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울 들판에 생명의 물이 흘러야 한다.

2006.04.07 | 군기지

올해도 평택 대추리 황새울 들녘에서 농사를 짓겠다는 농민들이 통수식이라는 굵직한 농사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평택지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15일 농민들이 논갈이에 들어갔을 때, 경찰을 투입했던 국방부는 통수식 과정에서 농수로를 차단하기 위하여 경찰과 용역을 또 투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여대의 포크레인과 불도저, 용역 700여 명이 농수로를 파괴하기 위하여 대추리와 도두리로 진입중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재배치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철책을 치고 기지건설을 위한 성토작업을 올해 안 진행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강제집행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시종일관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전할 부지가 확보되지 않아서 주한미군 재배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파주 등 경기북부에 위치한 상당수 미군기지가 이미 비워진 상황이며, 이는 주한미군 재배치가 미군의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들 기지가 반환되지 않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미군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오염 정화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한미군 감축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주한미군의 주둔 병력수는 2004년 5,000여명, 2005년 3,000여명이 감축되어 기존 37,000명 수준에서 8,000여명 줄어든 29,000여명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주한미군이 주장하는 기지 확보 요구가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과 국민합의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한미군 재배치와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고려와 판단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방개혁방안, 그 속에서 주한미군의 역할, 미국의 해외주둔미군 운용 계획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 계획 등이 가시화되고 나서 평택 미군기지 확장 여부를 결정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 논의 피 한포기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알기에 멀쩡한 농지를 놀리라고 강요하는 국가 정책에 대해 반발하는 농민들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민들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또 식량안보를 위해 갯벌을 메워 농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로 새만금간척사업을 강행하는 정부가 비옥한 농지를 강제 수용하여 기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정부의 논리가 얼마나 모순되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실업문제와 사회 양극화문제가 심각한 우리의 현실에서 어민과 농민의 삶터를 몰수하는 작태는 더 이상 반복되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에 환경시민사회단체는 무리한 강제 집행으로 주민들과 경찰의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강제 집행을 하지 않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올해도 황새울 들녘에서 벼는 자라야 하며, 농사를 짓기 위해 꼭 필요한 농업용수도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황새울 들녘에 생명의 물이 흘러야 하며,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공권력 집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2006 년 4 월 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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