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1년을 앞두고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제주도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도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1회용컵 보증금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1회용컵 보증금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한 1회용컵 보증금제 전국시행에 첫번째로 필요한 것으로 전국 확대 시행을 꼽았고, 종이컵 실내 사용에 도민 93%가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지난 10월 제주도 내 일회용컵 반환율이 70%에 이르렀던 결과와 80% 이상의 도민이 제도 취지에 공감하고 확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제주도에서 정책의 효과는 확인되었다. 이제 환경부는 제주의 1회용컵 보증금제의 성과를 토대로 조속히 전국 시행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조사는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제주도민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 14일부터 11월 20일까지 총 6일간 진행했으며, 구글 서식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 100%로 진행하여 총 567명(도민 553명, 도민 외 14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의 주요 내용은 1회용컵 보증금제 인지 및 제도 취지에 대한 공감 정도, 보증금컵 사용 여부, 반납 방법,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지 여부, 전국 시행 시 필요한 정책, 매장 내 일회용 종이컵 사용 허용에 대한 의견 등이며 한국환경회의와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공동주최하고 녹색연합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공동주관했다.
먼저 1회용컵 보증금제도의 제주지역 시범지역 지정에 대한 인지 정도와 더불어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제주지역이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것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93%에 달했다.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해서도 91%가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1회용컵 보증금제가 제주도에 실시되고 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적절하게 이뤄지면서 인식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실제 1회용컵 보증금제 참여여부와 보증금컵 반환방법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83%가 1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한 카페를 방문해 보증금컵을 제공받았다고 답변했다. 보증금컵 반납 시 가장 많이 이용한 방법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에 해당하는 52%가 제공받은 업체에 다시 반납했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주민센터나 재활용도움센터 등 공공반납처에 반납했다는 응답이 18%, 다른 업체 반납이 7%,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반납기를 이용했다는 응답이 4%로 뒤를 이었다. 반납방법을 몰라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 했다는 응답은 6%에 불과했다. 앞서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상황과 더불어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도민의 이해가 높다는 점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교차반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반납이 어렵다는 일각의 우려에도 도민들이 적극적으로 반환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응답자 다수가 1회용컵 보증금제 참여 경험이 있는 상황에서 1회용컵 보증금제 제도 취지에 공감하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82%가 공감을 표시했다. ‘보통이다’ 라는 답변은 7%,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1%에 불과해 당초 처음 시행될 당시 소비자 불편이나 보증금제 참여 업체를 회피하는 등 소비자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란 일부의 예측이 빗나갔다는 것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1회용컵 보증금제가 1회용컵의 투기를 예방하고 재활용을 촉진한다는 점과 이로 인해 다회용기의 사용이 늘어나는 순기능에 대해 소비자들이 크게 호응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에 따라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85%가 찬성 입장을 내보였다.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9%에 불과해 제주도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한 지 1년, 제도 참여는 물론 제도의 취지와 효과에 도민들이 크게 호응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확대가 꾸준히 요구되는 가운데 도민들이 생각하는 전국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 46%가 1회용컵을 사용하는 카페를 대상으로 전국 확대 시행에 나서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제주도 참여 업체에 대한 애로사항 청취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이 22%,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도 홍보 및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이 19%, 제도 적용을 위한 대상업종 연구조사가 8%로 뒤를 이었다. 기본적으로 제도의 전국 시행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다는 점은 이번 제도의 필요성에 도민들이 적극 공감하고 있음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것이며, 그간 시민사회에 꾸준히 요구되어 온 전국 확대시행의 필요성을 1회용컵 보증금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강하게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끝으로 최근 1회용품 규제 철회의 핵심 품목인 종이컵의 매장 내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답변이 75%에 달하는 등 정부의 종이컵 실내 사용을 허용한 조치에는 93%에 달하는 도민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도민들은 매장 내 종이컵 사용 허용이 1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시행과 확산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결과로 1회용컵 보증금제에 대한 도민인식 수준이 상당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1회용컵 보증금제 경험이 많고, 참여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1회용컵 보증금제 참여가 제도 취지의 공감을 불러옴은 물론, 제도의 유지와 더불어 전국 시행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로써 1회용컵 보증금제의 시행이 상당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더불어 소비자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음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는 1회용품 규제 완화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도민들은 일회용컵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용한 일회용컵의 재활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실제 종이컵 실내 사용에 대한 도민들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방침에 도민사회가 반대하고 있음이 명확한 것이다.
곧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1년이 된다. 환경부는 선도지역 1년의 성과 등을 바탕으로 전국 시행을 추진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도민들의 인식이 분명하게 전환된 제주도의 성과는 1회용컵 보증금제의 효과를 명확히 보여준다. 환경부는 제주도의 성과 분석을 통해 전국 시행을 준비해야 한다. 자율시행 등을 압박하며 제도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 세계가 1회용품 규제에 발 벗고 나서는 상황에 한국 정부만 역행하고 있지 않은가. 환경오염을 막고 국민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이려면 1회용품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는 필수적이다. 더군다나 기후위기 시대, 환경위기의 시대에 쓰레기 문제해결의 첨병인 1회용품 규제 강화는 시대적 요구다. 1회용컵 보증금제 역시 다르지 않다. 1회용컵 보증금제를 발판 삼아 국내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나아가 1회용품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23년 11월 30일
한국환경회의/ 제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기후위기대응위원회/녹색연합/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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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녹색사회팀 허승은팀장(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녹색사회팀 진예원 활동가 (070-7438-8536, salromhi@green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