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비공개 보고서를 열어보니… 신뢰할 수 없는 용산어린이정원 안전성 보고서

2024.06.24 | 군기지

그동안 비공개되었던 용산어린이정원 임시 개방을 위한 안전성 분석 보고서*(이하 LH 보고서)가 결함이 많은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LH  보고서는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부지가 발암위해도 및 비발암 위해도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으므로 토양 안전성이 확보되었다고 결론 지었고, 별도의 정화없이 어린이 정원으로 개방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정부 주장에 근거를 마련해 준 보고서였다. 하지만 검토 결과 여러 문제가 있었다. 토양오염 농도를 평균 95% 상위값을 사용하지 않았고, 발암물질 벤젠을 누락해서 평가하고, 비소의 체내 흡소계수 값을 임의로 적용하고 있었다.  

● 문제점 1 : 토양오염 농도 상위 95% 값이 아니라 평균농도 적용

LH 보고서는 2021년 환경부가 수행한 환경조사 및 위해성 평가보고서의 환경조사 데이터를 활용하였고, ‘국내 토양오염 위해성 평가지침’을 준용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보통 토양오염 노출농도는 평균의 상위 95% 값을 적용한다. 하지만 본 보고서는 평균농도를 적용했다. 이렇게 적용할 경우, 높은 농도로 오염 물질이 검출된 곳이 있어도 낮은 지역의 값에 묻혀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높은 오염 농도의 위험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 문제점 2 : 벤젠과 톨루엔을 ‘임시개방검토구역 평가단위별 토양 노출농도’에서 제외

LH 보고서는 휘발성 발암물질인 벤젠(Benzene)과 비발암물질 톨루엔(Toluen)을 ‘임시개방검토구역 평가단위별 토양 노출농도’에서 제외하고 있다(참고 1). 위해성평가 전문가인 군산대학교 정승우 교수에게 자문한 결과, “만약 농도가 낮아서 제외한 것이라면 비슷한 수치인 크실렌(Xylene) 역시 빠져야 하지만, 휘발성 물질인 벤젠과 톨루엔만 빠진 것이 이상하다.”는 평가를 했다(참고 2).

[참고 1_LH 용역보고서 16p]

[참고자료 2_LH 용역보고서 13p]



● 문제점 3 : 비소의 체내흡수계수값을 국가 표준값 0.95가 아닌 0.6으로 임의 설정해서 사용

발암물질인 비소(As)의 체내흡수계수(ABSGI) 값을 국가 표준값 0.95가 아닌 0.6으로 임의 설정해서 사용하였다(참고 3). 그러나 구리(Cu), 수은(Hg), 니켈(Ni) 등은 토양오염물질 위해성평가 지침 수치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정승우 교수는 왜 비소만 미환경청(USEPA) 기준을 따로 적용했는지 마땅한 근거가 없는 점을 지적하며, 보고서 표현대로 ‘보수적인 비소 측정 기준’을 삼았다면 0.6이 아니라 국내 기준인 0.95로 잡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고 3_LH 용역보고서 28p]

[LH용역보고서 20p]

[참고_국내 토양오염물질 위해성평가 지침 – 체내흡수계수(ABSgi) 기준]

LH 용역보고서에서 구리(Cu), 수은(Hg), 니켈(Ni)은 해당 기준치와 일치하지만, 비소만 원래 기준치인 0.95가 아닌, 0.6으로 임의지정돼 있다. 

● 문제점 4 : 총 위해도 값 누락

마지막으로, 해당 보고서는 대부분의 위해성평가보고서에 들어가 있는 ‘총 위해도’ 값 역시 빠뜨리고 있다. 개별 물질 별 위해도가 아니라 총 위해도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보고서의 결론이 없는 것과 다름없는 셈이기도 하다.

얼마 전 KPI뉴스는 본 LH 보고서가 환경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물질 14개 중 3개 물질의 최고오염농도를 잘못 기재했는데, 그 중 다이옥신 농도는 23.8배 차이가 나면서 데이터에 차이가 나고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워낙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고 변명했지만, 별도의 환경조사도 수행하지 않은 이 보고서에 투입된 비용은 6억3천8백만원이다. 이렇게 부실한 연구용역에 6억 이상의 연구비가 LH 발주로 (주)에코비트, (재)한국환경산업연구원의 연구 조사로 이루어진 것도 의아한 지점이다. 

녹색연합 박상욱 활동가는 “해당 부지는 토양오염우려기준을 수십배까지 초과하고 있는 곳이나, 일부 발암물질을 누락평가하고, 임의로 적용한 계수 등을 적용한 보고서를 통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채, 별도의 정화조치도 없이 어린이정원으로 개방한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 동안 이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가 보고서 자체의 부실함과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정부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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