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환경범죄 끝이 없다. 35년 동안 방치된 민통선 내 미군 환경오염

2005.09.01 | 군기지

– 긴급오염실태 조사와 미군의 환경정화를 촉구한다.

  
35년 전 주한미군이 철군한 지역에서 환경오염이 계속 확인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 일대에서 미군이 불법 매립한 군용폐기물로 인해 풀 한포기 자라지 않는 죽은 땅이 되어 버린 현장이 발견되었다. 매년 농사를 짓기 위해 밭을 갈수록 쏟아져 나오는 미군폐기물이 35년 동안 계속되었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일대에서 또다시 미군이 철수하면서 방치한 대규모 오염 현장이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미군폐기물 불법 매립지역보다 오염정도가 더 심각한 실정이다. 과거 미 2사단 예하부대가 대단위 주둔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이 일대에는 지상과 지하에 콘크리트 미군 시설물이 남아 있으며, 산화되어 검붉게 녹이 묻어나는 각종 철골 구조물이 방치되어 있다. 특히 미군이 군용막사 등 군사시설을 만들면서 방습, 방수 등의 용도로 사용한 아스팔트 펠트(일명 루삥)에 의한 오염 문제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신문이 건축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것에 따르면, 아스팔트 펠트는 특수 용지에 석유제품을 덧입혀 만든 제품으로 방치했을 경우 토양과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미군철수지역에 방치되어 있던 건축물 등에서 여름철 고온에 의해 녹은 아스팔트 펠트가 토양에 침수된 뒤 흘러나와 35년 동안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아스팔트 펠트 제조에 첨가되는 것으로 알려진 석면은 발암물질로 미국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제시한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1급 발암물질’ 27종 중 하나로 분류된다. 석면 먼지를 마시게 되면 암에 걸릴 가능이 높은 독성 물질이다. 이처럼 파주시 하포리 일대에는 상당량의 상당한 폐콘크리트 슬러지와 구조물들이 방치되어 있어 석유류 유출, 녹슨 철제 구조물로 인한 오염 뿐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물질로 오염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

현재 방치된 미군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독성 오염물질이 토양을 오염시키고 인근 개울로 스며 나와 24만 파주 시민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인근 임진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임진강은 1천만 서울시민의 젖줄인 한강으로 합수된다.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아온 영농인들은 미군이 남겨둔 환경오염물질들이 비무장지대 서부전선 일대에 널려있다고 증언한다. 주한미군은 이 일대를 포함해 비무장지대 17마일을 수도 서울 방어를 명목으로 직접 관할권을 행사하며 주둔했던 지역이다. 그런데 괌 독트린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한 지역은 한국군 1사단이 업무이양을 받아 관할권을 행사해왔지만 단 한차례도 미군철수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역학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 DMZ 일대 미군기지에 대해 미군의 환경책임을 묻지 않은 채 반환되는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군기지 반환 중, 10대 임무이양에 따라 2004년부터 현재 관리권이 이양중인 캠프 보니파스, 캠프 리버티 벨, JSA에 대한 환경오염조사 및 정화에 대해 명확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남북관계 화해무드를 타고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일대에 대한 생태적가치와 보존의 필요성에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35년 전 미군이 주둔했던 비무장지대 서부지역은 각종 미군폐기물로 신음하고 있다. 그런데 국방부는 당시 미군철수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고 외교통상부는 외교안보연구원에 미군철수자료 일체가 있다고 하고 있으나 확인결과 자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정부는 주한미군 철수 당시 반환된 기지 등으로 인해 발생할 생태적 요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비무장지대 서부전선 일대가 한국군 1사단으로 교체된 이후에도 방치, 환경오염을 가중시켰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군 철수지역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고 미군철수지역인 비무장지대 서부전선 전체에 걸쳐 미군 폐기물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특히 한미간에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가 체결된 만큼 정부가 나서 미군에 대해 오염자부담의 원칙에 따라 정화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현재 확인된 미군철수지역에 대해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실태조사를 실시하라
○ 비무장지대 생태조사 실시에 앞서 1970년경까지 미군주둔지역 전체에 대한 실태조사 및 역학조사를 실시하라
○ 환경오염에 대한 행위자부담원칙에 따라 주한미군에게 환경범죄에 대한 공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라
○ 35년 전 미군주둔지에서 계속 확인되는 환경범죄에 비추어 미군주둔지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현재 진행되는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조사 절차,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미흡한 환경오염절차를 보완해 철저한 조사를 실시하라

2005년 9월 1일

녹색연합,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경기북부지역 미군기지해결 대책위원회(고양여성회, 고양청년회, 공무원노조포천시지부, 대진대학생협의회, 동두천새움터, 동추천시민연대, 민주노동당 파주지역위원회(준), 제종철 주모사업회, 파주녹색환경모임, 바로보는 우리역사 경기북부 대학생 모임, 민주노총북부지구협의회, 민주노총 고양파주지구협의회, 전교조 고양초중등지회, 의정부 노점상엽합, 의정부이주노동자 센터, 의정부 일하는여성회(준), 의정부청년회, 파주스토리사격장 주민대책위원회, 현장사진연구소, 한국항공대학교 총학생회),문화유산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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