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관위,환경부 해결의지 안보여
– 쓰레기 대란 시대, 선거 홍보물 제도에 개선 되어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선거 홍보물은 눈앞에서만 사라졌을뿐 쓰레기 처리는 현재 진행중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발표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의 홍보물로 사용된 종이는 총 1만 3천 820톤에 달한다. 선거벽보 총 64만 부, 선거공보 총 4억5천만 부, 투표용지 등을 산정한 수치다. 후보자의 현수막은 3만 580여장이 사용되었다고 밝혔지만, 선거사무소에 게시된 양까지 포함하면 총 사용량은 더 많다.
녹색연합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거홍보물 쓰레기 처리 대책 중 우선 해결 과제에 대한 시민 설문을 진행했다. 시민 설문조사는 4월1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되었고 233명의 시민이 설문에 참여했다. 설문 결과 시민들은 <종이 사용을 최소화,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42.9%)>가 가장 개선되어야 한다 답했고, 재생종이 사용 의무화(33.9%), 현수막 규격 및 수량 제한(12.9%)이 필요하다 답했다. 시민들 다수는 이미 발생한 쓰레기를 재활용 하는 것( 40.3%) 보다 생산 단계부터 쓰레기 발생을 줄여야 한다(55.9%)고 생각하는 것을 이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와 선관위에 시민 설문 결과를 전달하며 선거 홍보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두 기관은 선거 홍보물 관련 공동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두 곳 모두 한 달이 지나도록 회의 경과나 대책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쓰레기 대란’ 시대에 대량의 쓰레기가 남는 지금의 선거 홍보물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소관부처인 선관위는 전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총선을 열흘 앞두고 환경부가 발표한 선거철 쓰레기 재활용 지침 역시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되지 못한다. 수거한 현수막으로 재활용품을 만드는데 시간과 비용이 들고, 투입된 비용 대비 현수막 재활용품에 대한 수요도 거의 없다.
현재 현수막은 공직선거관리규칙 32조에 따라 일정한 장소,시설에 고정하여 내걸도록 되어있어 특별한 제재 기준이 없다. 불가피하게 현수막을 사용한다면 옥외광고물등 관리법에 의해 해당 지자체가 지정한 거치대만을 이용하도록 최소화하고, 재활용 의무를 후보자에게 부여해야 한다. 그럼에도 선거홍보물 현수막 재활용보다 현수막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야 말로 공공에서 자원을 절약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이다.
또 선거 정보 제공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가지를 선별적으로 병행함으로써 쓰레기 총량을 줄일 수도 있다. 각 지자체가 발송하는 재난 문자나 각종 온라인 교육 시스템을 본다면 후보자의 정보를 선거구별 유권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선거 전 온라인 공보물을 신청한 유권자들에게는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디지털 약자나 종이 공보물을 원하는 시민들에게는 종이 공보물 제공을 통해 충분히 후보자 정보를 고루 제공할 수 있다. 온라인 공보물은 후보자의 홍보물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예산이 부족해 유권자 전체에게 공보물을 제공하지 못하는 불평등한 선거 홍보에 대한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이다.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환경부의 재활용 처리 지침으로는 선거 쓰레기를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 쓰레기가 발생되지 않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공직선거관리규칙을 개정해야 한다. 선관위 역할이 중요하고 책임이 크다. 기후위기시대, 자원을 보다 가치있게 사용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생활에 많은 변화들이 요구된다. 시민들의 생활은 달라지고 있는데 자원순환 정책은 뒤따라오기 바쁘다. 문제가 터져야 수습되는 형국이다. 선거 한 번을 위해 30년된 나무 23만 5천여그루의 나무를 베어내 제작할 만큼 종이 공보물이 꼭 필요한지, 효과적인지 다시 묻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수막이 아닌 다른 홍보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분리배출 안내와 재활용 처리라는 20세기 삶의 방식에 머물렀다면 이제 다른 삶을 상상해야 한다. 환경부와 선관위는 쓰레기 없는 선거를 위해 조속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문의) 녹색연합 정책팀 허승은 (070-7438-8537, plusa213@greenkore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