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군 소음 문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15.09.22 | 군기지

군 소음 문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군 소음 피해 배상금으로 지급하는 특별 간식 ‘하사’는 생색내기용 쇼

군 소음

 

오늘자(9월 22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을 맞아 국군 장병들에게 전달하겠다는 특별간식 비용이 애초 ‘군 소음 피해 배상금’으로 책정된 예산임이 확인됐다. 대통령이 특별 간식을 하사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면, 청와대에서 돈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아직 회계연도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정 군 예산을 전용하면서까지 대통령의 생색내기용 쇼를 연출하는 정부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

사실 정부가 정작 주목해야할 것은 군 소음 문제이다. 군 소음 피해 배상금이 해마다 사용되지 않고 남는 이유는 무엇인가? 군 소음 관련 법안은 2008년부터 제정이 추진됐지만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입법이 미루어지다가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도 관련 법안은 국회에 장기간 계류 중에 있다. 민간공항의 경우 ‘공항소음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이 있어 소음 정도에 따라 지역을 구분하고 이주대책, 방음 시설 설치 등의 대처 방안이 있다. 하지만 군용 비행장·사격장의 경우는 관련 법률이 없어 피해 주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는 상황이다. 2014년 5월말 기준 자료에 따르면 진행 중인 소송 건수는 180건, 원고 수는 무려 57만 여명에 이른다.

짧은 시간 내에 출격하고 여러 대가 줄지어 다니는 편대 비행을 하는 등 그 특성상 군용 항공기는 민간 항공기에 비해 주민들에게 더 심각한 소음 피해를 입힌다. 그럼에도 현재처럼 국가배상방식으로 군 소음문제를 처리하다보니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고, 여러 부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 때문에 주민들은 매 3년마다 동일한 소송을 제기하고 배상을 받는 식이다. 군 소음으로 인한 소송에서 국가가 승소한 적은 없다. 답이 정해진 소송이 연례행사가 되고 배상 판결 지연 등으로 인해 소송 및 행정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2013년까지 소음피해배상금으로 지급된 비용 중 법정이자는 1050억, 배상금의 24%에 해당) 예산 집행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없어 이번 ‘특별간식’ 사례처럼 불용, 전용 처리되는 것도 문제이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군용 비행장·사격장의 피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자체와 지방 의회,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인당 월 3-4만원을 지급하는 식의 손해배상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군 소음 관련 입법과 더불어 소음 저감 및 주민 건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국가안보 행위로 인한 피해 역시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2015년 9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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