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에서 카카오 채널로 9월~10월 두 달 동안 쓰레기 없는 지구를 위한 방법들을 배우고, 실천하고, 서로 소통하며 녹색시민으로 함께 나아가는 프로그램의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보내 와 <함께 green 사계>에 신청했습니다. 프로그램은 오리엔테이션, 6주간의 일상행동과 온라인 강연(함께행동)으로 이루어졌고, 네이버 밴드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어요.
저는 한살림이라는 유기농 먹거리 생활협동조합에서 조합원으로 자원 활동을 하면서 환경오염과 기후위기에 대한 실천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조합원들에게 환경문제를 알리고 자원순환 캠페인이나 환경교실 등을 통해 실천을 독려하는 활동을 해 왔습니다. 백수가 제일 바쁘다는데 제가 그런 것 같아요. 바쁘긴 하지만 그래도 <함께 green 사계>와 같이 매일 매일 실천하고 사진으로 인증하는 프로그램(실천과 인증 외에도 배우는 게 많아요~)을 신청하는 데는 이유가 있답니다.
지역적 문제라고 생각했던 환경오염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되기는커녕 점점 더 심각해졌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 우울했어요. 개인들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고 분리배출을 열심히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음식을 남기지 않고 쓰레기를 줍는다고 지구의 가열화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물론 개인의 실천도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그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본질적인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기에 일상의 실천들이 결국엔 부질없는 짓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죠. 기후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오히려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탄소중립이라는 말은 공허하게 남발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국가를 보며 소위 ‘기후 우울’을 겪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라는 애물단지에 발목이 잡혀버린 저는 기후위기를 모른 채 하고 살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러려면 뭔가 대책이 필요했어요. 리베카 헌틀리가 쓴 「기후변화, 이제는 감정적으로 이야기할 때」를 읽고 찾아낸 나름의 처방전은 <함께 green 사계>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즉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힘을 얻는 거였어요. 실제로 저는 6주간 <함께 green 사계 : 가을> 밴드에 참가자들의 인증글이 올라올 때면 휴대폰의 충전 눈금이 하나씩 채워지듯 에너지가 충전되었답니다. 기후위기의 전망은 밝지 않지만, 지옥도 동지와 함께라면 견딜만 하다잖아요ㅎㅎ
제게 텀블러, 손수건,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분리배출 제대로 하기, 외식 대신 집밥 먹기, 과소비하지 않기 같은 실천은 일상이 된지 오래에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그래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사용(1주차), 쓰레기 줄이는 추석 보내기(2주차)처럼 미션을 실천하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은 주도 있었지만, 녹색시민의 의생활 실천하기(3주차)와 같이 노력이 필요한 주도 있었어요.
<함께 green 사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실천은 최근 몇 년 간 양말에 구멍이 생기면 새 양말을 샀는데, 이번에 버리지 않고 모아둔 양말을 꺼내 수선해 신은 일이에요. ‘수리권’이라는 개념은 몇 년 전 읽었던 「리페어 컬쳐」라는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수리해 사용하는 것보다 새 것을 사는 것이 더 편리한 세상이라 수리할 필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고, 수리문화가 확산될까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었어요. 하지만 수리상점 곰손에서 활동하시는 혜몽님의 강의는 버리고 새것을 사는 것이 아닌 고쳐 쓰는 것에 대해 달리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생산과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데, 그렇다면 ‘수리’는 굉장히 유의미하고 파격적인 실천 아니겠어요?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어 우리는 올해 여름처럼 극한 날씨를 계속 겪게 될 거예요. “어차피 인류는 멸망할 건데 유별나게 굴지 말고 그냥 편하게 살아!” 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삶을 살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 저는 앞으로도 작은 실천이든 뭐든 계속 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짧아진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을 생각하니 얼마나 추울까 너무 걱정되고 우울해지려고 하네요. 당장 <함께 green 사계> 다음 시즌(겨울)을 신청해야겠어요!
글. 참가자 김은영님
문의. 녹색연합 녹색사회팀 진예원 (070-7438-8536, salromhi@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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