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미 공군폭격장 완전폐쇄 – 폭격장 환경오염 조사와 원상복구를 촉구한다

2004.04.18 | 군기지

매향리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54년 동안 미군의 전투기 폭격소음과 짙은 화약 냄새에 찌들었던 매향리에 이제 다시 매화향기가 번지게 되었다. 2004년 4월 18일, 국방부는 주한미군 공군 폭격장인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쿠니사격장을 2005년 8월까지 완전 폐쇄할 것을 발표했다. 녹색연합은 1954년부터 ‘한미안보’라는 명목아래 일방적인 고통과 불편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매향리 폭격장 폐쇄 운동’을 평화롭게 펼쳐온 매향리 주민들의 노고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며, 매향리의 다시 찾은 봄을 축하한다.

이번 매향리 미군 폭격장 폐쇄 결정은 2003년 미 해군의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케스섬 폭격장 폐쇄 결정과 더불어 미군의 군사훈련으로 인해 고통당하던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폭격장 폐쇄를 이뤄낸 역사적 사건이다. 생명과 평화를 짓밟는 미군의 폭력적인 군사훈련은 지금 세계 곳곳에서 저항에 부딪히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년 2005년 8월까지 완전폐쇄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우리는 이제 폐쇄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2003년 5월 SOFA 합동위원회는 주한미군에 의한 환경오염이 계속됨에 따라 특별회의를 열어 ‘‘반환지 환경오염 조사,치유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합의서에 따르면 한·미양국은 주한미군의 반환·공여지에 대해 예정일 1년 이전에 공동으로 1) 기초정보 교환 및 실사 2) 환경조사 실시 3) 조사결과 검토 등 3단계에 걸쳐 105일 동안 환경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기지가 반환되는 경우는 미국 측이 확인된 오염에 대해 치유해야 한다.

매향리 사격장은 54년 이후 육상사격장과 바로 앞 농섬에서 주당 평균 60시간씩 비행사격훈련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포탄에 의한 중금속 오염을 비롯하여 심각한 환경오염이 진행된 곳이다.
2000년 녹색연합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집중포화지역인 농섬에서는 납이 최고 845mg/kg이 검출되었고, 크롬은 0.86mg/kg까지 검출되었다. 우리나라 공장용지의 평균 납 농도는 34.884mg/kg으로 농섬은 이보다 24배나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지역이 미 공군 폭격에 의해서 어느 중화학공업 지역보다 더욱 심각한 중금속 오염이 진행되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우리는 미군기지가 철수시 환경오염에 대한 대비책이 없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1992년 미군이 철수한 필리핀의 수빅(SUBIC)만과 클라크(Clark)공군기지의 사례를 통해서 알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미군이 철수한 지역에 거주하면서 생긴 질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으나, 조사와 치유·배상에 관한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미국정부와 미군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한미간의 합의서에는 반환 이후에 나타나는 환경오염이나 그에 대한 피해배상 조항이 명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부터 농섬을 중심으로 한 폭격장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복원절차를 마련해야 하며,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해야 한다.  

현재 주한미군은 매향리 주민들에게 지급하도록 결정 난 소음에 대한 배상금 75% 분담을 거부하였다. 매향리 사격장의 폐쇄는 소음, 진동피해 등에 대한 주민들의 피해를 미국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것에 따른 손해배상금은 부담해야 함이 마땅하다. 국방부는 적극적인 자세로 매향리 미 공군폭격장 폐쇄에 관한 이행계획에 임하고,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리의 권리와 미군의 의무를 제대로 주장하여 앞으로 반환될 미군기지협상에서 좋은 선례가 되도록 해야 한다.

녹색연합  2004년 4월 18일
문의 : 자연생태국 고지선 (02-747-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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