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전 세계 시민 1,000여명, 부산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 촉구 대규모 행진

2024.11.24 | 폐기물/플라스틱

  • 국제 플라스틱 협상회의 열리는 벡스코 주위 도는 경로로 행진
  • 플뿌리연대 “플라스틱, 재활용은 눈속임…생산감축안 필수”
  • 참여 시민 “각국 대표, 특정 산업 아닌 시민 목소리 대변해야”

오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를 앞두고, 전 세계 시민 1,000여 명이 강력한 협약을 촉구하며 대규모 평화 행진에 나섰다.

UN 회원국은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5차례 협상회의를 통해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2022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의 협상회의를 진행했지만 강력한 협약 체결을 지지하는 국가의 ‘생산 자체를 감축하자’는 주장과 약한 협약 체결을 원하는 산유국 등의 ‘재활용 포함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자’는 주장이 대립하며 유의미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5차 협상회의는 협약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 뽑는 연대)는 23일 벡스코를 중심으로 전 세계 시민 1,000여명과 함께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협상에 참여하는 전 세계 지도자에게 특정 산업의 입장이 아닌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강력한 생산감축을 포함하는 협약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행진은 ▲플라스틱 오염 발생(제1거점) ▲시민의 목격과 대응(제2거점)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제3거점)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전개됐다. 출발 지점에는 플라스틱 수도꼭지 조형물 등을  설치해 플라스틱 오염의 심각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코스튬으로 오염 문제를 강조했다. 도착점에서는 시민이 모여 ‘플라스틱, 이제 그만(No More Plastic)’ 메시지 현수막에 손도장을 찍으며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지지에 힘을 더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 시민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노현석 부산환경운동연합 협동사무처장은 사전 발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은 생산에 5초, 분해에 50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이는 1907년 최초로 생산된 인공 플라스틱조차 아직 분해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런 플라스틱을 매년 4억톤 이상 생산한다. 플라스틱 오염은 한 기업이나 국가가 해결하기엔 너무 먼 길을 왔다. 세계 정부와 기업이 나서 플라스틱 재질 개선과 생산량 감축에 나서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국민 기본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아동 등 60여명이 헌법소원을 청구, 일부 승소한 ‘아기기후소송’ 당사자 중 한 명인 김한나 어린이(9세)는 “저는 어린이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 플라스틱 쓰레기로 돌고래, 바다거북 등 소중한 해양생물이 죽고 있으며, 우리 몸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쌓인다. 이런 상황에서 플라스틱을 새로, 더 생산한다면 지구 생명을 플라스틱과 맞바꾸겠다는 것이다. 생명과 플라스틱 생산을 맞바꾸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세미 플라스틱 추방연대(BFFP) 글로벌 정책고문은 사전 발언에서 “플라스틱 전 생애 주기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 플라스틱에는 1만6000개가 넘는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중 4200가지가 사람과 환경에 유해한 것으로 분류돼있다. 하지만 현재 플라스틱의 원재료부터 화학물질 유해성 등에 대한 투명한 데이터가 매우 불충분한 상태다. 따라서 플라스틱 전 주기에 대한 관리와 보고의무, 투명성 등이 보장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아르피타 바갓 세계소각대안연맹(GAIA) 아태 사무국 플라스틱 정책사무관은 “이번 5차 협상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오염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첫 회의다. 아시아는 피해지역임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타국에서 쓰레기를 수입하고 있으며, 그 수입량이 전체의 74%에 달한다.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가 위해 전 세계 지도자들은 플라스틱 전 주기를 포괄하는 구속력 있는 규제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률 그린피스 시민참여 캠페이너는 “행진에 참여한 시민은 한 목소리로 각국 정부 대표단에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오늘 행진엔 300여명이 참여했던 지난 4차 협상회의 보다 많은 시민이 모였다. 이는 마지막 협상 회의에 거는 시민의 기대와 요구가 크다는 방증이다. 제5차 협상회의  개최국이자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 소속인 한국 정부는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협상장에서 강력한 생산 감축 목표를 위해 앞장서야한다”고 말했다.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는 “INC5 개최국이자 세계 4위의 플라스틱 원료 생산국인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에 막중한 책임을 지닌다. INC4 까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장에서만큼은 ‘생산 감축’ 입장에서 강력하게 의견을 개진해야하며, 지난 2년간 후퇴한 국내 자원순환정책 역시 정상화해 협상 입장과 국내 정책의 맥락을 통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한국은 원유 정제 용량이 세계 5위고 에틸렌 생산 규모는 세계 4위인 플라스틱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결코 플라스틱 오염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특히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장기적인 산업 전환을 이룰 수 있는 큰 변곡점이다. 이를 고려해 국내 플라스틱 산업 역시 생산감축을 기반으로 한 다회용기·재사용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23일, 전 세계 시민 1,000여 명과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가 벡스코를 중심으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플뿌리연대
23일, 전 세계 시민 1,000여 명과 16개 환경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가 벡스코를 중심으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1123 시민행진’에 나선 가운데, 행진 도착점에서 시민들이 ‘플라스틱, 이제 그만(No More Plastic)’ 메시지 현수막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 사진=플뿌리연대
23일 부산 올림픽공원에서, 16개 환경단체가 모인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와 시민이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 지지를 촉구하며 대규모 행진에 나선 가운데, 행진 전 진행된 사전 발언에서 유새미 녹색연합 활동가(맨 오른쪽)가 시민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플뿌리연대
23일 부산 올림픽공원에서 16개 환경단체가 모인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와 시민이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 지지를 촉구하며 대규모 행진에 나선 가운데, 행진 전 진행된 사전 발언에서 아르피타 바갓 세계소각대안연맹(GAIA) 아태 사무국 플라스틱 정책사무관이 사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플뿌리연대

2024년 11월 23일
플뿌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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