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평화의 길을 함께 간다

2015.09.21 | 군기지

우리는 평화의 길을 함께 간다

-제8회 동아시아미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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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평화는 어떠한 의미일까요? 최근, 일본의 안보법안 강행처리 문제를 다룬 언론 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일본의 젊은 층들이 거리로 나와 아베총리의 폭주를 비판하고 있고요. 미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아시아 지역으로 군사력을 집중시키고,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제한을 해제하고 자위대의 활동을 전세계로 넓히려고 합니다. 중국은 이를 견제하려하고, 남북한도 이러한 상황에 연동되어 군사비용을 늘리고 있지요. 이러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 오키나와의 환경/평화 활동가들이 활동 경험을 나누고 공동의 과제를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미군기지와 함께 살아가며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기지건설 및 확장으로 인해 토지를 강제수용당한 사람들, 미군 범죄, 미군기지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등등.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한국의 기지평화네트워크(소속 단체:군산미군기지우리땅되찾기시민모임, 녹색연합,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평택평화센터)와 일본 및 오키나와의 활동가들은 매년 지역(한국, 일본 본토, 오키나와)을 번갈아가며 심포지엄을 개최합니다. 올해 개최된 ‘제8회 동아시아미군기지 문제해결을 위한 심포지엄’은 한국과 일본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의 문제를 올해의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DSC_0013 유경희 녹색연합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미군 재편과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시도하며 이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미군기지 환경오염 문제는 국민의 건강권과 환경주권의 침해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한·일간의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이어 장하나의원(새정치민주연합, 국회환경노동위원회)은 인사말을 통해 미군기지가 한국 내에서 치외법권적인 구역으로 존재하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며 이 심포지엄을 준비한 여러 단체와 평화활동가들의 수고에 감사드린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최근 발생한 탄저균 불법·반입사건을 통해 드러났듯이 미국 주도 하의 한미동맹이 우리의 주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한국의 강정, 일본 오키나와 헤노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되는 군사기지의 건설은 민중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그 언제보다 아시아 평화세력의 연대가 절실한 시점 이라고 하였습니다.

 

DSC_0049 첫번째로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과 한국에서의 MD 전개과정이라는 주제로 발제에 나선 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 박석진 상임활동가는 2011년 오바마 미 대통령의 캔버라 선언으로 본격화 된 미국의 새로운 세계패권유지정책인‘아시아 회귀(Pivot to Asia)’와 MD(미사일방어전략)과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박석진활동가는 2008년 모기지론 사태를 통해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미국은 새로운 세계 전략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입안된 아시아 회귀전략은 정치·경제·외교·군사적인 측면을 망라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군사적인 측면은 이 전략의 성패를 결정짓는 지렛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MD는 아시아 회귀 전략의 주된 목표인 중국을 군사적으로 압박·봉쇄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박석진활동가는 미국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한국을 자신의 MD체계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진행해왔는데 아시아 회귀 전략이 본격화 한 이후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진전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방식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미국의 직접적인 MD 참여 요구이며 최근 사드 도입 논란을 통해 구체화 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한미일 MD의 구축을 통해서인데 이는 결국 미일 MD에 한국이 편입되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소위 ‘한국형 MD’(KAMD의 상호운용성이 미국 MD로 편입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킬 체인의 구축 등에서 분석되는 공격성은 매우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박석진활동가는 이같은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방식과 관계없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군비를 증강시킬 것이며 중국과 러시아 등의 군사연대 강화를 초래하여 동북아에서의 신 냉전 구조를 형성시키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박석진활동가는 이러한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과 MD 구축에 맞서는 한일 민중간의 연대가 그 언제보다 중요하며 미국이 말하는 아시아 최고 동맹국 내에서 미국의 패권전략을 저지할 파열구들을 낼 수 있길 희망한다고 하였습니다.

