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일회용 수송 포장재 규제도 포기한 환경부를 규탄한다.

2024.03.07 | 생활환경, 폐기물/플라스틱

오늘(3/7), 환경부는 수송 포장재 규제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수송포장 기준에 대해 2년간 계도기간을 운영해 제도 적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수송 포장재 폐기물 저감을 위한 포장재질ㆍ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이하 제품포장규칙)은 2022년 4월에 개정되었음에도 업계의 준비를 이유로 이미 제도 시행을 2년간 유예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업체들의 의견 제출·조율을 핑계로 제도 시행 두 달을 앞두고 수송 포장재 정책을 포기했다. 그간 2년간 환경부와 업계가 27차례 간담회를 했음에도 준비를 못했다면 명백하게 환경부의 직무유기다. 그러나 준비가 되었음에도 업계의 요구에 시행을 포기한 것이라면 환경정책 포기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민의 안전을 무시하고 무책임한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환경부를 규탄한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면서 택배 이용량이 점점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택배 수요는 급증했고 택배 포장재 저감 대책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졌다. 대부분의 택배 포장재는 한번 사용 후 버려지기 때문에 택배량만큼 쓰레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생활물류분야의 총 택배물량은 36억 2천만 개이며, 택배 이용 횟수는 국내 경제활동인구 1인당 128.4회에 이른다. 이는 전년대비 물량은 7.59% 성장하고, 이용 횟수는 6.4회 증가한 수치다. 2012년에 이용된 택배 물량은 14억 개로 10년 만에 2.6배가 증가했다. 

택배에 사용되는 수송 포장재는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자원재활용법에서 1회용품의 사용 억제와  포장 폐기물의 발생 억제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제품포장규칙에서 제품의 종류별 포장 공간 비율과 포장횟수를 제한해 포장 폐기물을 발생을 제한하고 있지만 수송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 포장에 대해서는 예외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부는 2022년 4월 제품포장규칙을 개정해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목적의 제품 포장에 대해 포장재의 사용량과 포장횟수를 제한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수송포장 방법’으로 포장횟수(1회 이내)와 포장공간비율(50% 이하)이 도입했으나 수송 포장재 기준에 대해 인력 추가 고용과 시스템 개선에 대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를 대변하며 결국 제도 시행을 2년간 계도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계도기간 중에는 일회용 수송포장 방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일회용 수송 포장에 대한 규제는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환경부가 해야 할 정책은 포기하고 업계와 업무협약을 맺고 개선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시민들은 기만하는 것 아닌가. 

이미 수송 포장재 결정을 앞두고 ‘제2의 종이빨대’ ‘제2의 일회용컵 사태’가 우려된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온 상황이다. 환경부가 환경정책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 전례가 있기에 환경부에 대한 신뢰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이번 유예 결정은 환경부가 양치기 소년처럼 신뢰도가 없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남을 것이다.

이미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개선 요구는 새롭지 않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요 새벽배송 서비스에서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꼽은 부분이 과대포장(24.1%)이다. 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과대포장으로 검색해도 수만건의 검색어가 나올 정도이며, 과대포장 금지, 과대포장 아웃, 과대포장 줄이기 등 과대포장을 줄여야 한다는 시민의 인식과 행동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제품 구매 이후 포장재 사용량을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과대포장은 소비자에게 죄책감을 높이고 있다. 

며칠 전 폐막한 제6차 유엔환경총회에서 발표된 글로벌 자원 전망(Global Resource Outlook) 자료에 따르면 소비와 생산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없다면 천연자원이 2020년 수준보다 60%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포장폐기물을 줄이는 방법은 명확한다. 포장재 양을 줄이고, 불필요한 포장을 제한하며 재사용 포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수송 포장재 기준을 예정대로 시행하라. 재사용 포장재 의무화와 일회용 포장재 저감을 위한 규제를 강화하라.

2024년 3월 7일
녹색연합

*문의) 녹색사회팀 허승은 팀장 (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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