거즈와 두산베어스가 출시한 페이퍼스틱스가 그린워싱이라고 비판받는 이유다.  

일회용 합성수지재질 응원봉 KIA타이거즈 공식 종이 응원봉 경기장 밖에서 나눠주는
홍보용 종이 응원봉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사진2. 일회용 응원봉의 종류 

야구장, 30년 동안 분리배출 사각지대

2018년 환경부가 발표한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 스포츠시설에서 발생한 폐기물 총 6,176t 중 약 35%인 2,203t이 야구장에서 발생했다. 야구장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양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모든 쓰레기가 혼합되어 버려지는 현장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쓰레기 분리배출을 시행했지만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야구장은 분리배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모든 홈구장, 총 9개 구장 모두 쓰레기를 분리배출하지 않았다. 음료가 담긴 컵, 잔반이 남은 음식 용기, 캔, 페트병과 일회용 플라스틱컵, 종이 상자와 봉투가 하나의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있었다. 심지어 음식물쓰레기통이 적절히 배치되지 않아 남은 음식물과 음료가 모두 섞인 채 버려졌다. 정확한 배출 품목에 대한 안내가 없어 관람객이 분리배출에 대한 의사가 있더라도 이행할 수 없는 구조다.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 
KT위즈의 홈구장인 수원KT위즈파크
기아타이거즈의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대전 야구장의 쓰레기통 안의 모습

체육시설 내 식품접객업도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야구장 내 일회용품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명확하다. 

첫째, 자원재활용법에서 사용이 금지된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에 대한 정확한 안내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이 야구장 내에서 사용된다는 것은 구단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의 반입을 금지할 수 있는 계도와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운영해야 한다. 경기 직후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분리배출이 어렵고 쓰레기가 쌓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미 가정, 회사, 학교뿐 아니라 카페, 식당에서도 분리배출을 안내하고 시민들은 지침대로 배출한다. 왜 야구장만 사각지대가 되어야 하는가. 미화노동자에게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다량의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경기장, 모든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는 시스템이라면 경기 중 중간수거, 미화노동자들의 쓰레기 분리 강화 등으로 쓰레기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기초적인 분리배출 체계를 갖추고 야구장 내 전광판이나 장내방송, 구단 SNS 등을 통해 분리배출에 대한 안내와 교육을 해야 한다. 배출 거점마다 미화원을 통해 안내한다면 관람객들은 분리배출을 실천할 수 있다. 

셋째, 체육시설 내 식품접객업이나 휴게음식점업도 일회용품 사용 규제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라는 특성상 다회용기로 대체가 가능하다. 지난해 잠실야구장의 35개 경기에서 진행된 다회용기 시범사업 결과 경기당 5,418개가 일회용기가 저감되어  폐기물이 경기당 127kg 감축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야구장 내 음식을 담은 음식용기와 컵이 다회용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최근 일부 구장에서 다회용기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거나, 한달의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구단에서 다회용기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지원해야 한다. 

주요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로야구, ESG 경영은  프로야구 운영 구장부터 이행하라.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약 40년의 역사를 가진 국민스포츠다. 2023년 프로야구 평균 관중 수가 1만 명을 돌파했고 지난 8월에는 누적 관중 600만 명을 넘어섰다. 야구장은 어린이, 청소년도 관람이 가능하고, 가족 단위로도 많이 찾는 스포츠다.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이상으로 경기장 내에서 소비하는 음식물이 많은 만큼 쓰레기도 많이 배출된다. 

기후위기 시대, 많은 기업이 ESG 가치를 경영전략으로 삼고 있다. 주요 대기업인 삼성, SK, LG 뿐 아니라 신세계, 롯데, 한화, KT, 두산, 엔씨소프트, 기아자동차, 키움증권*이 프로야구 구단을 운영한다. 이 기업 또한 ESG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회적 책임도 막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기장 내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단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키움히어로즈는 서울히어로즈라는 법인이 소유, 키움증권 주식회사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음. 

ESG 경영이 단순히 유행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종의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각 구단이 운영하고 있는 구장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ESG 실천을 한다면 운영구장의 환경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쓰레기 배출량 1위 스포츠시설이라는 야구장의 오명을 벗기 위한 구단의 노력을 촉구한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계기로 환경부는 전 체육시설 내 일회용품 사용 저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3년 9월 24일
녹색연합

<첨부> 자료 목록 / 여기를 클릭하시면 별첨자료를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1. [별첨1] 야구장 내 일회용품 사용 및 쓰레기 배출 실태 조사 결과 조사 개요 
– 조사개요
– 조사결과
– 구장별 조사결과

  1. [별첨2] 사진과 영상자료
    – 주요사진
    – 구장별 사진
  1. [별첨3] 2022년 잠실야구장 다회용기 운영결과 자료

* 문의
녹색사회팀 허승은팀장(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녹색사회팀 진예원 활동가 (070-7438-8536, salromhi@greenkorea.org)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