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 미세플라스틱을 함께 주운 이야기

2020.08.31 | 제주 바다, 폐기물/플라스틱

제주 출발 전 계획을 짜던 중 <플라스틱 없는 제주> 캠페인을 발견했어요. 혹시나 하고 친구들에게 참가하자고 제안했어요. 오랜만에 가는 제주인지라 각자 가고 싶은 곳도 많을 텐데 다들 흔쾌히 동참하기로 해서 무척 고맙고 기뻤답니다. 의기투합해 무더위를 뚫고 함덕의 서우봉 해변으로 갔습니다. 3년 전 태안에서의 비치코밍 이후 너무 오랜만에 바다 쓰레기를 주우러 가니 마음이 괜히 긴장됐습니다.

활동가분들의 설명을 듣고 해변 가장자리에 앉아서 조그마한 플라스틱 조각들을 찾았습니다. 이렇게나 모래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쓸어낸 적이 있었나 싶어요. 수 십분 간 들여다본 모래는 “와! 부드럽다.”며 밟아왔던 모래가 아니었어요. 조그만 스티로폼 알갱이, 자칫 쌀알처럼 보이는 플라스틱 펠렛 (너들이라고도 부르며 페트병을 만드는 원재료), 일회용 빨대, 그물망 조각, 비닐 끈 등이 어찌나 많던지… 너무 금방 채반이 채워져서 놀랐습니다.


몇 년 전 남아공 해안 컨테이너 사고로 인해 수백 톤의 펠렛이 유출돼 제주 바다까지 넘어온 거라고 하더군요. 집에서 뉴스와 기사로 접한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직접 보고 내 손으로 만지는 경험을 하니 뜨거운 게 울컥하고 올라왔습니다. 이게 다 뭔지 어떻게 해야 하나 무서웠어요. 바다와 바다의 품 안에 있는 다른 생명체들에게 미안했고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플라스틱을 넘어 석유 유출, 멸종 위기의 해양동물 등 제주 바다만의 일이 아니라는 거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기후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긴급한 이 시기에 무력감을 느끼기도 해요. 하지만 그냥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행동해야만 하는 것 아닐까요.

제주를 다녀온 후 일상을 지내다 비치코밍을 처음 경험한 친구들의 소감을 들었어요!

해변 쓰레기를 줍고 모래에서 플라스틱 조각을 체로 걸러내면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몸소 체감 할 수 있었어.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경험이 바쁜 일상생활에서 제로웨이스트 필요성을 잊지 않고 계속 실천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주고 있어! (짱예)

모래는 그냥 모래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온갖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서 좀 충격이 었어. 사실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거든. 다른 해수욕장에 가도 모래에 섞인 플라스틱을 걸러내게 되더라고. 플라스틱을 줄이긴 줄여야겠어 (한웅)

제주에서의 짧은 경험이 우리의 일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더욱 뜻깊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캠페인이 제주와 바다를 넘어 강이나 천에서도 지속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해주신 <녹색연합>과 <에코오롯>에 감사와 응원을 드립니다!

글: 최유정/ 사진: 최유정,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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