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에서 <함께 green 사계>라는 싱그러운 제목에 이끌리어 내용을 읽어보았다. 각자 생활 속에서 실천 후 인증하면서 노력해볼 수 있는 생활밀착형 프로젝트인것 같아 냉큼 신청했다. 워킹맘이라는 핑계로 주문하고, 사먹고, 뭔가 사주면서 육아를 했다는 뿌듯함을 느끼곤 했지만 한편 어딘가 계속 불편했던 나로서 이런 불편해질 각오를 하고 억지로라도 ‘환경을 생각하는 시간’을 루틴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여는 모임 때에는 종이와 나무를 아끼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빙고 게임을 했는데, 게임을 하면서도 화면 저편에 있는 분들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둘러보았다. 모두 모르는 얼굴이지만 왠지 반가운 것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처럼, 아니 나보다 훨씬 더 크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지워지는 볼펜을 쓴다던지 신박한 방법도 알게 되었고, 내가 나름 신경써서 실천하고 있는 올바른 멸균팩 분리배출에 대해 직접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기도 했다.
<함께 green 사계>에 참여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 하면 손수건을 쓰는게 자연스러워진 점이다. 사실 고백하면 이전까지는 손수건이 가진 환경적 장점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멋을 위한 아이템으로만 생각했던 편견이 있었다. 페이퍼타올로 손의 물기를 싹 닦던 습관을 버리고 손수건을 빨아서 바짝 말려 네모모양으로 접어 가지고 다니기 시작하니, 집에 돌아다니던 손수건들이 애물단지가 아닌 소중한 아이템이 되었다. 물티슈는 원래 쓰지 않았지만 페이퍼타올까지 안쓰게 되자 물티슈는 더욱 더 쓰지 말아야겠다는 굳건한 의지가 솟아났다. 활동하는 기간이 봄이라 아이들과 떠나는 나들이길도 생기고는 했는데 플라스틱병에 담긴 음료수는 왜 사지 않는지 확실히 말해주고, 각자 쓸 손수건도 챙겨주니까 아이들이 좋아했다. 아이들에게도 습관이 될 수 있게 챙겨줘야겠다.
아직까지 습관이 되지않은 일상 행동을 꼽자면, 부끄럽지만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이다. 음료수를 자주 사먹지도 않고 거의 종일 사무실에 앉아있다보니까 종이컵을 쓸 일은 없겠지 했는데 웬걸, 첫 주부터 많은 난관이 있었다.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사람들이 차가 담겨있는 종이컵을 건네주기도 했고, 식당에 가서 한끼 먹으면서도 물은 종이컵에 나오는 집이 더 많아졌다. 민망스러워도 내가 지금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 중이니 종이컵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물은 사무실에 들어가서 먹겠다고 이야기했다. 종이컵에 매실차를 먹으면서 햇살샤워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후끈거리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괜히 맨손체조를 했던 순간도 있었다. 이번 <함께 green 사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텀블러용 손잡이가 있다는 것도, 손수건 챙기듯이 습관화 되려면 나에게는 작은 크기의 텀블러가 잘 맞는다는 것도 알게 되어서 텀블러를 계속 사용해볼까 한다.
서재철 전문위원님이 나누어주신 강의 내용에서 알게된 내용은 매우 슬펐다. 이미 수많은 나무들이 고사하는 가운데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구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을 넘어 나부터라도 직접 행동하면서 그 마음의 빚을 10000의1이라도 탕감받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 마음이 들어서인지 <함께 green 사계 : 나무 곁에 서는 봄>을 만들어주시고 함께 참여한 분들께 감사하다. 의지가 약하지만 무언가 실천하고 인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다가오는 여름, 가을, 그 다음 겨울까지 꾸준히 활동에 참여하면서 일년 내내 환경을 보호하는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봄에는 79명이 함께 동행했는데 여름, 가을, 겨울에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글. 참가자 황혜진님
🌊 <함께 green 사계 : 바다에 드는 여름>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해양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물을 절약하는 행동을 함께 실천하면서 시민의 힘으로 바다를 더욱 푸르게 만들어 보아요! 이번에는 해양쓰레기를 직접 줍는 함께 행동이 마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신청하기 👉 https://bit.ly/함께그린사계_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