 

DSC_0065일본측 주 발제를 맡은 미군 X-밴드레이더기지 반대 교토·긴키연락회의 오오완 무네노리선생은 일미 MD 전개과정과 동아시아 평화라는 주제로 X-밴드레이더와 주일미군의 현 상황과 일본 내에서의 투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무네노리선생은 일본 방위백서의 내용을 소개하며 일본은 2004년부터 탄도미사일 방위시스템을 정비하기 시작했으며 2005년에 자위대법을 개정하고 요격미사일의 일미공동개발에 착수했다고 소개했습니다. 2006년부터 주요 MD 무기체계들이 배치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일본의 MD는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렇듯 일본정부가 MD에 적극적이었던 이유와 관련해서 일본은 이미 아시아에 대규모의 자본을 투자해 왔는데(현재 아시아 투자 자본의 60%) 이의 보호를 위해서는 군대의 파견이 필수적이며 MD는 일본 군사력의 확장에 주요한 수단이 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시민들은 일본의 군사력 확장을 위한 안보법제 저지와 미군 기지에 대한 반대 투쟁을 본격화 하고 있으며 2012년 2013년 교토 교단고에 미군이 MD 체계의 주요 구성요소인 X-밴드레이더 설치를 강행할 때 많은 시민들이 조직을 구성해 싸웠으며 그 싸움은 여전히 진행형 이라고 소개하였습니다. 무네노리선생은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하면 정부와 미국의 거짓말을 폭로할 수 있을 것이며 국제연대를 통한 평화의 운동을 더욱 거세게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발제에 이어 총 5개의 특별보고가 이어졌습니다. 녹색연합 신수연활동가는 2000년대 초반 한미간의 협정에 의해 2016년까지 반환되는 미군기지의 오염실태 및 이에 대한 한미 당국의 무책임한 행태와 그 개선책에 대한 보고를 진행하였고, 이토카즈 게이코 일본 참의원 의원은 서면을 통해 일본 안보법제의 문제점을 보고하였습니다. 이어 후텐마기지 폭음소송단의 다카하시 도시오선생은 오키나와에서 전개되고 있는 헤노코기지 반대의 움직임에 대해, 강정마을회 고권일 부회장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과 문제점 그리고 이후 과제에 대해 보고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이미현팀장은 최근 문제가 된 주한미군의 생물무기 반입 및 실험·훈련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보고하였습니다.

아시아의 무기 경쟁,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요즈음, 무기로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작은 목소리들이 큰 울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류를 계속 하기로 약속하는 자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제8회 심포지엄의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낭독하였습니다. 공동선언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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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의 길을 함께 간다

-아시아 평화를 파괴하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과 미사일 방어 전략에 반대한다

미군이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다. 전세계 정치·경제적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군사력을 집중하는 미군 재배치 정책을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은 이를 ‘재균형’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의 군사적 부담의 증대와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또 다른 군사적 결속을 강화시키고 있으며,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냉전구도를 만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issile Defense, MD)’는 적국의 미사일로부터 미국을 방어한다는 개념을 넘어 상대 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아시아 동맹 국가들에 대한 MD 참여 요구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과 함께 구체화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MD 참여는 주변 국가들과의 분명한 군사적 긴장과 갈등, 정치적 대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동아시아의 군비 경쟁을 자극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아시아에 군사력을 집중하면서 한국 일본 등 미국의 동맹국들의 군사적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미국의 군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과 일본에는 거대한 군사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오키나와의 방어가 아니라 침투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해병대 기지가 지금 오키나와의 헤노코에 건설되고 있으며, 한국의 대북 방어와는 무관한 최남단 제주도에는 해군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미국의 MD 정책에 따라 일본 교토 교당고에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X밴드 레이더 기지가 건설되고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국방비 지출을 크게 증액하며 미국의 군사무기 수입을 크게 늘려가고 있으며, 주둔 미군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하고 있다. 부족한 국내의 복지에는 등을 돌린채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을 지원하는데 대규모의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정책이 아시아의 평화를 파괴한다고 경고한다. 더 이상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의 민중들이 희생되는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군비 경쟁과 군사적 대결은 불행한 미래만을 가져올 뿐이며, 오로지 평화는 화해와 우호와 연대로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군사적 힘으로 평화를 지키려 한다면, 사람과 환경과 모든 생명을 죽이는 죽음의 경쟁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군사기지로 고통 받는 동아시아의 시민들과 계속해서 연대해 나갈 것이며, 폭력적 군사동맹에 대항하는 평화의 연대를 계속 만들어 갈 것이다.

2015년 9월 4일

제8회 동아시아 미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참가자 일동

문의) 평화생태팀 신수연 070-7438-8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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